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 윤석열 대통령은 2024년 마지막 달에 '기습적'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시상식을 보며 올 한 해를 마무리하려던 국민들의 일상은 파괴됐다.
한강의 노벨상으로 문화 선진국이 됐다고 뿌듯해했는데 비상계엄령이 내려졌다. 군대가 의회에 진입해 시민들과 대치하는 장면이 전세계에 생중계됐다. 제3세계 후진국에서 벌어질 일이 대한민국 서울에서 일어났다.
국격의 추락. 금융시장의 폭락.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역시 옳았다는 외인들의 비아냥. 국장은 국장(國葬)이 됐다고 개미들이 아우성치던 올해다. 저성장 공포, 한국 경제의 자랑인 삼성이 주춤하는 모습에 모두 마음 졸이던 한해였다. 갑작스러운 의대증원으로 응급실 뺑뺑이는 일상이 됐다. 이 와중에 비상계엄이라니.
시민들은 국회 앞으로 모였다. 이번에는 2030세대가 맨 앞줄이다. 마음을 담은 응원봉 불빛이 촛불을 대신했다. 계엄 11일만에 국회는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204명 찬성으로 가결했다.
한강 작가는 자신의 노벨문학상 시상식을 기념하는 강연에서 '죽은 자가 산 자를 살릴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1980년 5월 광주가 2024년 서울 계엄령에서 시민을 구했다는 역사적 통찰이다.
올해는 기상관측 사상 가장 더운 여름이었다. 내년에도 폭염은 막을 수 없을 것이라 한다. 그러나 시청앞 역주행 사고에서 교훈을 얻었다면 인재(人災)로 목숨을 잃는 일은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뉴스1이 선정한 올해의 국내 10대 뉴스
尹 대통령 '탄핵' 가결…'기습적' 6시간 계엄, 전 국민적 저항 직면
윤석열 대통령이 12월 3일 밤 기습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한 뒤 12월 4일 오전 4시 28분 윤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계엄을 해제했지만 대한민국을 충격과 혼란에 빠뜨리게 했다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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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반환점을 갓 넘긴 현직 윤석열 대통령이 12월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기습적'이라는 표현처럼 국민들은 그 습격의 피해자가 되어 놀라고 분노했다.
윤 대통령은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입법·탄핵 폭주로 국정이 마비됐다며 명백한 반국가 행위를 척결하겠다고 했다. 이후 한 시간여 만에 무장한 계엄군이 국회로 진입, 본청 점거를 시도했지만 시민들의 저항과 국회의원들의 계엄해제 의결로 저지했다.
비상계엄은 선포 후 불과 2시간 30분 만인 4일 새벽 1시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로 실패로 돌아갔다.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 18명도 표결에 참석해 모두 찬성 표를 던졌다.
이후 윤 대통령이 당일 새벽 4시 28분 공식적으로 계엄 해제를 선포하기까지 총 6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총선 여당 참패…巨野 입법·탄핵 힘자랑, 尹 거부권 되풀이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108석을 확보해 개헌 저지선을 겨우 지켰을 뿐, 192석을 얻은 거대 야권의 벽에 막혀 험난한 여정을 시작하게 됐다. 사진은 당선 인사를 하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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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야당과 지속적인 갈등은 지난 4월 10일 22대 총선 이후 더욱 증폭됐다. 국민의힘은 108석을 확보하는 데 그치며 헌정사상 가장 작은 여당이 됐다. 최후의 보루인 개헌 저지선(100석)을 겨우 지킨 게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대참패의 대가는 컸다. 192석을 확보한 범야권은 김건희·해병대원 특검법과 노란봉투법, 방송3법 등 쟁점 법안을 야당 단독으로 처리했다. 여당은 필리버스터로 맞섰지만 중과부적이었다.
여당은 대통령에게 공을 넘겼다. 윤석열 대통령은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법안들이 도착할 때마다 거부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은 재임 기간 거부권을 총 25회 행사했는데, 그중 11회는 22대 국회 기간인 올해 7월부터 11월까지 5개월 동안 이뤄졌다.
이재명 체제로 똘똘 뭉친 야당의 공세와 거부권에 익숙해진 대통령. 여의도와 용산 사이에는 갈등과 대립의 언어만 난무했다. 대화와 협상은 멈췄고 여야는 끝없이 분열했다. 정치는 실종됐다. 파국은 필연이었다.
10개월째 이어진 의대 증원 갈등…비상계엄으로 의료개혁 '악화일로'
정부는 지난 2월 6일 앞으로 5년간 매년 2000명씩 의대 정원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의료계는 강력히 반발하며 백지화를 요구한 가운데, 尹대통령의 '비상계엄' 에 탄핵 정국이 이어지며 동력이 소멸되고 있는 상황이다. 증원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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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째 동결된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를 두고 연초부터 정부와 의료계가 충돌했다. 지난 2월6일 정부는 필수의료, 지역의료 붕괴를 막아야 한다며 내년도 의대 신입생부터 매년 2000명을 증원해 한 해 5058명을 뽑겠다며 '의대증원'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렇게 5년간 총 1만명의 의사를 늘리겠다는게 정부 계획이었다.
의료계는 즉각 반발했다. 의사 증원의 근거가 부족하고, 현재의 의대 교육 여건으로는 매년 2000명을 더 늘려 의사를 키워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1만명이 훌쩍 넘는 전공의들이 2월 19일 사직서를 제출한 후 수련 중이던 병원을 떠났고, 의대생들은 휴학계를 제출하며 항의했다. 이들은 현재까지도 의대 증원 계획과 필수의료 패키지 철회 등 '7대 요구안'을 주장하며 복귀를 거부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는 '빅5' 병원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의대 교수들도 휴진을 결의했고, 같은 시기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집단 휴진, 거리 집회 등 집단행동을 이어나갔다.
의정 갈등 초기엔 의사들의 반발이 '밥그릇 지키기'로 비쳐지면서 여론은 정부에 유리한 것처럼 보였다. 정부는 대통령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꾸려 의료계의 참여를 유도하는 한편, 의료사고 안전망 강화 대책, 종별 가산 개편 등을 발표하며 전공의 복귀를 촉구했다. 지난달에는 여야의정협의체가 꾸려졌으나 정부와 의료계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두고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20일 만에 협의체는 와해 수순에 이르렀다.
10개월 넘게 이어지는 의정 갈등의 폐해는 환자들의 몫이었다. 전공의 이탈로 병원마다 의사 부족을 이유로 진료와 수술 지연 및 연기로 환자들의 불편이 잇따랐다. 치료해 줄 의사 또는 병원을 찾아 헤매는 '응급실 뺑뺑이'가 더 빈번해지면서 국민의 공분을 샀다. 정부가 더 촘촘하고 세밀한 비상진료 체계로 대응한다고는 하지만 전공의 부재로 발생한 의료공백을 메꾸기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는 의정 갈등에 새로운 전환점이 되고 있다. 특히 계엄사령부 제1호 포고령에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의료인은 48시 내에 본업에 복귀하고, 위반시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의사들의 반발이 최고조에 달했다.
포고령 발표 후 의협 비대위,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의대증원을 비롯한 의료개혁의 원점 재검토에 더 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를 계기로 의료개혁을 논의중인 대통령 직속 의개특위에 참여 중이던 유일한 의사 단체인 대한병원협회 마저 불참을 선언하면서 의료개혁의 동력 또한 상실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강, 쾌거…한국도 노벨문학상 배출국 됐다
한강 작가가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지난 10일(현지시각)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 2024 노벨상 시상식에서 한강이 스웨덴 칼 16세 구스타프 국왕으로부터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뒤 인사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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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54)가 한국인 최초, 아시아 여성 작가 중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월 10일(이하 현지시각) 한 작가를 수상자로 선정하며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해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하는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말했다.
한 작가는 12월 '노벨 주간'(6~12일)을 맞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진행된 시상식과 연회, 기자간담회, 강연 등 여러 행사에 참석하며 소회를 밝혔다.
한 작가는 "우리 서로를 연결해 주는 언어, 이 언어를 다루는 '문학'은 필연적으로 일종의 체온을 품게 된다"며 "문학을 읽고 쓰는 작업은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작품 세계 전반을 돌아보면서는 "지금까지 나의 모든 질문은 결국 사랑을 향하고 있었다"고, 노벨문학상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는 "'문학'에 주는 상을 (내가) 이번에 받았구나 생각했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한 작가는 12월 10일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 노벨상 시상식에서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으로부터 노벨상 메달과 증서(diploma)를 받았다.
그는 향후 계획에 대해 "지금까지 쓴 책들을 뒤로하고 앞으로 더 나아갈 것"이라며 "완성의 시점을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느린 속도로나마 계속해서 쓸 것"이라고 말했다.
일상이 된 기후변화…최악 폭염 전국이 들끓었다
6~8월 평균 열대야 일수 20.2일, 평균 최고 기온 30.4도로 한반도는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더운 여름을 보냈다. 폭염이 새로운 위기로 떠올라 국민들의 일상 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열대야가 이어지는 8월 여름밤 서울 청계천을 찾은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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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은 한반도 기상 관측 사상 현재까지는 가장 더웠던 여름이다. 최악의 폭염이 발생했던 1994년과 2018년의 각종 수치가 올해 줄줄이 경신됐다. 특히 전국 평균기온과 열대야 일수 등 핵심 지표가 역대 1위 기록을 세웠다.
기상청이 발표한 '2024년 여름철(6∼8월) 기후특성'에 따르면 올여름은 전국 평균기온(25.6도), 평균 최저기온(21.7도), 열대야 일수(20.2일) 등에서 1973년 이후 역대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평균 최고기온은 30.4도로 1994년 여름(30.7도)에 이어 2위였다.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역대급 폭염과 열대야로 이어졌다. 올여름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는 20.2일로 평년(6.5일)의 3.1배에 달했다. 열대야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현상이다. 이전까지는 1994년과 2018년의 열대야 일수(16.5일)가 최고 기록이었지만 올해가 이보다 3.7일 더 많았다. 서울은 39일간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다.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 일수는 24.0일로 역대 3위였다. 하지만 평년의 10.6일과 비교하면 2.3배나 된다. 경남 밀양시(49일), 전남 완도군(35일), 강원 강릉시(31일) 등 기상관측지점 66곳 중 10곳에서 폭염 일수 역대 1위 기록을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을 덮으면서 '두꺼운 이불' 역할을 해서 밤에는 열대야를, 낮에는 폭염을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엘니뇨와 기후변화 등이 영향을 끼쳤으며 이런 상황은 더 자주, 더 길게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시청역 역주행 참사…고령운전·페달 오조작 경고등
서울 한복판에서 무고한 시민 9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치는 사고가 났다. 시청역 참사를 부른 사고는 고령 운전자에 대한 대책과 오조작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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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에서 시민 9명이 숨지고 5명이 상해를 입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이른바 '시청역 역주행 참사'다.
지난 7월 1일 오후 9시 27분쯤 서울 시청역 인근 호텔에서 일방통행 도로를 역주행하던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해 14명의 사상자를 냈다.
가해 차량 운전자는 차 모 씨(68·남)는 '급발진'을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참사 원인을 운전 미숙으로 결론을 내렸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에 따르면 차 씨는 사고 당시 가속페달을 최대 99%까지 밟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 차 씨가 신었던 신발 바닥에서 확인된 자국이 가속페달과 일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차 씨는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등 혐의로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차 씨는 지난 10월 첫 재판에서도 "가속페달을 밟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시청역 역주행 참사를 계기로 고령 운전자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실제 최근 3년 새 65세 이상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3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0년 3만 1072건이던 고령 운전자 사고는 지난해 3만 9614건으로 27.5% 증가했다.
현재 경찰청은 신체 인지 능력의 현저한 저하로 사고 위험이 높은 고위험 운전자를 대상으로 조건부 운전면허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다.
저성장 공포, 긴축 종료…한은 기준금리 연속 인하
한국 경제가 2년 연속 1%대 저상장을 할 거란 전망에 한국은행이 15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연속 내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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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1%대 성장을 이어갈 거란 암울한 전망에 한국은행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10·11월 기준금리를 연속 인하했다.
역사상 기준금리가 연달아 인하된 적은 2001년 7~9월(3회 연속, 5%→4%), 2008년 10월~2009년 2월(5회 연속, 5.25%→2%) 등 단 2차례뿐이었다.
한은이 금리 인하 시점을 놓쳤다는 '실기론'이 연일 제기될 정도로 힘든 내수 상황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 등에 따른 내년 경기 불확실성을 고려해 보험성 인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로선 내년 1월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경제 심리가 추락하면서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명분은 강해졌지만, 동시에 환율이 1430원대로 30원가량 급등하면서 금융 안정 측면에서는 환율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는 금리 인하에 신중할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國葬' 된 國場, 무색해진 증시 밸류업…떠나는 투자자들
주식투자자들에게 올 한해는 최악으로 기록될 것이다. 주요국 증시가 대부분 상승했지만 코스피만 나홀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개인투자자들은 한국 증시를 떠나 수익 률이 높은 미국으로 일본으로 , '피난 투자'에 나서며 씁쓸한 해를 보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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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자들 사이에 '국장 탈출은 지능 순'이라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올 정도로 올 한해 '국장'(한국증시) 기피 현상이 두드러졌다. 정부가 자본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나섰지만 역부족인 분위기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11월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3조 3887억 원을 팔았지만, 미국 주식은 94억 9879만 달러(약 13조 3401억 원) 사들였다.
투자자들의 '변심'은 수익률 영향이 크다. 연초 이후 11개월 동안 코스닥 지수는 21.74% 하락해 주요국 중 '꼴찌' 수준이다. 코스피 하락률도 7.51%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면 미국 S&P500은 27.12%, 나스닥지수는 29.2% 올랐다. 다우산업지수도 19.55% 상승했다.
투자자의 국장 외면은 한국 경제 성장엔 걸림돌이다. 증시는 단순히 주식을 파고 사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해 성장하게 만드는 동력이며, 국민들의 자산 증식 수단이다.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설상가상으로 연말 비상계엄 사태라는 정치적 리스크까지 불거지며 현 정부의 밸류업 정책이 풍전등화의 위기다. 전문가들은 증시 선진화 방안은 여야를 넘어서 국가적 과제로 일관성있게 추진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위기의 삼성·질주하는 하이닉스…격동의 韓반도체
SK하이닉스가 올해 HBM(고대역폭메모리)을 앞세워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반도체 부문)를 추월, 반도체 생태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분야의 근원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 11월 경기 용인시 기흥캠퍼스에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을 위한 설비 반입식을 가졌다. 2030년까지 총 20조 원을 투자해 미래 반도체 기술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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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K반도체 판도가 달라졌다. 'HBM(고대역폭메모리) 선두' SK하이닉스가 실적 고공행진을 벌이면서다. 메모리 왕좌를 지키던 삼성전자는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을 내며 SK하이닉스에 자리를 내주게 됐다.
SK하이닉스의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5조 3845억 원이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조 2200억 원으로 3조 원 이상 적다.
4분기도 비슷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8조 원 안팎이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4조~5조 원대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1위가 확실시된다.
SK하이닉스는 질주는 AI(인공지능) 붐을 탄 HBM 덕분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고성능 제품이다. 미국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AI 반도체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HBM 주도권 확보에 실패하며 실적 경쟁에서 뒤처졌다. 최신 5세대 HBM이 최대 고객인 엔비디아의 퀄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게 뼈아팠다. 삼성전자는 최근 메모리 리더십을 되찾기 위해 HBM 경쟁력 확보에 방점을 둔 인사와 조직 개편 등 쇄신으로 재도약을 벼르고 있다.
'세기의 이혼' 최태원-노소영…SK 지배구조까지 파장
세기의 결혼이 세기의 이혼이 됐다. 지난 5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2심 재판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 분할로 1조 3808억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에서 이대로 확정될 경우 최 회장이 이 금액을 마련하려면 SK 관계사의 지분 조정 등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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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결혼'이 '세기의 이혼'이 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2심이 '역대 최대 규모의 재산 분할'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5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 원, 재산 분할로 1조 3808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1심이 2022년 12월 인정한 위자료 1억 원과 재산분할 665억 원에서 20배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이혼소송에 따른 재산 분할로는 역대 최고액이다.
2심은 SK㈜ 보유 주식도 재산 분할 대상으로 보면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지급해야 할 금액을 대폭 늘렸다. 앞서 이를 인정하지 않은 1심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최 회장이 천문학적 금액을 지급해야 할 수도 있는 만큼 이를 마련하려면 지분 조정 등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왔다. 지분을 매각하면 그룹 지배구조도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다만 법원이 재산 분할은 지분 대신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한 점, 노 관장이 경영권에 관심이 없다는 점 등 때문에 이런 우려는 벗어났다.
최 회장의 상고로 공은 대법원으로 넘어갔다. 법조계에서는 조 단위 재산 분할 금액, 노태우 비자금 유입 실체 여부, 판결문 경정 논란 등을 핵심 쟁점으로 꼽는다.
syd00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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