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스포츠계에 영향력…日정부에 "전쟁 잘못 인정해야" 제언도
일본 요미우리신문그룹 와타나베 쓰네오 대표이사 겸 주필 |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와타나베 쓰네오 일본 요미우리신문그룹 본사 대표이사 주필이 19일 오전 2시께 도쿄도 병원에서 폐렴으로 별세했다고 이 신문이 전했다. 향년 98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와타나베 대표는 지난달 말까지 정기적으로 출근해 임원 회의 등에 참석했으나, 이달 들어 몸 상태가 나빠져 병원에서 치료받아 왔다.
고인은 도쿄대를 졸업하고 1950년 요미우리신문사에 입사해 워싱턴 지국장, 편집국 총무 겸 정치부장, 전무이사 주필 겸 논설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지주회사가 만들어지면서 그룹 본사 대표이사 사장, 회장을 지냈다.
그가 사장으로 재임하던 시기인 1994년 요미우리신문 발행 부수는 처음으로 1천만 부를 돌파했고, 2001년 1월에는 1천31만 부라는 최고 부수 기록을 달성했다.
와타나베 대표는 보수 성향 최대 일간지인 요미우리신문 논조를 중용이라는 현실적 관점에서 자유주의적 보수 노선으로 확립했다고 이 신문은 평가했다.
아울러 1994년에는 '헌법 개정 시안'을 발표해 그동안 금기시됐던 헌법 관련 논의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고, 1999년부터 4년간 일본신문협회장으로 활동하며 활자 매체 진흥을 도모했다고 덧붙였다.
고인은 일본 정계와 스포츠계에도 강한 영향력을 미쳐 '전후(戰後)의 괴물', '마지막 괴물'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는 나카소네 야스히로, 아베 신조, 기시다 후미오 등 총리를 지낸 정치인들과 두루 친분을 쌓았다.
또 1996년부터 약 8년 동안 일본 프로야구 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 구단주로 활동했고, 일본 국기(國技)로 불리는 스모에서 가장 높은 등급인 요코즈나를 심의하는 위원회의 위원장도 지냈다.
고인은 일본 정치인이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찾아가 공식 참배하는 것을 비판해 왔다.
그는 2006년 아사히신문 지한파 논객인 와카미야 요시부미 논설주간과 대담에서 "군국주의를 부채질하고 예찬하는 전시품을 늘어놓은 박물관을 야스쿠니신사가 경영하고 있다"며 "그런 곳에 총리가 참배하는 것은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주간지 '슈칸분슌' 온라인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해 1월 발간된 책에서도 A급 전범이 분사되지 않는다면 정치권력자는 공식적으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를 향해서는 전쟁의 잘못을 인정하고 역사 인식에 대한 도덕적 기준을 의무교육 교과서에 기술해 국제 정치적으로 이 문제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시다 전 총리는 와타나베 대표 별세와 관련해 "총리 재임 중에 조언과 따뜻한 격려를 받았다"며 "한 시대가 끝났다는 느낌"이라고 교도통신에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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