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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서울의 봄 아닌 서울의 겨울"…한밤 비상계엄에 '웃픈 밈'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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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X(엑스·옛 트위터)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전날 밤 비상계엄을 44년 전 신군부의 비상 계엄 당시를 그린 영화 '서울의 봄'과 비교한 패러디가 많았다. 사진 엑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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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이 해제된 4일 온라인상에선 웃을 수만은 없는 ‘비상계엄 밈(Meme)’이 속출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X’(엑스·옛 트위터)에는 이번 비상계엄을 44년 전 신군부의 5·17 비상계엄 악몽에 빗대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이날 신군부 계엄 당시를 배경으로 한 영화 ‘서울의 봄’ 속 주인공 전두광(배우 황정민)의 얼굴에 윤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뒤 ‘서울의 겨울’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이 패러디 게시글은 오전 10시 기준 좋아요 4000여 개를 받았다.

엑스엔 “미국 트럼프 (당선)됐다고 낄낄대고 있었는데 내 나라에선 비상계엄이 선포됐어”, “앞으로 대체 역사물(역사적 사건·인물을 소재로 한 픽션이나 영화 등 콘텐트)의 개연성 따지는 사람이랑 겸상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자조 섞인 글도 많은 공감을 받았다. 현실에서도 개연성을 따지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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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에는 4일 온라인상에서 유명했던 '짤방'을 활용해 비상계엄 국면을 재치있게 표현한 글들이 잇달아 게시됐다. 엑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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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사이 롤러코스터를 탄 상황이 믿을 수 없어 초(超)현실적으로 느껴진다는 반응도 많았다.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서 한 네티즌은 “진짜 딥페이크 문제 심각한 듯”이라는 글과 함께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긴급 담화 사진을 첨부했다. 그는 “말이 안 되는데 퀄리티(질)가 좋아서 깜빡 속을 뻔했다”며 “영상 만든 사람을 엄벌해야 한다”고 했다. 이 글에는 “딥페이크였으면 좋겠다 진짜”, “만우절 이벤트 맞지?” 등 댓글이 달렸다.

이 사이트에선 국회 계엄 해제 결의안이 가결되기 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악수했던 사진도 회자했다. 이를 두고 “국민이 여·야 협치를 원한다니까 이런 식(계엄 선포)으로 보여주는 건가”, “우리가 잡히면…끝이야” 등 댓글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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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외 엑스 이용자는 윤석열 대통령을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페드로 카스티요 전 페루 대통령, 예브게니 프리고진 러시아 바그너그룹 지도자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합류하라"고 말하는 합성 사진을 올렸다. 앞선 해외 지도자는 모두 최근 친위 쿠데타를 계획한 의혹을 받거나 실행했다가 실패한 인물들이다. 엑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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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소식은 해외 커뮤니티에도 빠르게 퍼졌다. 이날 엑스에는 친위 쿠데타를 계획한 의혹을 받거나 실행했다가 실패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페드로 카스티요 전 페루 대통령, 예브게니 프리고진 러시아 바그너그룹 지도자 등의 사진도 올라왔다. 이들이 윤 대통령에게 “합류하라”고 말하는 합성 사진이 주목을 받았다.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선 ‘문자 그대로 1948년’이라는 제목의 풍자만화가 올라왔다. 만화에선 한 여성이 1948년 11월이라고 적힌 달력 곁에 앉아 휴대전화를 보며 “한국엔 계엄령이 선포됐고, 이스라엘은 아랍과 싸우며, 모두가 패배할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미국 대통령이 됐다”고 말한다. 각 국가가 정치적 격랑에 휩싸였던 1948년과 지금의 상황이 겹친 것 같은 현실을 빗댄 것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민들이 표현의 자유같은 민주주의 정신을 체득하고 있기 때문에 주눅들지 않고 분노·슬픔 등 여러 감정을 밈이라는 형태로 승화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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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문자 그대로 1948년'이라는 풍자만화가 4일 올라왔다. 만화에선 한 여성이 1948년 11월이라고 적힌 곁에서 "대한민국은 계엄령이 선포됐고, 이스라엘과 아랍은 싸우고 있으며, 미국에선 모두가 질 거라고 생각했던 인물이 대통령이 됐다"고 말하고 있다. 레딧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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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기자 lee.youngk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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