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탄핵소추 직무정지 기간 급여 기준 없어
과거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도 월급 수령
탄핵시 월급 제한법 여러번 나왔지만 결국 폐기
편집자주'설참'. 자세한 내용은 설명을 참고해달라는 의미를 가진 신조어다. [뉴스설참]에서는 뉴스 속 팩트 체크가 필요한 부분, 설명이 필요한 부분을 콕 짚어 더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탄핵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직무가 정지돼도 월급을 제한할 수 있는 관련 법안이 없어 논란이 일고 있다. 대통령 직무정지 시 급여에 대한 규정 부재로 사실상 '무노동 유임금'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의 연봉과 헌법재판소의 심리 기간을 고려하면 최대 세전 1억2744만원을 직무정지 상태에서 수령하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대통령실로 탄핵소추의결서가 송달되면 그 즉시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된다. 국무회의 주재, 공무원 임명, 부처 보고 청취 및 지시, 정책 현장 점검 등 국정 수행 업무를 할 수 없게 되고, ▲국군통수권 ▲조약체결 비준권 ▲행정입법권 등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 역시 권한대행을 맡는 국무총리에게 이양된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후 탄핵안은 헌재로 넘어가 심리를 거친다. 대통령 공석이 길어질수록 국가적 혼란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헌재는 별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탄핵 심판 사건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지만, 법리 검토에는 일정 기간이 필요하다. 국회 탄핵안 의결부터 헌재의 선고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은 91일, 노무현 전 대통령은 63일이 걸렸다.
헌재법 제38조에 따르면 헌재는 사건 접수 후 180일 이내 선고해야 한다. 국가공무원 보수 규정에 따른 올해 대통령의 연봉은 2억5493만원으로, 월 급여가 세전 2124만원(세후 1400만원가량)임을 고려하면 헌재 심리가 길어질 경우 최대 6개월치에 해당하는 세전 1억2744만원(세후 8400만원)을 직무정지 상태로 받게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다만 직무가 정지된 만큼 업무추진비는 받지 못한다.
직무정지로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데도 월급이 지급되는 이유는 현행 공무원보수규정의 미흡함 때문이다. 공무원보수규정 제28조, 제29조에서는 공무원이 징계를 받거나 직위가 해제됐을때 봉급을 감액하는 내용에 대해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탄핵으로 인한 '직무정지' 시 급여에 대한 규정은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전 두 차례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 사례를 살펴봤을 때도, 직무정지 기간 월급이 지급됐다.
노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각각 2004년 3월과 2016년 12월에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직무가 정지됐다. 하지만 직무상 권한이 정지됐을 뿐 대통령 신분은 유지됐기 때문에 헌재의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월급이 그대로 나왔다. 다만 일부 업무추진비 성격의 급여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 최초 탄핵안 가결 사례인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우도 직무정지 기간 월급이 나왔다. 이 전 장관의 직무정지 기간은 167일이었다. 직무수행과 관련된 직책수행경비를 제외하고 약 5개월 치의 월급이 지급된 셈이다. 지난해 기준 장관 및 장관급에 준하는 공무원의 연봉은 1억3941만원이다. 다만 이 전 장관은 직무정지 기간에 관용차와 수행비서 없이 지내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지난 국회에서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됐을 경우 대통령 혹은 국회의원의 보수 지급을 중단하는 내용을 담은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이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이에따라 직무정지 기간 월급을 받을 수 있다는데 대한 논란은 향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취임 사흘 만에 탄핵안이 통과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두 달간 급여 2700여만원을 수령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매달 약 1356만원씩 두 달간 급여를 수령했다. 이달 5일에는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주도로 탄핵소추안이 통과돼 최재해 감사원장,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이 직무정지 상태에 놓여 앞으로의 월급 수령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