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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일)

쉬운 수능에 의대 정시 '눈치 전쟁' 예고…"만점자도 탈락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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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수능에 의대 정시 총 모집인원 > 수학 만점자

서울대 '필수' 물리Ⅰ·화학Ⅰ, 만점자 표준점수 낮아

같은 만점이라도 과목 선택 탓에 의대 탈락 가능성

"변환 표준점수, 동점자 기준까지 따지고 지원 결정"

뉴시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정부와 대통령실을 향해 대학의 학사 운영 자율성을 보장하고 내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재조정할 것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문을 3일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우선 지난달 29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학칙상으로 2025년도 1학기에는 의대생들이 의무적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이 관계자가 학칙을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사진은 3일 서울시내 한 의과대학. 2024.11.03. kg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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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평이하게 출제되며 1~2문제만 틀려도 서울 및 수도권 지역 의과대학 합격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탐구 과목 선택에 따라 극단적으로는 만점자도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6일 입시 전문가들은 전날 발표된 수능 채점 결과를 두고 의대 등 최상위권 대학의 합격 점수 차이가 좁아지면서 원서접수철 눈치싸움이 치열해질 수 있겠다고 내다봤다.

시험이 쉬워 평균이 낮아지면 하락하는 최고 표준점수를 지난해 채점 결과와 비교하면, 국어는 150점에서 139점으로 11점, 수학은 148점에서 140점으로 8점 하락했다.

주요 대학은 정시 전형에서 수능 성적 총점을 계산할 때 주로 국어와 수학 표준점수는 성적표 그대로 쓴다.

수능이 쉬워지면서 영역별 만점자와 1등급컷 사이 점수차가 좁아지면 그만큼 대학 간 합격점수 차도 줄어든다.

이 점수차는 국어가 올해 139~131점으로 8점, 수학은 140~131점으로 9점이다. 지난해에는 국어가 17점차, 수학이 15점차로 점수차 범위가 절반 수준이 된 셈이다.

의대를 둔 전국 대학 39곳은 올해 정시 수능위주 전형(정원 내·외)으로 지난해보다 331명 많은 1492명을 뽑는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139점) 획득 응시생은 1055명이고 그 다음인 137점은 1685명(누적 2740등)이다. 수학은 최고점인 140점을 받은 응시생이 1522명이다.

이런 탓에 주요 과목에서 한 두 문제를 틀릴 경우 의대 정시에서 떨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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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2025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 영역별 최고 표준점수는 국어 139점, 수학 140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수능 대비 국어는 11점, 수학은 8점 낮아졌다. 국어를 모두 맞히고 최고점을 얻은 응시생은 1055명으로 지난해 64명 대비 16.5배 늘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대학은 동점자 처리 기준을 세세하게 마련해 놓고 있어 어떻게 하든 합격순위 산정에 문제가 없지만 수험생 입장에서는 불안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만점을 맞아도 의대에 탈락할 수 있는 시나리오도 가능할 수 있다"며 "만점자라도 수도권 의대에 갈수 있을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서울대 의대는 표준점수 총합이 404점은 넘어야 할 듯하고, 나머지 대학은 점수가 1~2점차이로 쭉 내려갈 것"이라며 "점수 차가 전혀 크지 않을 것이라 서울권 의대에서 수험생들의 눈치 작전이 올해 상당히 치열하겠다"고 말했다.

사회·과학탐구에서 어떤 과목을 응시했고, 대학별로 어떤 과목에 가중치를 주는지에 따라 당락이 바뀔 수도 있다.

올해 수능 전 영역 만점자는 11명이다. 지난해 1명보다는 물론 크게 늘었지만 입시 업계의 예상치나 올해 국어, 수학 영역별 만점자 수와 비교하면 무척 적은 게 사실이다.

남 소장은 "지구과학Ⅰ과 생명과학Ⅰ이 어려워져서 그렇다"며 "거꾸로 표준점수가 낮은 물리학Ⅰ·화학Ⅰ을 치른 응시생은 지금 불안할 것이다. 극단적으로 두 과목을 택한 경우 올해 서울대 지원이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리와 화학은 상대적으로 까다롭고 계산을 요하는 문제가 많아 중하위권은 기피하고 최상위권이 주로 응시한다.

특히 올해 정시에서 서울대 의대에 지원하려면 수능 물리학Ⅰ·Ⅱ, 화학Ⅰ·Ⅱ 4과목 중 하나를 반드시 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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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최근 3년간 대학수학능력시험 탐구 영역 과목별 표준점수 추이. (자료=이투스교육평가연구소 제공). 2024.12.05.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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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능에서 지구과학Ⅰ과 생명과학Ⅰ의 만점자 표준점수는 72점, 70점으로 지난해보다 높아졌다.

반면 물리학Ⅰ과 화학Ⅰ의 경우 각각 67점, 65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2점, 4점 하락한 것은 물론 두 과목이 과학탐구 8개 과목을 통틀어 가장 표준점수 최고점이 낮다.

국어 수학에서 1~2점이 아까운데 같은 만점자라도 예컨대 화학Ⅰ을 치른 응시생이 지구과학Ⅰ을 치른 다른 경쟁자와 비교하면 당장 7점을 손해보고 시작하는 셈이다.

게다가 서울대와 고려대를 제외한 서울 지역 다수 대학에서는 정부의 전공자율선택제(무전공) 확대와 맞물려 수능 사회탐구 응시자의 의대 지원도 허용해 둔 상태다.

사회탐구에서 최고 표준점수가 가장 높은 생활과윤리는 77점으로 화학Ⅱ(73점)보다 4점 더 높다.

응시자 수가 가장 많은 사회·문화(69점)과 생활과 윤리를 더하면 146점으로 과학탐구 최다 응시 과목인 지구과학Ⅰ+생명과학Ⅰ(142점)보다 4점을 더 받는다.

남 소장은 "서울권 의대는 무슨 탐구 과목을 선택했는지에 따라 수험생 희비가 너무 엇갈리는 시험"이라며 "승복을 못해 재수하는 아이들도 많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연세대(3%) 등과 같이 의대는 과학탐구에 가산점을 주는 대학도 많고 대학별 변환 표준점수 산출 방식이 나오기 전이라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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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2025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1등급 구분 표준점수는 국어와 수학 모두 131점이었다. 지난해 모두 133점이었고 모두 2점씩 각각 떨어졌다. 영어 영역은 2만8587명이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을 획득해 1등급을 받게 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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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전문가들은 수험생들이 대학별로 발표돼 있는 정시 모집요강을 보다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각 대학이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변환 표준점수 산출 방식과 가산점, 평소에는 가볍게 넘겼던 동점자 처리기준까지 살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정시 원서접수는 31일부터 시작하는데, 우선 수시 전형의 합격자 등록을 이달 27일 오후 10시까지 다 마치고 채우지 못한 인원을 이월해 선발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입시 업계에서는 잇달아 정시 지원 전략 설명회를 연다.

종로학원이 오는 8일 오후 2시 서울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실채점 설명회를 갖는다.

이어 10일 오후 8시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정시 전략 설명회를 열고, 강북청솔학원(11일)과 강남하이퍼학원(14일) 등에서도 대면 설명회를 한다.

메가스터디교육은 오는 15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정시 지원 전략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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