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X(엑스·옛 트위터)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전날 밤 비상계엄을 44년 전 신군부의 비상 계엄 당시를 그린 영화 '서울의 봄'과 비교한 패러디가 많았다. 사진 엑스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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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이 해제된 4일 온라인상에선 웃을 수만은 없는 ‘비상계엄 밈(Meme)’이 속출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X’(엑스·옛 트위터)에는 이번 비상계엄을 44년 전 신군부의 5·17 비상계엄 악몽에 빗대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이날 신군부 계엄 당시를 배경으로 한 영화 ‘서울의 봄’ 속 주인공 전두광(배우 황정민)의 얼굴에 윤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뒤 ‘서울의 겨울’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이 패러디 게시글은 오전 10시 기준 좋아요 4000여 개를 받았다.
엑스엔 “미국 트럼프 (당선)됐다고 낄낄대고 있었는데 내 나라에선 비상계엄이 선포됐어”, “앞으로 대체 역사물(역사적 사건·인물을 소재로 한 픽션이나 영화 등 콘텐트)의 개연성 따지는 사람이랑 겸상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자조 섞인 글도 많은 공감을 받았다. 현실에서도 개연성을 따지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는 취지다.
엑스에는 4일 온라인상에서 유명했던 '짤방'을 활용해 비상계엄 국면을 재치있게 표현한 글들이 잇달아 게시됐다. 엑스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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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사이 롤러코스터를 탄 상황이 믿을 수 없어 초(超)현실적으로 느껴진다는 반응도 많았다.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서 한 네티즌은 “진짜 딥페이크 문제 심각한 듯”이라는 글과 함께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긴급 담화 사진을 첨부했다. 그는 “말이 안 되는데 퀄리티(질)가 좋아서 깜빡 속을 뻔했다”며 “영상 만든 사람을 엄벌해야 한다”고 했다. 이 글에는 “딥페이크였으면 좋겠다 진짜”, “만우절 이벤트 맞지?” 등 댓글이 달렸다.
이 사이트에선 국회 계엄 해제 결의안이 가결되기 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악수했던 사진도 회자했다. 이를 두고 “국민이 여·야 협치를 원한다니까 이런 식(계엄 선포)으로 보여주는 건가”, “우리가 잡히면…끝이야” 등 댓글이 달렸다.
한 해외 엑스 이용자는 윤석열 대통령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페드로 카스티요 전 페루 대통령, 예브게니 프리고진 러시아 바그너그룹 지도자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합류하라"고 말하는 합성 사진을 올렸다. 앞선 해외 지도자는 모두 최근 친위 쿠데타를 계획한 의혹을 받거나 실행했다가 실패한 인물들이다. 엑스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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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소식은 해외 커뮤니티에도 빠르게 퍼졌다. 이날 엑스에는 친위 쿠데타를 계획한 의혹을 받거나 실행했다가 실패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페드로 카스티요 전 페루 대통령, 예브게니 프리고진 러시아 바그너그룹 지도자 등의 사진도 올라왔다. 이들이 윤 대통령에게 “합류하라”고 말하는 합성 사진이 주목을 받았다.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선 ‘문자 그대로 1948년’이라는 제목의 풍자만화가 올라왔다. 만화에선 한 여성이 1948년 11월이라고 적힌 달력 곁에 앉아 휴대전화를 보며 “한국엔 계엄령이 선포됐고, 이스라엘은 아랍과 싸우며, 모두가 패배할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미국 대통령이 됐다”고 말한다. 각 국가가 정치적 격랑에 휩싸였던 1948년과 지금의 상황이 겹친 것 같은 현실을 빗댄 것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민들이 표현의 자유같은 민주주의 정신을 체득하고 있기 때문에 주눅들지 않고 분노·슬픔 등 여러 감정을 밈이라는 형태로 승화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문자 그대로 1948년'이라는 풍자만화가 4일 올라왔다. 만화에선 한 여성이 1948년 11월이라고 적힌 곁에서 "대한민국은 계엄령이 선포됐고, 이스라엘과 아랍은 싸우고 있으며, 미국에선 모두가 질 거라고 생각했던 인물이 대통령이 됐다"고 말하고 있다. 레딧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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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기자 lee.youngk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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