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에서 만든 '계엄 정당' 메시지
부대변인, 외신 전달…"사실관계 파악"
조태열-김준형, 美 입장 놓고 설전도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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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장관은 1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정치적인 동력이 좀 떨어진 측면이 있어서 트럼프 당선인 측과의 네트워크·커뮤니케이션 문제에 있어 민간 인맥과 동력을 활용해서 보완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건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도 "민관 공조체제를 강화해서 동력을 다시 살릴까 생각 중"이라고 했다.
조 장관은 이날 현안 보고에서 비상계엄 사태 이후 주요 국가와의 소통을 강화하는 등 대외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권한대행 체제 하에서의 협력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통화 시간을 조율 중"이라며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 왕이 중국 외교부 장관 등에 대해서도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선 유창호 외교부 부대변인이 일부 외신에 부적절한 메시지를 냈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통령실에서 작성한 '계엄 정당' 취지의 설명을 지난 5일 외신에 전한 것이다.
김영배 의원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해당 메시지는 비상계엄 선포가 예산안 방해, 국가안보 훼손 세력에 대한 '불가피한 대처'였다고 설명한다. 특히 "민주당의 입법 폭주를 통한 국정농단의 도가 지나치다" 등 문구가 담겼다. 대통령실은 지난 4일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서 외신 문의에 계엄 선포가 헌법을 위배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은 "외교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며 "사실관계를 파악하겠다"고 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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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가 비상계엄 선포 당일 조 장관 등 우리 외교 당국과 연락이 닿지 않자 '윤석열 정부와는 상종을 못하겠다'는 취지로 본국에 보고했다는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의 주장도 다시 논란이 됐다. 미 대사관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 바 있다.
조 장관은 "상종 못한다는 발언의 영어 표현이 무엇이냐"고 따졌고, 김 의원은 "단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연락이 안 되는 상황에서 미국에 보고했을 때 좋은 보고를 했겠느냐"고 받아쳤다. 다시 조 장관이 "같은 이야기도 대외에 공개할 땐 신중해야 한다"고 맞받는 등 설전을 벌였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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