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 전체 만점자 11명
'최초 만점자' 오승은씨…미국서 물리학 교수
암투병 극복·꼴찌서 만점 신화도
1994년 시작된 수능은 2025학년도까지 총 247명의 만점자가 나온 것으로 파악된다. 가장 많은 수능 만점자가 탄생한 해는 66명이 나온 2001년이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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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수능은 변별력이 없는 '물수능'으로 평가받는데, 만점자조차 특차 전형으로 서울대에 진학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특차 모집을 폐지하는 계기가 됐다. 특차는 4년제 대학에 한해 정시 모집보다 먼저 실시, 수능 고득점자를 미리 선별하는 제도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쉽게 출제한다는 정부의 약속을 믿었던 학생과 학부모에게 유감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후 2002년~2011년까지는 만점자를 확인할 수 없는 2008년, 1명의 만점자가 나온 2009년을 제외하고 만점자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어려운 수능 난이도가 유지됐다.
하지만 2012년부터는 만점자가 급증했다. 전년 수능이 어려웠던 만큼 평가원은 비교적 수능 쉬운 수능을 예고했고, 2012년엔 총 30명의 만점자가 나왔다. 불수능 논란 다음 해는 난도를 낮춘 수능, 물수능 논란 뒤에는 난도를 올리는 패턴이 반복됐다. 이번 수능의 전체 만점자는 11명이다. 국어·수학 만점자 수는 각각 1000명을 넘어섰다. 작년보다 수능이 쉬워지면서 만점자가 대폭 증가했다. 서울대·연세대 의대의 경우 최대 1문제를 틀려야 합격권에 들 수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초 수능 만점자 오승은씨…美 대학 물리학과 교수 과정
최초 수능 만점자 오승은씨. tvN 예능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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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수능 만점자는 수능이 도입된 지 6년 만인 1999학년도 시험에서 탄생했다. 주인공은 한성과학등학교 출신의 오승은씨다. 그는 수능 사상 최초로 400점 만점을 받았고, 서울대 물리학과에 수석 입학했다. 오씨는 1999년 자신의 공부 노하우를 담은 '오승은의 수능노트' 책을 출판하기도 했다. '오승은의 수능노트'는 과목별로 출간됐는데 화학·생물, 일반사회·한국지리, 국사·윤리, 물리·지구과학, 수학1·2, 공통수학 등 이다.
오씨는 3년6개월만에 서울대 조기 졸업 후 미국 MIT(매사추세츠 공과 대학교)로 유학행을 결정했다. 오씨는 올해 초 예능 프로 유퀴즈 출연해 지난해 7월부터 미국 UC 샌디에이고 생물물리학과에서 테뉴어 트랙를 밟고 있다고 전했다. 테뉴어 트랙은 조교수로 임용돼 종신 교수가 되기 위해 심사받는 과정이다.
12살 때 백혈병 진단…혼자 공부하는 방법 익혀 수능 만점까지
2019년도 수능에서 만점을 받은 선덕고 출신의 김지명씨. tvN 예능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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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을 딛고 만점을 받은 사례도 있다.
'불수능'으로 꼽히는 2019년도 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선덕고 출신의 김지명씨는 12살 때 급성임파구백혈병을 진단받아 중학교에 다니는 내내 항암치료를 받았다. 이후 고등학교 1학년 때 완치 판정을 받았고, 수능 만점을 받아 서울대 의예과에 수석 합격했다.
그는 투병 기간 혼자 공부하는 방법을 익힌 것을 자신의 공부 비법으로 꼽는다. 김씨는 자신의 저서 '스스로 뒤집는 붕어빵 : 수능 만점 김지명의 혼공의 기술'(2021)에서 "병에 끌려다니며 포기하지 말고 그 상황에서 내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 다짐했고, 학원을 가지 못하는 상황도 오히려 나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는 기회라 여기고 혼자 공부하는 습관을 만들려 애를 썼다"고 전했다. 또 "그렇게 혼자 고민하고 노력한 시간들이 쌓여서 하나의 목표를 이룬 지금의 내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No pain, No gain…전교 꼴찌서 수능 만점 신화
2020학년도 수능 만점자 송영준씨가 SBS 출연, 인터뷰를 하고 있다.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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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 꼴등에서 수능 만점을 받는 신화를 쓴 인물도 있다. 2020학년도 수능에서 만점을 받은 김해외고 출신 송영준씨는 고등학교 입학 전 치른 반 편성고사에서 127명 중 126등을 했지만, 수능 시험에서는 전국 1등을 차지하며 대반전의 기적을 이뤄냈다.
그는 자신의 성적 향상 비결로 교과서 위주의 공부라는 답을 내놨다. 송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교과서를 외우다시피 공부하는 것을 우선으로 했었다"며 "모르는 건 5개씩 정리해서 선생님을 찾아봬 질문했다. 하루에 질문만 서른번 넘게 한 적이 있고 그렇게 공부하다 보니 조금씩 실력이 늘어난 게 보이더라"고 말했다.
수험 생활에 지칠 때면 'No pain, No gain'(고통 없이는 얻는 게 없다)을 상기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송씨는 "제 마인드를 대변하는 말은 No pain, No gain"이라며 "내가 힘든 이유는 성장해가는 과정이라 그렇다고 생각해왔다. 공부 동기가 됐다"고 전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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