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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순혈주의' 흑막에 싸인 정보사…계엄 선봉장으로 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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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리아가 다는 아니다
처음에는 12.3사태와 무관한 듯했지만 방첩사 능가…암살조 의혹까지 충격
역대 사령관 모두 '정보' 병과에 대부분 육사 출신…비밀주의‧조직 이기주의 토양
방첩사는 他 병과‧외부 '낙하산' 사령관이 통제…내부 승진은 1번 뿐
정보사는 전‧현직 커넥션 정황도 드러나…HID 모집해 김용현 '사병'처럼 이용돼
노컷뉴스

문상호 정보사령관. 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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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사령부가 12.3 내란 사태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충암파' 여인형이 장악한 방첩사령부 이상으로 사건에 깊숙이 개입한 것이다.

대북 첩보‧공작이 주 임무인 정보사는 처음에는 이번 사태와 무관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야당의 계속된 의혹제기에 문상호 정보사령관은 결국 지난 10일 국회에서 개입 사실을 일부 실토했다.

그가 밝힌 내용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 전 과천 정부청사 인근에 대기하라고 지시한 것 △김 전 장관 지시로 선거관리위원회에 요원 10명을 출동시킨 것 △모종의 임무 수행을 위해 특수요원(HID) 5명 등 30여명을 대기시킨 것 등이다.

정보사는 문 사령관의 자백 외에도 주요 인사 암살조 가동 및 북한군을 가장한 사회 교란 공작 같은 충격적인 의혹도 받고 있다.

이는 내란 사태의 또 다른 축인 방첩사나 특전사 등이 나름대로 소극적으로 처신한 것과 대비된다. 이들 부대마저 헌법과 국민을 무시하고 윤석열 친위 쿠데타에 맹종했다면 결과는 참담했을 것이다.

군 안팎에선 정보사가 12.3 사태의 선봉장처럼 움직인 배경으로 '순혈주의'를 지적한다.

정보사는 1990년 각군 첩보부대를 통합해 국방부 직할부대로 창설된 이후, '정보' 병과가 아닌 사령관은 단 1명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사령관은 전원 육군 소장이나 중장이 보임됐고, 그나마 초기 몇 명을 제외하면 모두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반면, 같은 국방부 직할이자 육해공 합동부대인 방첩사는 학군‧3사 같은 비(非)육사 출신 사령관도 가끔 있었고 공군 소속 사령관이 임명된 적도 있다.

무엇보다 방첩사는 보안사→기무사→안보지원사 등 조직 변천과 해편까지 거치며 최소한의 외부 통제는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역대 사령관을 거의 예외 없이 '보병' 병과 같은 외부 출신을 임명함으로써 조직 이기주의와 특권의식을 견제한 측면이 있다. 역대 방첩사령관 중 처음이자 유일한 내부 승진은 2019년 전제용 공군 중장이었다.

방첩사는 여인형 사령관의 위법한 명령을 부각하는 한편, 대다수 장병들은 법무실을 중심으로 나름 신중하게 움직였다고 주장한다. 외부 '낙하산' 사령관과 방첩사 조직을 분리하는 것이다.

이는 정보 병과 일색으로 조직 전체가 한 몸이 된 정보사와 전혀 다른 것이다. 심지어 정보사는 전직 사령관(노상원 예비역 육군 소장. 육사 41기)과도 연계해 계엄을 모의한 정황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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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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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17일 "노상원은 정보사와 별도로 방첩사 합동수사단 내에 제2수사단을 꾸려 '노상원 라인'을 구축한 다음 이 조직을 통해 OB(예비역)를 이끌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는 편제에 없었던 조직으로, (김용현 전 장관과) 계엄을 사전에 준비한 정황으로 보인다"며 "노상원은 일명 '돼지부대'로 알려진 HID와 암살조 등 북파 공작부대를 사실상 조정·통제했다고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정보사는 전‧현직 사령관의 농단에 의해 국민의 군대가 아니라 김용현의 '사병'처럼 이용된 셈이다. 여기에는 존재 자체가 베일에 싸인 비밀주의가 토양이 됐다.

일각에선 지난 7월 희대의 정보사 블랙요원(비밀요원) 신상정보 유출 사건에도 불구하고 국방부가 별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에 짙은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즉각 경질되는 게 당연했을 문 사령관이 여태 유임된 배경에 비상계엄이란 큰 그림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한 예비역 영관급 장교는 "방첩사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한바탕 뒤집히는데 정보사는 순혈주의로 하다보니 고인물처럼 폐쇄적 집단이 됐다"며 "퇴직 후에도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전‧현직 간에 밀어주고 끌어주는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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