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 인류무형유산 등재
보편적 음식문화에 담긴 공동체 정신 주목
"장은 집안의 역사와 전통 상징하는 음식"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3일 오후(현지 시간)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개최된 제19차 유네스코 무형유산 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됐다. 사진은 장 담그는 모습. (사진=국가유산청)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고추장, 된장, 간장은 한국인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접하는 매우 보편적인 음식이다. 한식에서 고추장, 된장, 간장을 쓰지 않은 음식을 찾지 않기란 어려운 일이다. 된장, 간장의 경우 일본 등 다른 나라에서도 만들어 먹는다. 그럼에도 유네스코가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를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한 것은 바로 ‘공동체적 정신’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국가유산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 총서는 한국의 장에 대해 “한국인의 일상 음식에 큰 비중을 차지해 왔던 장은 한 집안의 역사와 전통을 상징하는 식품이기도 하다”며 “가족을 기반으로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진 장 담그기는 가족 구성원이 만들고 함께 나누어 먹으면서 집안의 음식 맛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가족 간 공동체적 유대감을 갖게 한다”고 정의했다.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3일 오후(현지 시간)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개최된 제19차 유네스코 무형유산 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됐다. 사진은 한국의 장(된장·고추장·간장). (사진=국가유산청)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유네스코도 이러한 점을 주목했다. 유네스코는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 인류무형유산 등재 결정문에서 “장 담그기는 주로 어머니와 시어머니에서 딸과 며느리로 전해지는 가족 내에서 실천되고 전승된다”며 “지역사회 단체, 학교, 대학에서도 장 담그기를 전승하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장은 가족의 정체성을 반영하며 가족 구성원 간의 연대를 촉진한다”며 “장 담그기 전통은 이와 관련된 문화적 관습을 탄생시켰다”고 부연했다.
정혜경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명예교수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한국의 장은 전통음식의 근간이자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음식”이라며 “유네스코가 이를 세계인이 소중하게 가꿔야 하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한 것”이라고 이번 등재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공장제 제품으로 장을 주로 소비하지만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의 중심엔 온 가족이 함께 장을 만들던 ‘공동체 문화’가 있었다”며 “이번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계기로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과거의 유물이 아닌,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 문화로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3일(현지시간)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열리고 있는 제19차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되자 최응천(오른쪽 두 번째) 국가유산청장이 박상미(가운데) 주유네스코대표부대사 등 정부 대표단이 박수를 치고 있다.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는 공동체의 평화와 소속감을 조성하고, 문화다양성 증진을 인정받아 한국의 23번째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사진=국가유산청)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국가유산청은 2018년 장 담그기 문화를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했다. 이번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계기로 장에 담긴 한국의 정체성과 고유의 문화를 더욱 계승,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장 담그기는 한국인의 음식 문화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왔음에도 보편적 일상 음식이라는 인식 때문에 문화적 가치가 소홀히 여겨졌다”며 “이번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통해 국민이 우리 음식문화에 자부심을 가지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