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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10셉틸리언’년 걸리는 문제 5분에 푸는 양자컴퓨터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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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구글이 공개한 새로운 양자 칩 ‘윌로’의 모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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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현재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로도 10셉틸리언(셉틸리언은 10의 24제곱)년 걸리는 문제를 5분 만에 풀 수 있는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기존 양자컴퓨터의 난제를 넘어서 상용화에 한층 다가설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구글은 자체 개발한 양자 칩 ‘윌로(Willow)’를 장착한 양자컴퓨터가 성능 실험에서 현존하는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인 프론티어를 능가했다고 설명했다. 셉틸리언은 1 뒤에 0이 24개나 붙는 어마어마한 숫자다. 우주의 나이 137억년보다도 아득하게 긴 시간이 걸리는 문제를 몇 분 만에 풀 수 있다는 얘기다. 5년 전 구글이 1만년 걸리는 문제를 3~4분 안에 풀 수 있다고 발표한 양자컴퓨터보다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

다만 이번 성능 실험은 테스트를 위해 만들어진 알고리즘이 이용됐으며, 아직 실제 적용된 사례는 없다. 구글은 기존 컴퓨터가 풀지 못하는 실제 문제 해결 사례를 내년에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자컴퓨터는 ‘얽힘’이나 ‘중첩’ 같은 양자 현상을 이용하는 컴퓨터다. 기존 컴퓨터가 0과 1을 순차적으로 저장하는 것과 달리 0과 1이 겹쳐진 ‘큐비트(qubit)’로 저장된다. 예를 들어 큐비트 2개는 4개의 조합(00, 01, 10, 11)을 가질 수 있다. 큐비트가 늘어날수록 양자컴퓨터는 기하급수적으로 강력해지는 셈이다.

문제는 큐비트가 외부의 저항에 쉽게 오류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칩 하나에 큐비트를 쌓을수록 오류가 누적돼 기존 컴퓨터 칩보다 더 나은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과학자들은 1990년대부터 ‘양자 오류 수정’에 주력해왔다.

이날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윌로 칩은 105개의 큐비트를 가졌다. 구글은 윌로 칩의 큐비트를 연결해 큐비트 수가 늘어날수록 오류가 줄어드는 방법을 찾았다고 밝혔다. 큐비트 격자를 3x3에서 5x5, 7x7로 키우면서 오류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결과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는 큐비트 수를 늘리면서도 오류를 줄이는 ‘임계값 이하’를 달성한 첫 양자 시스템이다. 실시간으로 오류를 수정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했다고 구글은 설명했다.

미하일 루킨 하버드대 교수는 “양자컴퓨팅이 처음 구상됐을 때 전문가들조차 실용적인 것이 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지난 1년 동안 일어난 일은 그것이 더이상 과학소설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양자컴퓨터의 어마어마한 연산 능력을 활용하면 인공지능(AI), 약물 개발, 군사 분야에서 이용 가치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과 패권 경쟁 중인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양자컴퓨팅도 콕 집어 제재 대상에 올렸다. 현재 미국에선 구글을 비롯해 IBM,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 빅테크들이 양자 기술을 연구하는 데 반해, 중국은 정부에서 양자 분야에 152억달러(약 21조7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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