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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데스크컬럼] 국민의 한표가 가져온 참담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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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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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서 유일한 민주주의 국가"라는 국제 사회 평가를 받아온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어제 밤사이 땅바닥에 내팽개쳐졌다.

어느 날과 다를 바 없는 밤이었다. 뉴스는 이즈음 늘 그랬던 것처럼 내년도 예산안 심의 과정의 다툼을 다루고 있었고 정치 브로커의 녹음 파일 내용과 행정 실책을 질책하는 소식이 가득 메우고 있었으며 미국 정부 수장의 교체와 전쟁 등으로 내년도 한국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음에 대한 우려 섞인 내용들이 가득했을 뿐이다.

3일 밤 TV 시청 중 속보로 대한민국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소식이 떴다. 비상계엄 선언 발표 영상 속 대통령은 단호한 목소리와 격한 표현으로 현재의 대한민국 상황이 "풍전등화"인 상황이며 이는 체제를 전복하려는 "종북세력"과 "반국가세력" 때문이라고 했다. 이런 세력들이 행정 주요 요인들을 탄핵하고 예산을 깎아 국가 행정력을 마비시키려 한다며 "우리 국회는 범죄자 소굴"이라고도 했다. 예산이 삭감되어 국가가 마약 소굴이 될 것이라는 협박도 얹어졌다. 밤 10시 30분 경의 일이다.

얼마 가지 않아 계엄사령관이 된 육군참모총장 박아 수는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의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언론은 계엄사령관을 통제를 따라야 한다는 계엄포고령을 발표했다. 위반한 국민을 "처단" 하겠다고 했다.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거나, 전복을 기도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하고, 가짜뉴스, 여론조작, 허위선동을 금한다.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

사회혼란을 조장하는 파업, 태업, 집회행위를 금한다.

전공의를 비롯하여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

반국가세력 등 체제전복세력을 제외한 선량한 일반 국민들은 일상생활에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

이상의 포고령 위반자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계엄법 제 9조(계엄사령관 특별조치권)에 의하여 영장없이 체포, 구금, 압수수색을 할 수 있으며, 계엄법 제 14조(벌칙)에 의하여 처단한다.

국회가 의원들을 비상소집했다. 그러나 이를 예상이도 했던 것처럼 이미 수많은 경찰이 국회를 에워싸고 있었으며 4일 12시 10분경 민주주의 싱징인 국회에 무장한 공수부대원들이 창문을 깨고 진입했다. 이를 저지하기 위한 시민과 국회 보좌진, 기자들이 엉켰다. 동료들로부터 유튜브 시사채널을 운영하는 회사 사무실과 운영자 집에 계엄군이 도착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국회 출입이 통제되자 일부 국회의원들은 모여든 시민들의 도움으로 담을 넘었다. 의결 정족수를 못 채우는 일이 생길까 심장이 타들어 가는 시간들이 흘렀다. 다행히 190명의 국회의원들이 무사히 국회 회의장에 들어와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 시켰다. 이 급작스러운 상황은 단 3시간 만에 종료되었다.

3시간의 급박한 상황은 외신을 타고 전 세계에 실시간 타전되었다. 불안정한 국내 상황에 대한 우려로 환율과 해외 상장 국내 기업 주가들이 요동쳤다. 환율은 한때 1450원을 넘겼고 한국 주요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는 6% 이상 급락했다.

대내외적으로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는 시점의 일이다. 국내 폐업하는 자영업자의 수는 코로나 시기를 이미 넘어섰고 새롭게 들어서는 미국 트럼프 정부는 관세, 방위 부담금을 벌써부터 압박해 오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도우면 보복하겠다고 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은 한국의 예상 경제 상장률 전망치를 지속적으로 낮춰 잡고 있다.

현 정부 들어와 떨어진 국가 신뢰도는 밤사이 바닥을 내려찍었다. 이 전후후무한 사태의 여파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회복 방법은 있을지 의문이다. 무장한 군이 국회에 진입한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며 가슴 졸인 국민들의 충격이 가실 지도 의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던 날 온라인상에서 돌던 글이 떠올랐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선진국 체험 기간이 곧 만료될 예정입니다.

체험 기간 동안 선진 대한민국을
충분히 만끽하셨으리라 생각하며

연장을 원하시면
세상에 눈 돌리지 말고
부릅뜨고 지켜보며 목소리를 내어주시기 바랍니다.

만료 이후에도 재연장은 가능하오니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민주주의 근간인 선거에서 국민의 한표가 어떤 결과를 불러올 수 있는지 똑똑히 목도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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