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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자신의 ‘사돈’들을 잇달아 외교 보직에 앉히면서 또다시 ‘족벌 정치’ 논란이 일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외신들이 보도했다. 주말 동안 이틀 연속으로 딸들의 시아버지를 프랑스와 중동 외교 고위직에 앉히자 이해충돌 방지 원칙에 위배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둘째 딸인 티파니 트럼프의 시아버지 마사드 불로스를 아랍 및 중동 수석 고문으로 임명했다. 전날 큰딸 이방카 트럼프의 시아버지인 찰스 쿠슈너를 주 프랑스 미국 대사에 임명한데 이어 두 번째 ‘사돈 임명’이었다. 수석 고문은 미 상원의 인준 절차가 필요치 않지만, 미국 대사직은 상원의 인준이 필요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 트윗을 통해 “마사드는 중동의 평화를 변함없이 지지하는 사람”이라며 “미국과 미국의 이익을 위한 강력한 수호자가 될 것이며 영입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레바논 태생의 불로스는 10대에 텍사스로 이주해 휴스턴 대학을 다녔고 졸업 후 나이지리아에서 자동차 사업에 뛰어들어 현지 오토바이 및 차량 시장을 장악한 거부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WP는 불로스 지명자를 ‘레바논의 자동차 재벌’로 소개하며 “트럼프 당선인의 중동 팀에 전통적 외교적 배경을 가진 사람이 없는 가운데 그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레바논 내 휴전을 미국이 중재해야 하는 아슬아슬한 일에 뛰어들게 됐다”고 평했다. 불로스 지명자는 지난해 대부분을 경합주였던 미시간주에서 아랍계 미국인들의 트럼프 지지를 이끌어 내는데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전날 주 프랑스 미국 대사에 임명된 쿠슈너는 70세의 뉴저지 부동산 개발업자로 트럼프 당선인의 2024년 대선 캠페인에 큰 기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그는 세금 회피, 선거 자금 위반, 증인 매수 등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됐다가 트럼프 당선인의 첫 임기 말에 사면받았다”고 소개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프랑스에서 쿠슈너가 프랑스 대사로 임명된 데 대해 ‘격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프랑스 고위층에서는 체념과 침묵의 경멸이 뒤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며 “그는 프랑스어를 할 줄 모르는 것은 물론, 프랑스도 전혀 모른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전했다.
FT는 “프랑스 대사처럼 인기 있는 자리에는 종종 대통령의 정치적 기부자나 절친이 앉혀지기도 하지만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자와 가족 관계를 지명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과거 이 자리가 벤저민 프랭클린이나 토머스 제퍼슨 같은 사람이 맡았던 자리임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첫 집권 때에도 장녀 이방카에게 백악관 수석 고문을 맡겼고 사위 재러드 쿠슈너에게 고문 및 중동 담당 직책을 줬다.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2024년 대선 캠페인에서 핵심 고문으로 일했다. 차남 에릭 트럼프와 결혼한 라라 트럼프는 공화당 전국위원회 공동 의장으로 일했다. 라라 트럼프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지명자가 인준에 성공할 경우 그를 대신해 플로리다 상원의원이 될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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