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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목)

[단독] "김 여사 종묘 차담회 참석자는 화가 아들"…코바나 시절 '전시회 주관'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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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건희 여사가 세계문화유산인 종묘를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 오늘(12일)도 보도 이어갑니다. 김 여사가 종묘에서 함께 차를 마신 외국인 일행이 9년 전 국내에서 전시회를 했던 화가의 가족이라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당시 이 전시회를 주관했던 곳이 바로 김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입니다. 이 개인적인 만남을 위해 나라의 유적지를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겁니다.

최규진 기자입니다.

[기자]

김건희 여사는 지난 9월 3일 종묘를 방문해 외국인 남녀와 함께 망묘루에서 비공개 차담회를 가졌습니다.

국가유산청과 종묘관리소 측은 행사 참석자가 누군지에 대해선 경호상의 목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김 여사와 함께 종묘를 찾은 외국인들이 미국인 작가, 크리스토퍼 로스코 일행이란 주장이 나왔습니다.

당시 행사 관계자는 "크리스토퍼 일행이 이태원의 한 갤러리에서 행사를 마치고 오후 1시 40분쯤 종묘로 이동했다"면서 "휴관일에 종묘를 간다고 해서 의아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종묘 앞에 총을 찬 경호원들이 있었다"면서 "김 여사와 만난 뒤 기념품을 받았다는 말도 했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크리스토퍼가 당일 공식 일정이 아닌 개인 일정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전시 관계자 : 그 스케줄은 따로 개인 스케줄이셨어가지고 따로. 서울 말고도 또 지방 여행하신다 그래가지고 개인 일정으로. 그래서 일정 도시다 오신 거여서 갖고요.]

크리스토퍼 로스코는 러시아 출신의 미국 추상주의 화가 마크 로스코의 아들입니다.

지난 2015년 김 여사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 주관으로 마크 로스코의 국내 전시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앞서 김 여사가 사적 이용한 게 아니냔 지적에 대해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측은 "국가 행사라 판단해 예외적으로 이용 허가를 한 것"이라고 설명해 왔습니다.

[이재필/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장 : 이렇게 예외 규정이라는 게 있어요. 국가 원수들이 하는 행사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그냥 다 이렇게 장소를 갖다가 이렇게 여러 가지 허가를 다 이렇게 해주는…]

대통령실은 크리스토퍼의 방문 사실과 김 여사의 종묘를 이용한 목적과 근거를 묻는 JTBC 질의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이완근 / 영상편집 최다희 / 영상디자인 조성혜]

[앵커]

김건희 여사가 세계문화유산을 사적으로 이용했단 의혹, 취재 기자와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최규진 기자가 나왔습니다.

최 기자, 김건희 여사가 종묘에서 함께 차를 마신 외국인이 김 여사와 과거 인연이 있었던 유명 화가의 아들이라는 거죠? 이름이 크리스토퍼 로스코죠?

[기자]

김건희 여사와 크리스토퍼 로스코의 아버지인 마크 로스코와의 인연을 주목해 볼만 합니다.

김 여사는 지난 2015년 3월 코바나컨텐츠 대표 시절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마크 로스코 전을 주관했습니다.

지난해 6월 한 영어 인터뷰에선 자신의 성과로 이 전시를 꼽기도 했습니다.

"국립미술관이 한국에 그림 50점을 대규모로 빌려준 첫 사례로 예술의전당 예술대상에서 최우수상 등 3개상 수상할 정도로 인기였다"고 했습니다.

2022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방한 했을 땐 질 바이든 여사에게 자신이 주관한 로스코전 도록을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지난해 윤 대통령 미국 방문 때도 김 여사가 이 로스코란 외국인을 만나기도 했다고요?

[기자]

지난해 윤 대통령의 방미 행사 때에도 질 바이든 여사와 워싱턴 DC 국립미술관의 로스코 그림을 보러 갔습니다.

대통령실 보도자료를 보면 이 자리에 김 여사가 크리스토퍼 로스코와 만났다고 합니다.

김 여사는 "아버지의 글들을 모아 발간한 책이 마크 로스코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나중에 한국에 오셔서 관련 강의를 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했는데요.

이에 아들인 크리스토퍼 로스코가 "사의를 표하며 메르스로 인해 한국에서 열린 마크 로스코 전시에 가보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고도 했습니다.

종묘 관리소의 관계자 중에선 당시 김 여사가 '코바나컨텐츠 관련 업무 때문에 왔다는 얘기가 돌았다'고도 했습니다.

[앵커]

종묘는 세계문화유산이잖아요. 아무리 영부인이라도 여기를 이용하려면 제대로 절차를 밟거나 국가 행사여야 가능한 거죠?

[기자]

종묘 같은 유적지를 이용하려면 궁능관람규정에 따라 궁능유적본부장에게 사전 신청서를 제출하고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장소 허가를 받더라도 사용료는 지불해야 합니다.

종묘 휴관일에 그것도 비공개된 망묘루를 이용한 경우, 공개가 제한된 시간이나 지역은 요금을 2배로 가산합니다.

내부 훈령 상 "국가유산청장,유적본부장 주최 주관 행사" 또는 "국가원수 방문 등 부대 행사" 등의 경우 예외로 규정하고 있는데요.

국가유산청은 "대통령실 주관행사로 공식행사로 판단해 장소를 제공했고 목적, 취지, 방문자는 알 수 없었다"면서 "대통령실과 궁능유적본부 간의 공식적인 업무협의에 의해 진행된 사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유명 화가의 가족이라 해도 민간인을 만나기 위해 국가유적지를 사용한 것은 어떤 이유였는지 대통령실의 해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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