10월 시안 이어 12울 우한·1월 정저우 공연
지방도시부터 허용…한한령 해제 시그널?
'美국적' 가수..한한령 해제 이르단 목소리도
한국 대중음악 공연이 중국에서 재개됐다. '사드 사태' 이후 8년 만이다. 중국 당국이 '한한령'를 푸는 수순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외교 소식통 등에 따르면, 한국 인디 가수 검정치마는 지난 10월 18일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에서 ‘틴 트러블스 인 차이나’ 콘서트를 열었다.
오는 30일에는 중국 중부 후베이성 우한에서, 내년 1월 1일에는 허난성 정저우에서 같은 공연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사실 중국은 주한미군의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해 지난 2016년께부터 비공식적으로 한국 음악·드라마·영화 등을 제한하는 이른바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을 적용해왔다.
이후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활동하는 가수들의 중국 공연은 허가되지 않았다. 앞서 7월엔 인디밴드 세이수미의 중국 베이징 공연이 예정됐다가 공연 3주를 앞두고 돌연 취소되기도 했었다.
특히 중국이 최근 한국을 무비자 입국 허용 대상에 포함하는 등 한·중 관계 개선 움직임이 나타나는 가운데 이번에 한국 대중음악 공연이 이뤄지면서 '한한령' 해제의 시그널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중국에서는 지방정부가 홍콩·마카오·대만을 비롯해 해외 뮤지션의 지역내 공연을 승인할 권한을 갖는다. 초기엔 일부 지방도시를 중심으로 한국 가수 공연을 허용하다가 차츰 수도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으로 확대될 수도 있단 얘기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지난달 21~23일 상하이 방문을 계기로 열린 한중 문화·관광장관 회담에서 "앞으로 대중문화 분야에서 한중 합작 등을 통해 양국이 힘을 모은다면 세계 시장도 겨냥할 수 있다"며 "중국 내 한국 영화 상영이나 공연 등이 활발해진다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선 내년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하면 ‘한한령 해제’를 선물로 내놓지 않겠냐는 기대감도 내놓고 있다.
다만 검정치마의 국적이 미국이라는 점에서 중국이 한국 대문문화를 개방했다고 보긴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중국 문화당국은 한국을 제외한 미국, 유럽 쪽 가수들의 공연은 이전에도 허용했었다.
아주경제=베이징=배인선 특파원 baein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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