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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미 “비상계엄, 심각한 오판…한국에 민주주의 강화 공개 촉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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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4일(현지시간)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대담에 참석하고 있다. CSIS유투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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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4일(현지시간) “한국 민주주의 강화를 위해 계속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했고, 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은 윤 대통령이 “심하게 오판”했다고 비판했다.

계엄 철회를 이끌어낸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윤 대통령의 판단에 대해선 불신을 드러냄으로써 추가 행동을 우회적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캠벨 부장관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아스펜전략포럼에서 한국 상황에 대해 “윤 대통령이 심한 오판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캠벨 부장관은 그러면서 “한국에선 계엄령의 과거 경험에 대한 기억이 깊고 (계엄령이) 부정적인 울림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미국 당국자가 동맹국 정상의 행동에 대해 공개 논평하고, ‘오판’이라는 부정적인 색채가 강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캠벨 부장관은 계엄 저지를 위한 한국 시민들의 노력에 대해 말하는 과정에서 계엄에 대해 “매우 불법적(illegitimate)”이라고도 언급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몇 달간 한국은 도전적인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한미)동맹이 절대적으로 견고하다는 것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설리번 보좌관도 이날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대담에서 관련 질문에 계엄 선포가 “깊은 우려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 이후 대통령의 철회 등 진행 경과에 대해서 언급한 뒤 “우리는 한국의 민주적 제도가 제대로 기능하는 것을 보고 싶을 뿐”이라며 “워싱턴을 포함해 모든 곳에서 경고음을 자아낸 극적인 발표 이후 그와 같은 절차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의 민주주의는 강력하고 회복력이 있다”며 “미국은 이것(민주주의)의 지속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계속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한국 카운터파트들과 비공개로 관여할 것”이라고도 했다.

설리번 보좌관이 한국 민주주의 상황에 대해 공개 발언하겠다고 밝힌 것은 미국이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이후 전개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초기부터 ‘민주주의 연대’를 내세우며 한국, 일본과의 양자 동맹 및 한·미·일 협력 강화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돌발 계엄 선포로 한미동맹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계엄군의 국회 활동 진압 시도를 2021년 1월6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의사당 난입사태에 빗대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앞서 숀 사벳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도 국회에 탄핵소추안이 보고된 이후 “우리는 한국 국민이 이번 일을 평화적이고 민주적이며 헌법에 따라 해결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밝혔다.

외교부 대변인실은 이날 “정부는 계엄령 발표 직후부터 한·미간 각급에서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한·미 동맹이 흔들림없이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미국측의 반응을 두고는 “국무부 장관 성명 등을 통해 한국의 민주주의와 굳건한 한·미 동맹을 지지하며 한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바 이는 한·미 동맹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공약을 분명히 하고자 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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