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의원들이 권성동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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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체제’가 붕괴하자마자 여권 내부에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둘러싼 수 싸움이 시작됐다. 만약 조기 대선이 열리면 새 비대위원장이 대선 경선과 본선을 관리하는 등 적지 않은 권한을 가지기 때문이다.
최근 당 내부에선 원내 인사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자는 자강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이름이 많이 오르내리는 건 권성동·권영세·김기현·나경원·윤상현·조배숙 의원 등 ‘5선 그룹’이다.
일각에선 당 대표 권한대행인 권성동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까지 맡는 방안이 거론된다. 혼란 수습이 시급한 시점에서 새 비대위원장을 물색하는데 당력을 낭비하지 말고 권 의원에게 당 수습을 맡기자는 논리다. 서울 용산이 지역구인 권영세 의원도 오르내린다. 권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결별했을 때 구원투수(선대본부장)로 등판했었다.
김기현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원내대표로 활동하고, 지난해 3월부터 약 9개월간 당 대표를 맡는 등 ‘투톱’을 모두 경험했다. 서울 동작을이 지역구인 나경원 의원은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시절 민주당에 대응해 원내 투쟁에 앞장섰고, 비윤계로 분류된다. 국민의힘 당론인 탄핵 반대 논리를 펴는데 앞장섰던 윤상현 의원과, 호남 출신 5선인 조배숙 의원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이들 5선 그룹은 모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9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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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12·3 계엄과 탄핵 등으로 민심 이반이 심각한데, 탄핵 반대 입장의 중진이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거 자체가 ‘그들만의 리그’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탄핵안 가결에 대해 여당 중진들이 별다른 사과나 반성도 없는 상태에서, 이들 중심으로 비대위 구성을 밀고 가는 거 자체가 보수 정치의 퇴행”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탄핵 찬성 입장인 6선 조경태 의원도 후보군에 거론되지만, 당론과 배치되는 데다가 비주류인 친한계의 지원만으로는 힘이 실리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예 젊은 초선 의원에게 비대위원장 맡기고, 중진협의체 등을 통해 조언하는 방식으로 분위기를 일신하자”는 주장도 있지만, 소수 의견이다.
원외 인사 영입론도 나온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다. 여권 관계자는 “당을 파격적인 쇄신으로 이끌 제3의 인물을 검토하자는 주장도 있지만, 한동훈 전 대표 체제에서 불거진 갈등이 재현될 것이라는 내부 우려가 커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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