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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사설]中 메모리 칩 저가공세, 기술 우위에 한국 생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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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용 메모리 칩 가격이 뚝 떨어졌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1월 PC용 D램 제품은 전달보다 20%, 낸드플래시는 30%가량 떨어졌다. 수요 부진도 있지만 중국산 저가 메모리 칩의 대대적인 공세가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중국의 반도체 기술력은 이른바 레거시 메모리 분야에서 약진하고 있다. 메모리 세계 최강으로 군림해온 한국 반도체에 또 다른 악재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메모리와 비메모리 분야에서 동시에 진행 중이다. SMIC(중신궈지)는 중국을 대표하는 파운드리(수탁생산) 업체다. 메모리는 CXMT(창신메모리), YMTC(창장메모리), JHICC(푸젠진화)가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이들은 파격적인 국가 보조금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지배해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10월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설명자료에서 “메모리 사업은 중국 메모리 업체의 범용(레거시) 제품 공급 확대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차이나 테크의 공습은 반도체 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철강, 석유화학, 조선, 자동차 등 사실상 전 산업이 영향을 받고 있다. 철강의 경우 포스코가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을 45년 만에 폐쇄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석유화학은 업종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자동차도 전기차에 초점을 맞추면 미국 테슬라와 중국 BYD(비야디)가 세계 시장을 양분하는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반도체는 제조업 강국 한국을 상징하는 산업이라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정부는 인재 빼가기를 통한 기술 유출에 제동을 걸 방안은 없는지 살펴보기 바란다. 국회는 주 52시간제 예외를 인정하는 반도체특별법을 한시라도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들이 월등한 기술력으로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는 게 최상의 방안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레거시 제품 시장은 점차 중국이 점유율을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대신 우린 HBM(고대역폭 메모리)과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에서 넘볼 수 없는 기술력을 갖춰야 한다. 미국의 대중 견제에서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생각은 단견이다. 최종 승부는 결국 기술력이 가른다. 과거 한국에 반도체 주도권을 내준 일본이 반면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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