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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관세 엄포’에 미국 날아간 트뤼도…트럼프 달래기 나서는 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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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근심 가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러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를 방문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호텔 로비를 나서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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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발언 나흘 만에 집 방문
트럼프 당선 후 첫 정상 회동
‘관세 철회’ 언급은 안 나와
멕시코도 국경 문제 등 고심

트럼프, 이번엔 브릭스 겨냥
“달러 패권 도전 땐 관세 1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캐나다에 25% 관세 부과를 예고한 이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 있는 자택에 찾아온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국경 문제 대응 등을 논의했다. 양측은 회동 이후 “생산적 논의”(트럼프), “협력을 기대한다”(트뤼도)고 밝혔지만 ‘관세 위협’ 철회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트뤼도 총리와 전날 “불법 이민의 결과로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펜타닐과 마약 위기, 미국 노동자들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공정한 무역 합의, 미국의 캐나다에 대한 대규모 무역 적자 등 양국이 해결을 위해 협력해야 하는 여러 중요한 주제들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뤼도는 이 끔찍한 미국 가정 파괴 문제를 끝내기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3시간여 진행된 만찬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북극, 중국, 중동, 미·캐나다 송유관 사업 등 다방면의 이슈가 논의됐다고 전했다. 트뤼도 총리는 SNS에서 만찬 회동에 사의를 표하며 “우리가 다시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서 캐나다 측은 국경 업무를 총괄하는 내무장관과 총리 비서실장이, 트럼프 측은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와 더그 버검 내무장관·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 등이 각각 배석했다.

트뤼도 총리가 마러라고로 달려간 것은 트럼프 당선인이 SNS에서 취임 첫날 캐나다·멕시코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엄포를 놓은 지 불과 나흘 만이다. 캐나다가 전체 수출의 약 70%를 미국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차기 미국 대통령에게 고개 숙이는 모습을 연출해서라도 관세 공약 철회를 설득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대선 이후 트럼프 당선인과 회동한 외국 정상은 그가 처음이다. 트뤼도 총리는 회동에 앞서 “트럼프가 이런 발언을 할 때는 이를 실행할 계획을 하고 있음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관세 위협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음을 드러냈다. 다만 회담 이후 트럼프 당선인은 관세 계획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무역 합의와 미국의 무역적자 문제를 새로 거론한 데서 보듯, 관세를 무기로 캐나다를 추가 압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발 관세 위협이 현실화하면서 각국 정부는 대응에 부심하고 있다. 캐나다와 함께 25% 관세 엄포의 표적이 된 멕시코도 국경 문제 협력을 약속하는 한편, 중국과 거리를 두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트럼프 달래기’에 나섰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보복 관세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달러 외 통화 결제를 모색하고 있는 신흥경제국 연합체인 브릭스(BRICS)를 겨냥해 관세 부과를 경고했다. 그는 “이들 국가가 새 브릭스 통화를 만들거나 미국 달러를 대체할 다른 통화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기를 요구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100% 관세에 직면하고 훌륭한 미국 경제 내의 활동과 작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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