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자신이 수감됐던 서울구치소를 알려주는 밈이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비상계엄 사태 후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하는 밈.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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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내가 공격 지시 안했는데 어느 부대에서 맘대로 공격하러 간거야?"
비상계엄 선포부터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기까지,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하는 등의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16일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한 국회에 계엄군이 들이닥쳐 의원들과 실강이 하는 모습을 보고 받은 후 계엄군을 북한군으로 착각했다는 취지의 글이 화제가 됐다.
또 “이제 (오물풍선을) 다시 만들어 보내도 되겠지?”라는 제목과 함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주하와 함께 한국의 뉴스를 지켜보는 합성사진도 올라왔다.
앞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에는 심각한 표정을 한 김 위원장의 사진과 함께 “뭐지, 나 아직 아무것도 안 했는데”라는 글이 적힌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했다. 전시나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가 발생해 행정과 사법 기능의 수행이 곤란할 때 선포돼야 할 계엄이 지난 3일 한국에 내려진 상황이 북한 입장에서도 당혹스러울 거라고 풍자한 것이다.
윤 대통령이 정진석 비서실장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맞은 편에 앉아 굳은 표정을 짓고 있는 사진 밑에는 “내가 어제 2차 끝나고 뭘 선포했다고?”라는 문장이 적혔다. 술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진 윤 대통령이 술에 취해 계엄을 선포했다는 풍자를 담고 있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밈도 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웃고 있는 사진에 ‘나는 사랑 때문에 ○○까지 해봤다’는 질문을 적고, 바로 아래 ‘계엄’이라고 답하는 밈도 화제를 모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찍힌 모습을 희화화한 게시물도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이 손가락으로 무언가 가리키며 윤 대통령에게 설명하는 듯한 사진에는 “저기가 서울 구치소예요”라는 문구가 담겼다.
지난 2017년 3월10일 탄핵당한 박 전 대통령은 그해 3월31일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바 있다. 지난 13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곧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받을, 그리고 수사받는 윤 대통령의 미래를 풍자한 것이다.
다소 딱딱할 수 있는 정치적 사건을 밈으로 만들어 소비하는 것은 디지털 세대의 새로운 사회운동 방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승권(32)씨는 "해당 밈들을 SNS서 봤다"며 "계엄령 선포 직후 불안한 마음으로 밤새 못 잤는데 밈들을 보면서 마음을 진정시켰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풍자 밈이 자유를 제한하는 계엄에 대항하는 청년 세대의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뉴시스에 "밈은 무거운 사회 이슈를 경쾌한 이미지와 텍스트로 풀어내고자 하는 청년 세대가 선택한 사회참여 방법"이라며 "계엄령에서 언론 등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문구에 대항해 밈을 통해 표현의 자유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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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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