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부장 업체 17일 주가 상승률/그래픽=이지혜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제2의 엔비디아'로 불리는 브로드컴의 주가가 최근 2거래일 동안 40% 가까이 급등하며 국내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도 모처럼 반등을 꽤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칩 기대감과 업황 개선, 저가 매력 등의 요인이 부각되면서 지금이 매수 기회라는 분석이 나온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 자람테크놀로지는 17일 코스닥 시장에서 전일 대비 8500원(21.25%) 오른 4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스템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에이직랜드는 7850원(29.07%) 상승한 3만4850원에 마감했다.
같은 시스템반도체 업종에 속한 종목들도 대부분 강세로 장을 마쳤다. 퀄리타스반도체는 18.9%, 아이언디바이스는 17.36%, 칩스앤미디어는 14.06% 상승했다. 사피엔반도체, 가온칩스, 코아시아 등도 6~10%대 강세였다.
반도체 장비 업종에서는 네온테크가 17.36% 올랐고 더코디, 티에프이, 에스티아이, 이오테크닉스, 리노공업 등도 6%대 이상 강세로 마감했다. 소재 업체 중에서는 마이크로투나노, 오킨스전자, 제이아이테크, 네패스 등이 강세였다.
최근 미국의 반도체 회사인 브로드컴 주가가 연일 급등하면서 국내 반도체 관련 기업들도 덩달아 주목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나스닥 시장에서 브로드컴은 전일 대비 25.2달러(11.21%) 급등한 2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3일 24.43% 급등한 데 이어 2거래일 연속 급등세다. 이 기간 주가는 38.38% 상승했다.
브로드컴은 지난 12일 실적 발표회에서 대형 클러우드 기업 3곳과 AI칩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빅테크 기업인 구글과 메타, 숏츠 플랫폼 틱톡을 운영하는 중국 바이트댄스 등이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애플과 오픈AI도 브로드컴과 자체 AI칩 개발에 나섰다. AI 기술력을 높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내년에도 관련 투자가 이어지고 업황의 강세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AI 업황 기대감에도 그동안 국내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은 주가 하락을 면치 못했다.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높은 산업 특성상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이 우려를 키웠고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와의 과열 경쟁과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설비투자 하향 조정 우려도 작용했다. 국내에서는 SK하이닉스나 한미반도체 등 AI 반도체와 관련 있는 일부 기업만 수혜를 누렸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어둡지만 오히려 지금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 소부장 업종에 대한 저가 매수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며 "해당 업종은 견조한 실적 흐름에도 불구하고 산업 내 여러 가지 우려들로 인해 주가 급락했는데 추가 예상되는 악재는 더 이상 떠오르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속된 주가 하락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역사적 저점 수준까지 하락한 것과 내년 2분기부터는 업황 반등이 기대된다는 점을 매수 근거로 꼽았다. 박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에는 메모리 반도체의 가동률 상승과 미국의 CXMT 제재 기대감이 소부장 주가의 저점을 높이는 동력이 될 것"이라며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더블데이트레이트5(DDR5) 양산 확대가 가동률 상승을 이끌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반도체 업황 반등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신중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소부장은 아직까지 추세적인 관점으로 접근하기엔 업황의 명확한 회복 시그널이 감지되지 않는다"며 "레거시(기존 메모리 제품) 수요 부진의 지속, 메모리의 보수적인 투자 기조, 낸드 감산, 관세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메모리 업황과는 달리 내년 AI 중심의 프리미엄 시장은 계속해서 기대감이 높아지는 해가 될 것"이라며 "그래픽처리장치(GPU), HBM, 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CoWoS), 주문형 반도체(ASIC) 등 프리미엄 시장에서 노출도가 있는 업체가 유망하다"고 전망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