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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5 (일)

"전 세계에서 연쇄적으로 분화"…최악의 화산 폭발 시나리오 [와이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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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0일, 아이슬란드 레이캬네스반도에서 화산이 폭발했습니다.

시뻘건 용암이 순식간에 퍼져나가고 불기둥은 무섭게 솟구칩니다.

비행기를 탄 승객의 카메라에도 그 위력이 담길 정도입니다.

주민과 관광객들이 긴급 대피하고 비상사태가 선포됐습니다.

1년 새 벌써 7번째 화산 폭발.

전문가들은 아이슬란드를 뒤덮은 '빙하'를 주목합니다.

막대한 무게로 화산을 눌러온 빙하가 지구온난화로 빠르게 녹으면서 억제됐던 마그마가 분출한다는 건데요.

문제는 비단 아이슬란드만의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오로라를 볼 수 있어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아이슬란드.

'불과 얼음의 땅'이라는 별명처럼 활화산만 30개가 넘습니다.

활화산의 절반가량은 국토의 약 10%를 차지하는 빙하 아래 갇혀있죠.

그런데 최근, 심상치 않은 징후가 포착됐습니다.

평균 4~5년마다 한 번씩 폭발하던 화산이 1년 만에 무려 7번이나 폭발한 겁니다.

게다가 위력도 훨씬 세졌습니다.

800년간 활동이 없었던 휴화산이 6개월 동안 5번이나 폭발한 경우도 있었고요.

전문가들은 급격하게 잦아진 화산 폭발의 원인으로 '빙하'를 지목했습니다.

심각한 지구온난화로 최근 130년간 아이슬란드 빙하의 16%가 사라졌는데, 이 중 절반이 수십 년 사이에 녹아내린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빙하가 줄어들면 지각을 누르던 압력이 약해져 화산 아래 마그마가 더 쉽게 만들어지고, 또 더 쉽게 폭발합니다.

샴페인의 코르크 마개를 따면 병 내부 압력이 낮아져 액체가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것과 같은 원리죠.

실제로 마지막 빙하기가 끝난 후 아이슬란드의 화산활동은 50배나 증가했습니다.

아이슬란드의 화산학자 미셸 파크스는 지난 30년간 마그마의 축적 속도가 빙하가 녹지 않았다고 가정했을 때보다 2~3배 빠르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세기가 끝날 즈음이면 아이슬란드 빙하가 절반 수준으로 감소할 거라는 무서운 전망도 나옵니다.

단순한 자연현상을 넘어 국가적 위기에 처한 아이슬란드.

하지만 아이슬란드만의 위기가 아닙니다.

얼음 아래에 있거나 반경 5km 안에 있는 전 세계 활화산과 잠재적 활화산은 240여 개.

이런 화산의 100km 이내에 거주하는 주민은 무려 1억 6천 명에 달합니다.

화산이 폭발하면 막대한 온실가스도 같이 배출됩니다.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높아지면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온난화는 빙하를 녹여 다시 화산이 분출하는, 끊을 수 없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얼마 전 발생한 통가 해저화산 폭발로 수증기 1억 5천만 톤이 성층권으로 유입돼 온난화를 유발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남극에는 최소 100여 개의 화산이 존재합니다.

심각한 지구온난화는 연간 1,500억 톤의 남극 얼음을 녹여버리고 있습니다.

사라진 얼음 위로 드러난 화산들.

언제 분출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남극 화산의 폭발로 얼음이 녹는 속도가 빨라지고 그 영향으로 전 세계 화산들이 연쇄적으로 분화하는 것.

학계에서 거론되는 최악의 시나리오입니다.

언제, 어디서 폭발할지 모르는 불확실성 때문에 더 두려운 화산 폭발.

우리는 지금, 유례없는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YTN 윤현경 (goyhk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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