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하다 6개월 딸 창밖으로…中 부모 "실수였다"

[서울=뉴시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신장 위구르자치구 법원은 최근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자오(趙)씨 성을 가진 남성에게 징역 4년형을 선고했다. (사진= SCMP)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생후 6개월 된 딸을 아파트 6층에서 실수로 던져 숨지게 한 중국의 한 남성이 징역 4년형을 선고 받았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신장 위구르자치구 법원은 최근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자오(趙)씨 성을 가진 남성에게 징역 4년형을 선고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건 당일 자오는 아내 황모씨, 생후 6개월 된 자신의 딸과 함께 외식을 했고, 식사와 함께 와인을 마셔 술에 취한 채로 귀가했다.

귀가 후 아내는 울며 보채는 딸을 남편 자오에게 맡기고 집안일을 했는데, 소파에 누워 쉬고 있던 자오가 딸의 울음소리를 무시하자 아내는 불만을 토로했다.

그렇게 시작된 부부 간의 말다툼은 싸움으로까지 번졌고, 싸움 도중 자오는 울며 보채는 딸을 팔에 안은 채 자택 거실 창문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렇게 창가에 서서 우는 딸을 달래기 위해 안아든 딸을 좌우로 흔들며 아내와 말다툼을 이어가던 그는 끝내 딸을 놓쳐 창밖으로 던졌다.

두 사람은 사고 직후 현장으로 달려가 아파트 아래층에서 의식을 잃은 딸을 발견, 즉시 병원으로 데려갔지만 아파트 6층에서 추락한 생후 6개월 된 딸은 끝내 숨졌다.

사인은 뇌 손상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 부전과 외상성 쇼크였다.

현지 경찰과 검찰은 남편 자오를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그는 "사고였다"고 주장했다. 경찰 조사에서도 "사건 당시 술에 취해 감정이 격해졌는데, 아이가 손에서 미끄러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내 황씨 또한 법정에서 "남편이 거의 매일 술을 마시긴 했지만, 사망한 딸을 위해서는 고급 분유와 생필품을 구매했을 만큼 지극정성이었다"며 "사건 당일에도 장난감을 사줬다"고 남편을 두둔하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이에 법원은 "(그의) 살해에 고의성이 없었고, 사건 발생 이후에도 음주 운전을 무릅쓰고 병원에 데려가는 등 딸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정상 참작해 자오에게 살인죄가 아닌 과실치사죄를 적용, 징역 4년형을 선고했다.

판결이 알려지자 중국 현지에서는 부모의 부주의가 자녀의 안전을 위협했을 때 부모에게 따르는 법적 책임에 관한 논의가 재점화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부모의 부주의나 판단 미흡으로 아이의 안전이 위협 당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에는 3세 여아가 건망증이 심한 부모에 의해 5시간동안 차 안에 방치돼 사망한 사건이 있었고, 지난해에는 한 아버지가 4세 딸을 바닷가에 혼자 두고 차량에 두고 온 휴대전화를 찾으러 자리를 떴다 딸이 파도에 휩쓸려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그러나 두 사례 모두 부모가 사건 발생에 따른 법적 책임은 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유사한 판결이 잇따라 내려지자 중국 베이징의 한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이미 아이를 잃은 아픔을 겪고 있는 부모에게 무거운 법적 처벌은 너무 가혹하다는 전통적인 믿음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y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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