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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 (월)

'파국' 기로에 선 내년 예산…野 감액예산안 처리될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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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사과하고 감액예산 처리해야"

野, 배수진 친 채 협상 가능성 제기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시계 제로의 안갯속에 휘말렸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2025년도 예산안 법정 처리기한인 2일에도 민주당 주도 감액수정안에 대해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감액안에 대해 사과하고 철회해야 한다며 협상 불가를 재차 천명했다. 민주당은 예산안에 양보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국민의힘에 맞섰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예결위 날치기 처리에 대해 국민과 정부 여당에 사과하고 감액예산안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며 "예결위 강행처리 후 이를 지렛대 삼아 무리한 야당의 예산 증액 요구 수용을 겁박할 목적이라면 그런 꼼수는 아예 접으라"라고 강조했다.

아시아경제

28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총선 경선 여론조작과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체포동의안이 재적 300인, 가 93표, 부 297표, 기권 5표로 부결되고 있다.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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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이 예산안과 관련해 고자세를 취하는 데는 야당의 압박에 굴하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주면서 민주당 의원들의 지역사업 예산 증액분이 반영되지 않아 지역구에서 비판 여론이 일어날 수 있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호남고속철도, 위례선 등 도로망 건설 사업과 동해 석유·가스전 개발을 위한 ‘대왕고래프로젝트’ 관련 예산 등 지역·국책사업이 대폭 삭감됐다.

민주당은 여당이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을 제시할 경우 추가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당장 민주당은 예산 심사 과정에서 정부·여당의 반대에 막힌 ‘지역화폐’ 관련 예산을 증액하지 못했다. 여당이 수정안을 제시할 경우 야당의 주력 예산을 함께 증액하는 협상에도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민주당은 정부의 특활비·특경비 같은 불요불급한 예산을 삭감하는 대신 민생 예산 확보에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야당이 이처럼 강공한 입장을 취하는 것은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국회의 예산심의권을 되찾고, 내년도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의 단초를 마련하며 지지율이 바닥세를 보이는 윤석열 대통령을 흔들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향후 관건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어떤 결심을 하느냐와 함께 여야의 협상 태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우 의장이 여야 간 협상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면 법정기한에 구애받지 않고 여야 협상을 요구하며 예산안 상정을 뒤로 미룰 수 있다. 민주당 예결위 간사를 맡은 허영 의원은 "오는 10일이 정기국회 마지막 날이니 충분한 협상 시간을 두기 위해 이날까지 기일을 정해서 여야가 협상해서 처리하자 이런 수정 제의를 하실 수 있다"고 말했다. 추가 협상이 열려 있어도 여야가 보다 유연한 태도를 보일지는 두고 볼 일이다. 여당이 수정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민주당 주도의 삭감 예산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도 높다. 이 경우 야당 주도의 예산안 추가 삭감이 이뤄질 수도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민생을 강조하며 여당의 예산안 협의를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대구에서 진행한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제성장이 멈추고 내수가 침체되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정책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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