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골란고원 정착민 확대'에…국제사회 "시리아 안정 훼방"

튀르키예 "아사드 축출 후 안정 노력 약화될 것"

독일 "골란고원 시리아에 속해…영토 보전해야"

네타냐후, 전날 골란고원 정착민 확대 계획 승인

[마즈달 샴스=AP/뉴시스] 지난 15일(현지시각) 이스라엘 군인들이 골란고원에 있는 마즈달 샴스 마을에서 시리아와 완충지대인 '알파 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골란고원 정착민 확대 계획을 발표하자 국제사회가 규탄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24.12.17.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이스라엘이 시리아와 완충지대인 골란고원 정착민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하자 국제사회가 규탄과 우려 목소리를 내고 있다.

16일(현지시각)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 외무부는 성명을 내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정착민 확대 조치는 "점령을 통해 국경을 확장하려는 이스라엘 목표 중 새로운 단계"라고 비판했다.

튀르키예는 "이러한 조치는 1974년 분리 협정을 위반한 이스라엘의 분리 지역 진입, 인접 지역 진출, 시리아 공습과 함께 심각한 우려 원인이 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번 계획이 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 시리아가 안정을 찾으려는 노력을 "심각하게 약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독일도 비판 목소리를 냈다.

크리스티안 바그너 독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이 통제하는 골란고원은 시리아에 속하며, 따라서 이스라엘이 점령국이라는 게 국제법상 명백하다"고 규탄했다.

이어 "시리아의 정치적 격변기에 역내 모든 행위자가 시리아 영토 보전을 고려하고 이를 문제 삼지 않는 게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며, 이스라엘이 이번 계획을 포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현재 상황이 "복잡하다"며, 이스라엘은 아사드 정권의 무기가 적대 세력에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독일은 유럽 내 대표적인 이스라엘 우방이다.

그러면서 "독일은 이 지역 모든 행위자에게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며 "시리아는 너무 오랫동안 외세의 장난감이 돼 왔다"고 강조했다.

[마즈달 샴스=AP/뉴시스] 지난 15일(현지시각) 이스라엘 장갑차 한 대가 골란고원에 있는 마즈달 샴스 마을에서 시리아와 완충지대인 '알파 라인' 철책선을 따라 이동하고 있다. 2024.12.17.

카타르도 이스라엘의 정착민 확대 계획을 "시리아 영토에 대한 이스라엘의 일련의 침략 중 새로운 에피소드"라고 비난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시리아의 안보와 안정 회복 기회를 계속 방해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요르단은 "노골적인 국제법 위반"이라고 규탄했으며, 이집트도 "시리아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노골적인 침해"라고 꼬집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날 골란고원 정착촌 확대를 장려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1974년 휴전으로 유엔이 감시하는 완충지대가 설정돼 양측 군대를 분리했는데, 해당 합의가 아사드 정권 몰락으로 무효가 됐다는 주장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4일 성명에서 "이스라엘은 시리아와 분쟁에 관심이 없다"며 "주어진 현실에 따라 시리아를 향한 이스라엘 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마스쿠스=신화/뉴시스] 지난 9일(현지시각) 야간 폭격을 당한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일대. 2024.12.17.

이스라엘은 1981년 골란고원 합병을 선언했다. 대부분 국가는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기 임기 중인 2019년 합병을 인정했다.

점령지엔 약 5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절반은 유대인, 나머지는 아랍어를 사용하는 소수민족인 드루즈족이다.

한편 영국 기반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날 이스라엘이 시리아 해안을 따라 미사일 창고와 옛 시리아군 시설을 공격했다며 "2012년 이래 시리아 해안 지역에 가해진 가장 폭력적인 공습"이라고 보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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