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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5 (일)

반대 85표 똘똘 뭉쳤지만, 무효표에서 드러난 복잡한 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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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자 그런데, 이렇게 국민의 대표로서 절박하게 행동한 의원들과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인 이들도 있습니다.

특히 무효표 중에선 어떤 의도에서인지, 탄핵 찬성, 즉 '가'라고 써놓고 큰 점을 그려서 무효표를 만들거나, 알 수 없는 한자를 써놓은 이들마저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국민이 맡긴 한 표를, 그렇게 쓴 셈이죠.

지윤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2차 투표가 끝난 뒤, 감표위원으로 지정된 국회의원 8명이 동료 의원들의 표를 확인합니다.

[우원식 국회의장]
"총 투표수 300표 중 가 204표, 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서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국민의힘 이탈표 12표와 함께 주목을 끈 건 무더기로 나온 기권·무효 11표였습니다.

전자투표와 달리 기표소에 가서 투표용지에 직접 글씨를 쓰는 무기명 투표의 경우, 찬성할 때는 한글이나 한자로 '가'자만, 반대면 '부'자만 써야 합니다.

감표위원은 글씨들을 한 장 한 장 확인하는데, 3장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아 기권으로 처리됐습니다.

무효표 8장은 가지각색이었습니다.

'가'와 '부'를 합쳐 '가부'라고 적은 표가 2장 나왔습니다.

'가'를 써놓고 마침표나 큰 점을 그려넣어 무표로 처리된 용지도 2장, 한자 '부'자에 여러 획을 더 넣어 알 수 없는 한자를 쓴 표도 있었습니다.

무효가 될 걸 알면서도 일부러 무효표를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데, 한 감표위원은 "기권이 아닌 이런 무효표는 또 하나의 의사표시"라며 "의원들이 고심한 흔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기권'이라고 쓴 3장도 무효 처리됐는데, 아무것도 안 쓴 실제 기권표 3장을 더하면 6명이 기권 의사를 나타낸 셈입니다.

글씨가 번졌다는 이유 등으로 혹시 무효처리될까봐 용지를 교체한 의원도 여럿 있을 만큼, 신중한 분위기였는데, 평소보다 훨씬 많았던 무더기 기권·무효표는 국민의 여론과 당론 사이 갈등의 결과물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도 의원총회에서 "입장이 곤란하면 기권이나 무효표를 내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필요한 건 탄핵 찬성표 2백표였습니다.

아무리 투표용지에 고심한 흔적을 남겼다해도, 국민이 맡긴 한 표를 결국 윤 대통령 탄핵을 막는 데 쓴 셈입니다.

MBC지윤수입니다.

영상취재: 김해동 이지호 / 영상편집: 윤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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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해동 이지호 / 영상편집: 윤치영 지윤수 기자(gee@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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