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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역만리서 죽어간 북한군’…김정은, 왜 러시아 파병했나 [디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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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6월 양자회담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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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한 군인들의 사상 보도가 연일 잇따르고 있다. 미국 당국자는 17일(현지시간) 처음으로 북한군 사상자가 수백명에 달한다고 확인했다. 러시아군이 전사한 북한군의 신원을 감추기 위해 얼굴을 소각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러시아 측은 맹렬한 전투가 벌어지는 최전선에 북한 군인들을 내세워 고강도 공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투 경험이 없는 북한 군인들이 이역만리에서 인명 살상용 드론과 집속탄 등 ‘낯선’ 무기를 맞닥뜨리고 속수무책으로 목숨을 잃거나 크게 다치는 모습이 영상과 사진 등으로 잇달아 공개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국 군인들의 목숨을 대가로 얻는 것과 잃는 것은 무엇일까.

Q1. 러시아로 파병된 북한군 얼마나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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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 무인기(드론)에 의해 공격당하는 북한군 모습이라며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올린 영상. [젤렌스키 대통령 엑스 게시물 갈무리]



지난 10월 미 백악관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공식 확인했다. 현재 러시아 크루스크에 파병된 북한군의 규모는 1만2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실제 전투에 투입되는 인원은 아직 불투명하다.

우크라이나전을 추적하는 미국의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북한군이 보병 소모전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고 있다.

Q2. 현재까지 사상자는 규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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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아시아인이 러시아어로 대화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젤렌스키 텔레그램]



북한군 사상자는 이미 200명 이상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미군 당국자는 북한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과 전투하다가 사상자가 수백명을 냈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익명의 이 당국자는 북한군 사상자의 계급에 대한 질문에 대해 하급 군인부터 가장 높은 계급에 아주 가까운 군인까지라고 답변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군 발표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쿠르스크주(州)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투의 최전선에 전날까지 사흘 연속으로 북한군 부대를 집중적으로 투입했다.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은 14∼16일 사흘간 북한 장병 50명을 사망케 하고 47명에게 부상을 입혔다고 밝혔다.

Q3.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왜 파병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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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지난 6월 19일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위해 러시아산 리무진 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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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에 북한 병력을 제공함으로써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로부터 수십억 달러 상당의 식량, 석유, 현금 및 첨단 무기 시스템을 지원받고 있다.

이는 북한 정권이 국제 제재를 견디고 재래식 군대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가들은 평가한다.

Q4. 북한, 러시아에 무기수출해 얼마 벌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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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12 특수작전여단 ‘아조프’ 소속 군인이 무인항공시스템 드론을 조사하고 있다. [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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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러시아와의 활발한 무기 거래를 통해 군수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김정은은 최근 몇 달 동안 무기 공장을 방문하며 생산량을 늘리고 공격용 드론을 대량으로 생산할 것을 촉구했다.

미 싱크탱크 연구원들에 따르면 북한은 우크라이나에 대항하기 위해 러시아에 공급한 북한제 탄도미사일 ‘KN-23’을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해 미사일 제조 공장을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지난해 8월부터 러시아에 보낸 컨테이너는 약 2만개로 추정된다. 이 컨테이너에는 포탄, 탄도미사일, 다발 발사 로켓 시스템, 장거리 곡사포 등 무기가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올레나 구세이노바 한국외대 연구원은 지난 10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러시아와의 무기 거래로 최소 17억달러(약 2조4451억원)에서 최대 55억달러(약 7조9100억원)를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의 공식 수출액이 지난해만 3억3000만달러(약 4737억810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러시아와의 거래로 전체 수출액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BBC가 비영리단체인 오픈소스센터와 지난달 발표한 위성 이미지 분석에 따르면, 북한의 유조선들은 유럽연합이 허용한 기준을 훨씬 초과하는 양의 석유를 러시아에서 반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Q5. 러시아 파병으로 북한이 얻는 이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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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북한군 시신이라며 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사진.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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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러시아에 자국 군인 파병으로 연간 최대 5억7200만달러(약 8220억원)의 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보수적으로 추정해봐도 김정은이 러시아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5000명에서 2만명의 인력을 투입한다면 연간 1억4300만달러(약 2056억원)에서 5억7200만달러의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북한 군대는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현대전을 혁신적으로 바꾼 드론(무인기) 등 실전 전쟁 경험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NYT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북한에게 ‘KN-23’과 ‘KN-24’ 신형 탄도미사일을 서방의 방공 시스템을 상대로 실제 전투에서 시험해볼 첫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 기술자들은 군대를 따라다니며 미사일의 결함을 확인하고 데이터를 수집해 본국에 보고하고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NYT는 또 “김정은이 핵미사일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러시아의 도움을 얻어 태평양 전역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게 될 가능성에 대해 한국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세호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은 “러시아가 민감한 핵 및 미사일 기술과 부품 등을 북한에 제공할 단계에 이르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얻는 수익과 무기, 기술은 북한이 유엔 제재로부터 완충 효과를 얻게 해주며 김정은의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Q6. 북한은 어떤 대가를 치르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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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모습이라며 공개한 영상.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사한 북한군의 얼굴을 소각한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텔레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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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북한군 사상자가 갈수록 커진다는 데 있다. 북한군의 경험 및 준비 부족으로 인해 전쟁에 ‘졸속’ 참전해 떼죽음에 이르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군과의 교전에서 발생한 북한군 사상자가 수백명에 달한다고 미국이 확인했다.

북한군이 대규모 피해를 입게 된 주요 원인은 우크라이나군의 핵심 지상전 공격 수단인 드론에 의해서다. 쿠르스크에 배치돼 있는 우크라이나군 제8특수작전연대는 이날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드론 공격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을 보면 파병된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드론과 마주치자 속수무책으로 도망가거나 나무 뒤로 숨고 있다.

NYT는 군 전문가들을 인용해 “바다·강을 건너거나 한반도 구릉지대를 가로지르는 침투 훈련을 주로 받아 왔을 북한군이 포나 드론을 활용하는 평지 참호전에 얼마나 잘 대비했는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또 북한이 러시아에 너무 많은 무기를 보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취약해졌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원 두진호 박사는 NYT에 “북한은 원하더라도 지금 당장 한국에서 전쟁을 치를 수 없다”며 “그게 지금 김정은의 가장 큰 취약점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이 지속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북한이 대부분 무역을 중국과 하고 있는 만큼, 러시아와 북한 간에는 무기를 제외하고는 주고받을 게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가 북한의 국제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 미만에 불과하다. 반면 중국은 90% 이상을 차지한다.

Q7. 트럼프는 우크라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을까
헤럴드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16일(현지시간)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답변하고 있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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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유세기간 대통령이 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24시간 내 끝내겠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16일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끔찍한 대학살”이라며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협상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너무 많은 사람이 죽고 있다”고 한 뒤 푸틴 대통령에게도 “협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같은 발언이 나온 이튿날 트럼프팀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 협상 특사를 내달 초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방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키스 켈로그(80)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 지명자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내년 1월20일) 전인 내년 1월 초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이탈리아 로마, 프랑스 파리 등 유럽 국가를 방문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이번에 방문하지 않는다.

켈로그 특사 지명자의 이번 방문은 실질 협상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전쟁을 둘러싼 사실관계 조사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트럼프의 종전 의지에도 3년을 끌어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조만간 끝날지는 미지수다.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당선인과 직접 소통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한 중재자는 필요 없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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