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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의원들 끄집어내라 지시’ 폭로에도, 尹 “국회출입 안 막았다” 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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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론 기름 부은 尹]

尹담화-계엄 당시 상황 팩트체크

계엄뒤 병력이동 지시 … “선관위 인근 미리 대기” 계엄 2분만에 투입

국방장관하고만 논의… 계엄 3시간전 경찰 수뇌부 불러 명령 하달

실탄없는 소규모 병력… 동원된 병력 1300명 넘어, 실탄도 가져가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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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12일 7000여 자 분량 대국민 담화의 상당 부분을 할애해 비상계엄 선포가 ‘야당의 망국적 행태’에 대한 경고성 차원이었다며 “국회를 해산시키거나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것이 아님은 자명하다”고 강변했다. 그는 “만일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려 했다면 주말을 기해 계엄을 발동했을 것”이라며 “국회에 대한 단전, 단수 조치부터 취했을 것이고 방송 송출도 제한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병력 투입 등 일련의 조치가 불법적인 목적이 전혀 없는 ‘질서 유지’ 차원이었다며 불법 계엄의 정당화를 시도한 것이다. 하지만 계엄 실행에 관여된 주요 관계자들의 폭로와 내란 혐의 수사로 사태의 전말이 속속 밝혀지고 있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이 같은 주장이 사실과 배치될 뿐만 아니라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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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국회해산 목적 아냐” : “의원 끄집어내라” 폭로

윤 대통령은 “국회 관계자의 출입을 막지 않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은 계엄 선포 이틀 전인 1일 국회 등을 확보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건물 출입구를 확보해 인원이 나오거나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임무였다고 설명했다.

군 통수권자인 윤 대통령이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을 폭력을 불사하며 저지하라고 직접 지휘한 전말까지 드러났다. 곽 사령관은 국회에서 계엄 선포 이후 “아직 의결 정족수가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 안에 있는 인원을 끄집어내라”는 윤 대통령 지시를 폭로했다. 윤 대통령 주장과 달리 계엄 선포 이후 경찰 통제로 우원식 국회의장 등이 담을 넘어야 했고 일부 의원들은 아예 국회 경내에 들어오지 못했다.

윤 대통령은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목적이 없었다고 했지만 ‘국회의원 체포 지시’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이미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은 계엄 선포 직후 윤 대통령으로부터 “이번 기회에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하라” “국군방첩사령부를 도와서 지원하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② “국방장관과만 논의” : 계엄 3시간 전 경찰 수뇌부에 지시

윤 대통령은 “이번 비상계엄을 준비하면서 오로지 (김용현) 국방장관하고만 논의했고 대통령실과 내각 일부 인사에게 선포 직전 국무회의에서 알렸다”고 했다. 하지만 김 전 장관 외 복수의 관련자들이 계엄 선포 전 계엄 실행 관련 지시를 받은 정황들이 드러난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3시간 전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을 불러 계엄 관련 지시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인형 방첩사령관도 10일 검찰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초여름부터 사석에서 여러 차례 계엄을 언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여 사령관은 동아일보에 “다 맞다”면서도 “나는 계속 반대했다. 그러나 막상 계엄이 선포되니 어쩔 수 없어 최대한 소극적으로 지시를 이행한 것”이라고 했다.

③ “계엄 뒤 병력 이동 지시” : 2분 만에 선관위 투입

윤 대통령은 “소규모이지만 병력을 국회에 투입한 이유도 거대 야당의 망국적 행태를 상징적으로 알리고 계엄 선포 방송을 본 국회 관계자와 시민들이 대거 몰릴 것을 대비해 질서 유지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300명 미만의 실무장하지 않은 병력으로 그 넓디넓은 국회 공간을 상당 기간 장악할 수 없는 것”이라고도 했다. 민주당 윤석열내란진상조사단 단장을 맡은 추미애 의원은 담화 직후 “국방부 공식 보고에 따르면 (국회 난입 병력은) 방첩사 등 일부 부대를 제외하고도 685명에 달한다”며 “전체 동원 병력은 1300명이 넘는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국방장관에게 계엄령 발령 담화 방송으로 국민들께 알린 이후에 병력을 이동시키라고 지시했다”고 했지만 국군정보사령부 요원들이 계엄 선포 2∼3분 만에 선거관리위원회 청사에 투입된 사실도 드러났다. 문상호 정보사령관도 10일 국회에서 계엄 선포 전 인근에 요원들을 대기시키라는 김용현 전 장관 지시가 있었다고 밝혔다.

④ “실무장 안 해” : “지휘관이 실탄 보관”

또 계엄 당시 국회에 투입된 김현태 특전사 예하 707특수임무단장의 폭로로 출동 당시 헬기 1대에 탑승하는 8명의 실탄을 통합 보관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이상현 특전사 예하 1공수여단장도 언론에 “곽종근 사령관이 ‘실탄을 지역대장, 대대장이 통합해서 가져가라’는 지시를 했다”고 밝혔다.

⑤ “국무회의서 알려” : 총리 “내가 국무위원 모으자고 한 것”

윤 대통령은 “내각 일부 인사에게 국무회의에서 알렸다”며 절차적 적법성을 강조했지만 애초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 심의 절차를 거치는 데 대한 의지가 없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1일 국회에서 “제가 국무위원을 모으자고 했다”며 “국무위원을 모아서 반대하고 이것이 초래할 일들에 대해 대통령을 설득하고자 했다”고 했다. 또 한 총리는 “많은 절차적, 실체적 흠결이 있었다”고 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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