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한국 혼란에, 尹대통령 미래 의문…韓민주주의 힘을 시험"
"군부 독재자 박정희의 전술 연상"…빅터 차 "尹, 핵폭탄을 사용했다"
비상계엄 해제, 지하철역 앞에 놓인 호외 |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외신들은 3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해제 과정을 상세히 보도하며 이번 사태로 한국의 민주주의가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특히 외신들은 윤 대통령이 집권 후 마주해온 위기들을 소개하며 그가 이를 돌파하기 위해 '도박'에 나섰지만 되레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자충수'가 되고 말았다고 분석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이번 사태가 "한국을 혼란에 빠뜨렸고 윤 대통령의 미래에 의문을 제기했으며 한국 민주주의의 힘을 시험했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윤 대통령은 "자신이 먼저 행동을 취하면 상대로부터 선수를 칠 수 있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며 "하지만 그의 움직임은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에서 정상적인 정치활동을 훨씬 뛰어넘어 1960~1970년대에 통치한 군부 독재자 박정희의 전술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가 핵폭탄을 사용했다"는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의 평가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한국 사회에서 "정치적 양극화는 깊게 자리 잡았고, 반대 진영은 서로를 '필멸의 적'으로 간주하게 됐다"며 윤 대통령이 "이런 극단적인 조처를 한 것은 사실 더 깊은 고질병에 대해 말해준다"고도 짚었다.
'불법 계엄 규탄한다!' |
영국 일간 가디언은 "윤 대통령의 '단명한' 계엄령 선포는 바닥난 대중적 인기에 직면한 가운데 실행한 처절한 도박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영국 케임브리지대 일본·한국 프로그램 책임자인 존 닐슨-라이트는 윤 대통령의 행동이 "권위주의적 리더십 스타일에 대한 우파의 강한 향수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보다는 "윤 대통령의 성격이 반영된 것 같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일부 외신은 윤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윤 대통령이 국빈 방미 당시 '아메리칸 파이'를 열창한 장면을 이번 사태와 견주어 언급했다.
'아메리칸 파이' 열창 윤 대통령 모습 사진집에 수록 |
하지만 그가 "극적인 조치로 계엄령을 선포하면서 한국의 민주주의는 위기에 빠졌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향후 회담을 위해 골프 연습을 시작했다고 말했지만, "워싱턴과 백악관을 방문할 기회가 아마 또다시 주어질까? 현재로선 그럴 것 같지 않다"고 관측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윤 대통령이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종종 더 따뜻한 환영을 받기도 했다며 윤 대통령의 '아메리칸 파이' 열창으로 호응받은 사례 등을 언급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윤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 1년 전까지 검사 생활을 한 인물로 "그는 자신을 정치 엘리트의 부패에 영향을 받지 않는 아웃사이더로 위치시켰다"고 짚었다.
하지만 반대자들은 그의 정치적 경험 부족이 북한과 대치한 나라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고, 윤 대통령은 당선 2년 만에 비판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미국 매체 포린폴리시는 "궁지에 몰린 윤 대통령은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특별한 시도로 계엄령을 선포했다"며 "하지만 한국 국회가 만장일치로 이를 거부한 뒤 윤 대통령의 '셀프 쿠데타'는 굴욕적인 실패로 끝났다"고 평가했다.
hrseo@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