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
올해부터 전문자격 시험 중 하나인 변호사 자격시험이 컴퓨터기반시험(CBT)으로 변경돼 시행됐다. 이는 기존 종이답안 시험에서 종이가 없는 시험으로 획기적 변화를 이룬 것이다. 이번 변호사 시험은 그간 국가기술자격시험을 통하여 꾸준히 축적한 한국산업인력공단의 CBT 시행 경험을 바탕으로 법무부와 협업을 통해 이룬 결실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시행하고 있는 국가기술자격, 국가전문자격시험의 종류는 530여 종목이고 연간 수험인원이 450만명에 이른다. 대입수학능력시험의 규모가 되는 시험도 8번 정도 있다. 공단은 2013년 CBT 전환 계획 수립이후 지난 10년간 단계적으로 확대를 추진하여 모든 종목의 필답형 종이 시험을 CBT시험 방식으로 전환하였고 현재 구축한 12곳의 디지털테스트센터(DTC)를 2027년까지 32곳으로 확대해 자격시험의 효율성과 고객의 편의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CBT 시험의 장점은 수험자가 원하는 시간대, 가까운 DTC 시험장을 선택하여 시험을 치르게 되며 합격여부를 현장에서 즉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렇게 되면 과거와 같이 시험지를 배부하고 답안지를 회수한 후 취합한 답안지를 중앙 채점센터로 이송하고 채점하는 모든 과정이 생략되어 고객의 편의성, 시간과 인력 그리고 예산절감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가기술자격시험의 프로세스도 이러한 기술개발의 속도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아마도 50대 이상 세대 중에는 자격시험 원서접수를 위해 공단 지사에 방문해 길게 줄을 선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지금은 100% 차세대 큐넷(Q-Net) 플랫폼기반 인터넷, 모바일 원서접수로 진화해 고객 편의성을 제고했다. 연간 6000만여명 국민이 방문하는 국가자격정보 플랫폼인 큐넷은 기사, 기능사 등 493종 국가기술자격과 공인중개사 등 37종 국가전문자격의 원서접수, 시험정보 등 자격의 모든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4월 모바일자격증, 디지털배지 발급 등 전자지갑 기능을 탑재한 차세대 모바일 큐넷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를 시작했고, 차세대 큐넷 서비스를 선보여 PC와 모바일 앱 모두 최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큐넷 서비스는 빅데이터 기반 통계·분석 시스템, 클라우드 기반 가변형 정보자원 활용시스템을 보강하는 등 시스템 성능을 대폭 향상했다.
국가자격 디지털 배지 시스템은 1800만여건 국가자격 데이터와 훈련정보가 블록체인으로 연계돼 발급된다. 디지털 배지는 블록체인 기반 분산신원증명(DID) 기술이 적용돼 정보의 위·변조 피해 예방할 수 있고, 대체불가토큰(NFT) 기반 암호화 방식으로 저장돼 개인정보 보호에도 강점을 가진다. 자격·훈련 정보를 취업포털 등 수요기관에 제출하면 검증도 실시간으로 이루어진다. 디지털 배지는 자격증 발급, 보관, 제출과 같은 자격정보 유통 서비스의 간소화를 실현했고, 연간 약 500억원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이 예상된다. 공단은 지난달 국가자격 디지털배지 시스템 구축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생산성본부가 주관하는 제48회 국가생산성대회 '4차 산업 선도기업 부문' 대통령 표창(대상)을 수상했다.
자격시험 서비스 최종 종착지는 고객의 시험 결과에 대한 피드백 서비스에 있다. 이를 위해 '시험 결과 피드백 서비스'를 도입해 수험자의 자격 준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자격서비스 혁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공공혁신 사례에 2년 연속 선정됐다. 2022년 국가기술자격 시험결과 피드백 서비스, 2023년 모바일 국가기술자격증 서비스가 공공혁신사례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또 2021년부터 시작한 민간 취업정보 플랫폼과 자격정보를 연계하는 민관 협업 서비스 이용고객은 70만여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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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또 다른 디지털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델 테크놀로지스는 최근 2025년 정보기술(IT) 트랜드 전망에서 내년에는 생성형 AI가 확장되면서 개념검증 수준을 벗어나 AI 에이전트로 현업에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첫해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한국산업인력공단은 AI기반 유사·중복 문제 사전 검출, 광학문자(OCR)기반 출제자료 아카이브 구축,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기반 응시자격 서류심사 자동화, 증강·가상현실(AR·VR)기반 출제, 시행 확대 등 AI와 협업해 혁신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 특히 자격시험 출제영역에서도 AI와 인간의 협업을 통해 단순 휴먼에러를 '제로'(O)화하여 올해 기준 35만2000건 출제문항 중 19건의 에러로 99.995%인 출제 정합성을 100%로 끌어 올릴 계획이다.
내년에도 경제가 힘들 것이란 전망이 많다. 구직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 등에게 더욱 어려운 시기겠지만 사람과 일을 이어주는 국가자격증 도전을 통해 길을 열었으면 한다. 특히 청년들에게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국가기술자격시험 원서접수 수수료를 지원하니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공단도 현장에서 고객과 소통하고 대화하면서 국가자격시험의 새로운 디지털 세상을 만들어 수험생을 지원해 나갈 것이다. 공단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국가자격시험의 일하는 방식과 서비스 전달체계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끊임없는 혁신을 이루어 갈 것이다.
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필자〉1990년 서울대 공학박사를 취득한 후 국방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공공분야에 입문했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산학협력단장,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공익위원, 동반성장위원회 자문위원, 고용노동부 옴부즈만 위원회 위원장, 제7대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등 고용노동 분야 핵심 업무를 맡았다. 2023년 제 16대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후 국가자격 디지털 전환, 평생능력개발 상식의 시대와 숙련기술 르네상스를 열기 위한 서비스 혁신, 직원 행복경영 등을 추진하였고, 국가자격 디지털 배지 서비스로 국가생산성대상 대통령 표창 등 16건의 정부 표창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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