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부뉴스] 데이터로 보는 트럼프 2기 에너지정책1 : 기후 위기에도 '시추'... 트럼프 2기의 환경정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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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이슈를 데이터로 깊이 있게 살펴보는 뉴스레터, 마부뉴스입니다.
엊그제 밤 사이 깜짝 놀랄만한 일이 있었죠.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11시를 기해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이에 따라 계엄사령부가 설치되고 계엄군이 국회에 진입하는 모습이 방송과 유튜브로 생중계되었습니다. 다행히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신속히 의결하면서 계엄이 무산되긴 했지만 과연 이게 21세기 대한민국이 맞는가 하는 '초현실주의적'인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여전히 믿기지 않을 텐데요, 상황을 함께 잘 지켜보도록 하죠.
오늘 마부뉴스에선 4년 전, 국회의사당 무력 점거 폭동이라는 이미 '초현실적인' 사건을 겪어본 미국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당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후보에게 지면서, 선거가 부정선거라고 음모론을 펼쳤고 이에 동조한 일부 지지자들이 국회의사당을 무력 점거했었습니다. 물론 지난 대선 불복 사건을 다루려는 건 아니고, 그런 일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금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앞으로 생길지도 모르는 일을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벌써 미국 대선이 치러진 지 한 달 가까이 지나가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를 꾸릴 사람들이 속속들이 임명되고 있습니다. 특히 환경과 에너지 정책이 얼마나 변할지 많은 사람이 우려하고 있죠. 오늘 마부뉴스에서는 이 지점에 주목해보려고 합니다. 과연 새롭게 꾸려질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미국의 환경 정책은 얼마나 바뀔까요? 오늘 마부뉴스가 독자 여러분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탄소 배출량도 최대, 지구 평균기온도 최고
요즘 날씨가 정말 예년과는 다르다고 느껴지는 순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죠. 추석엔 때아닌 더위가 이어졌고, 수능 한파는 사라지고, 또 그러다가 갑자기 기온이 급감하기도 하고요… 기후변화를 피부로 느끼는 건 우리나라뿐이 아닙니다. 중동부 유럽엔 6개월 치 비가 하루 만에 쏟아지는 폭우로 난리가 났었고, 미국엔 허리케인 헐린이 남동부 지역을 휩쓸었죠. 전 세계 국가들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다 같이 모여 탄소를 줄이겠다고 약속하고 있지만, 상황은 쉽게 나아지지 않고 있어요.
2001년 설립된 Global Carbon Project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파악하고 그 원인을 조사하는 단체입니다. 이 기관에서 집계한 데이터를 보면 1750년부터 2023년까지 국가별로 얼마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데요. 2023년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은 377.9억 톤으로 역대 최고치였습니다.
탄소가 많이 배출된 만큼 당연히 지구 평균기온에도 악영향을 끼쳤겠지요? 주요 기후변화 감시기관이 발표한 지난해 지구의 평균기온 데이터도 심각합니다. EU의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가 발표한 데이터를 살펴보면 2023년 지구는 데이터가 집계된 이래로 가장 뜨거운 해였어요. 2023년 지구 평균기온은 14.98 ℃. 산업화 이전 수준(1850~1900년)과 비교해서 1.48 ℃ 더 높았죠. 작년 전까지는 2016년이 가장 뜨거웠던 해였는데, 2023년이 그걸 갈아치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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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의 온도를 보면 2023년 지구가 얼마나 더 뜨거워졌는지 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위의 그래프를 보면, 연도별로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서 하루하루가 얼마나 더 많이 더워졌는지를 알 수 있는데요. 색이 진할수록 온도차가 더 큰 날이었다는 걸 의미합니다. 빨간색은 1~1.25 ℃도 높았던 날을 의미하고, 더 진한 붉은색으로 표시된 건 1.25~1.5 ℃, 가장 진하고 어두운 색으로 표시된 건 1.5 ℃를 넘겼던 날들입니다.
놀랍게도 지난해엔 365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 ℃이상 높았어요.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서 1년의 모든 날이 1 ℃ 이상 높게 나왔던 해는 2023년이 처음이죠. 그래프를 보면 알겠지만 그중에서도 진한 색으로 표시된 1.5 ℃를 넘긴 날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365일 중 173일, 그러니까 1년의 47.4%가 산업화 이전 대비 1.5 ℃ 넘게 더 더웠다는 거죠. 2019년에도 1년 중 363일이 1 ℃ 이상 뜨거울 정도로 더웠지만, 1.5 ℃를 넘겼던 날은 29일에 불과했어요.
2024년 올해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세계기상기구(WMO)에서 지난 1월부터 9월까지의 지구 평균온도를 계산해 발표했는데,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서 1.54 ℃ 높게 나왔거든요. 우리가 절대 넘어서는 안 되는 온도로 거론하던 1.5 ℃를 초과한 겁니다.
WMO에서는 한 해 1.5 ℃ 초과했다고 해서, 탄소 감축 목표 달성에 실패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아직까지 공식적인 지구온난화 수준을 정의하는 합의 방식이 없는 상황이거든요. 하지만 일반적으로 10년, 20년 가까이 되는 장기간에 걸쳐 평균기온이 1.5 ℃를 넘기게 되면 그때는 정말 상황이 심각한 거겠죠. 물론 WMO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지금 상황을 낙관적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은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더 적극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하기 위해서죠.
핵심은 시추? "Drill Baby Drill" 외치는 트럼프
상황이 도리어 더 심각해지고 있지만 2024년 대선 캠페인 기간에 트럼프는 'Drill Baby Drill'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선거운동에 나섰습니다. 대선 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부터 트럼프가 사용한 'Drill Baby Drill' 슬로건은 문장에서 느껴지듯 석유와 천연가스를 보다 더 많이 사용하고, 그러기 위해선 드릴로 시추를 늘려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사실 이 캠페인은 2008년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사용된 역사와 전통(?)이 담긴 슬로건인데요. 시추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이 슬로건은 공화당의 화석연료에 대한 지지가 담겨있습니다. 2008년 당시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세라 페일린이 토론에서 이 슬로건을 사용해 유명해졌어요. 공교롭게도 당시 부통령 토론 상대후보는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었죠. 민주당과 공화당은 에너지 위기에 대한 대응 방식이 확연히 다릅니다. 민주당은 태양광이나 풍력 에너지 등 재생에너지를 키워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공화당은 미국 내 에너지원 특히 원유와 가스 활용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습니다.
'Drill Baby Drill'은 한동한 공화당의 핵심 캠페인으로 자리 잡다가 2010년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가 나면서 사용 빈도가 뚝 떨어집니다. 2010년 미국 뉴올리언스 남동쪽으로 200㎞ 떨어진 해상에서 딥워터 호라이즌 시추선이 폭발하면서 원유가 유출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이 사고로 유출된 원유의 양이 무려 7억 7,800만 리터에 달하면서 지구 역사상 최악의 환경 재앙으로 기록되기도 했죠. 이 사건 이후 공화당 의원들은 슬로건에서 거리를 두며 피했지만, 2024년에 다시 트럼프가 사용하면서 부활하게 된 겁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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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민 기자 hyemina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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