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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 (월)

‘김건희 특검’에 묶여 ‘野 11월 위기설’ 그냥 흘려보낸 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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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1심 당선무효형에도 尹 지지율 10%대
"김 여사 특검 선제적 수용하면 30% 지지율 회복도 가능"
"한동훈 당원 게시판 논란, 이준석 축출 논란 연상시켜"
한국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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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해 여권이 촉각을 곤두세웠던 '야권 11월 위기설'이 어느새 지나갔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아직 10%대에 고착돼 있고, 여당 또한 기대와 달리 별다른 소득을 얻어내지는 못했다. 반사이익에만 기대어 김건희 여사 리스크 해법 도출 등 쇄신을 도외시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1심 당선무효형에도 尹 지지율 10%대


여권을 중심으로 제기된 야권 11월 위기설은 이 대표의 지난달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25일 위증교사 혐의 사건 판결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선고 결과에 따라 이 대표의 정치적 생명에 얼마든지 위협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당선 무효와 피선거권 10년 박탈에 해당하는 중형(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며 거센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한 달 전과 같은 19%(지난달 28일 한국갤럽 기준)에 머무르고 있다. 국민의힘 지지율 역시 32%로 한 달 전과 별반 차이가 없다. 여권에 반사이익이 거의 없었다는 뜻이다. 여기에 위증교사 혐의 사건은 예상 밖 무죄 판결로 그나마 남아 있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1일 본보 통화에서 "윤 대통령의 지난달 7일 사과 기자회견 이후, 가시적인 쇄신 움직임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김 여사가 해외순방에 따라가지 않은 것을 제외하면 국민들 보기에 '바뀌었다' 싶은 것이 하나도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대통령실과 내각 인적 쇄신은 진전이 없고, 한동훈 대표가 주도해 당내 합의를 이끈 조건 없는 특별감찰관 추천 및 임명은 현재까지도 여야 협상 테이블에서 최우선 과제로 다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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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4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페루와 브라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기 위해 공군 1호기에 오르고 있다. 당시 순방에 김건희 여사는 동행하지 않았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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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특검 선제적 수용하면 30% 지지율 회복도 가능"


무엇보다 윤 대통령 부정 평가 이유 1, 2위를 다투는 김 여사 문제에 대한 해법이 나오지 않고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김 여사 특검과 채상병 특검을 선제적으로 수용하면 30%대 지지율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야당 특검안에 위헌적 요소가 있다면 그런 요소를 제거한 자체 특검안을 내면 되는데 그러지 않는 것은 (결국) 쇄신 의지가 없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 큰 문제는 여당 내에서도 관련 논의는 씨가 말랐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 특검에 대해 "대통령과 여당이 반대하는 특검을 임명한다는 것 자체가 헌법에 반하는 발상"이라고 완강한 반대 의사를 드러낸 이후, 논의 시도 자체는 보이지 않는다. 친윤계를 중심으로 "특검은 곧 탄핵"이라는 주장만 반복할 뿐이다.

당 지도부 인사는 "윤 대통령이 '절대 안 된다'는데 한 대표가 먼저 얘기를 꺼내는 것은 당 분열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현역 의원 중 유일하게 제3자 추천 방식의 김 여사 특검을 공개 찬성한 안철수 의원조차 법안 발의를 주저하는 것은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다. 다만, 엄 소장은 "내년이 되면 2026년 지방선거를 한 해 앞두고 여당 내에서 김 여사와 채상병 특검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경쟁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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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오후 지난 폭설 때 지붕이 무너진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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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당원 게시판 논란, 이준석 축출 논란 연상시켜"


'당원 게시판 논란'도 여권의 지지율 상승 동력을 꺾어버린 요인 중 하나다. 한 대표 가족 명의로 윤 대통령 부부 비판 글이 여럿 올라왔다며 친윤석열계가 한 달 가까이 한 대표에게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모습에 지지자들이 등을 돌렸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22년 이준석 당시 대표가 사실상 축출된 과정이나, 2023년 전당대회에서 비윤석열계 후보를 주저앉히기 위해 친윤계 의원들이 연판장을 돌린 사건 등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친윤계가 한 대표를 끌어내리려고 하는 것이 눈에 보이는데 대통령 지지율이 오르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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