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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멸종위기 바다거북 잡아먹은 주민들 최후…3명 사망·32명 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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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필리핀 주민들이 먹다 남긴 바다거북 등껍질. 사진 현지 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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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원주민 부족이 멸종위기 동물인 바다거북을 잡아먹은 뒤 식중독에 걸려 3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입원했다.

3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남부 민다나오섬 마긴다나오델노르테주의 한 바닷가 어촌 주민들이 바다거북을 요리해서 먹은 뒤 3명이 사망하고 최소 32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현지 당국이 밝혔다.

원주민 '테두레이' 부족 소속인 주민들은 한 어민이 잡아 온 바다거북을 식초·간장으로 양념하고 채소와 함께 끓이는 필리핀 요리 '아도보'로 만들어 나눠 먹었다고 한다. 이후 주민들은 복통과 구토 증상을 보여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중 숨진 3명은 현지 전통에 따라 즉시 매장됐다.

현지 관리인 아이린 딜로는 BBC에 "문제의 바다거북을 먹은 개와 고양이, 닭의 일부도 죽었다"며 주민들로부터 바다거북의 등딱지 등 남은 부분을 확보해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다거북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 동물로 대다수 국가에서 붙잡거나 죽이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한다. 필리핀도 환경보호법상 바다거북의 사냥이나 식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별미로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바다거북이 '켈로니톡시즘'(chelonitoxism)이라는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섭식에 따른 사망 사건도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잔지바르 자치령 내 펨바섬에서 바다거북 고기를 먹은 주민 9명이 사망하고 78명이 입원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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