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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은퇴하고 '노추' 될 겁니까? 자식에 이 돈은 꼭 받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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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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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에서 사장까지 했던 A씨.

높은 연봉에 좋은 대우를 받으며 윤택하게 살던 그는 은퇴 후 불면증에 걸렸다. 수입은 없는데 부모 봉양, 자식 걱정에 잠이 오지 않았다. 퇴임 후에도 사장으로 살 때의 생활 수준을 유지하려니 ‘가랑이가 찢어지는 듯’했다. 은퇴 전과 후의 격차에서 오는 우울이 A씨를 사로잡았다.

A씨는 상담전문가를 찾았다. 장성숙(70) 극동상담심리연구원 소장. 칼날처럼 정확하고 매섭게 조언해 ‘장칼’이라 불린다. 가톨릭대 심리학과 명예교수이기도 한 그는 한국인의 특성에 맞는 ‘현실 역동 상담’을 정립했다. 과거의 상처를 끄집어내기보다 현재에 직면한 문제에 직접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A씨의 고민을 들은 장 소장은 단호하게 말했다.

“이제 사장직은 끝났으니, 긴축 생활로 전환하세요.”

“그게 쉽지 않아요…. 아내가 생활 수준을 유지하고 싶어합니다.”

“아내 핑계 대지 말고 잘 생각해봐요. 본인이 내려놓지 못한 게 아닌지. 당신이 특권을 갖고 태어난 게 아니잖아요. 세상이 나를 따라오지 않아요. 내가 세상을 따라가야지.”

장 소장의 서릿발 같은 조언에 A씨는 뒤통수가 얼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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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숙 소장은 은퇴 후 명예 ·체면 ·권력을 내려놓고 나를 낮추면 더 존경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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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간 9만 명. 장 소장이 지금까지 상담으로 만난 사람이다. 그중 A씨처럼 은퇴 후 우울과 불안을 호소하며 찾아오는 사람이 매년 늘고 있었다. 특히 ‘현역’ 때 높은 직급까지 올라갔거나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던 사람일수록 정신적 타격이 컸다. 장 교수는 노여움·괘씸함·고립감이 은퇴한 중·장년 층의 마음을 곪게 한다고 했다.

“은퇴하면 가치관의 ‘대전환’이 필요해요. 그걸 모르면 더 비참해질 수 있어요.”

Q : 은퇴자들의 가장 큰 고민이 무엇인가요?

A : 은퇴하고 2~3년은 너무 좋아요. 여행도 다니고 해방감을 만끽하죠. 그런데 그 기간이 지나잖아요? 우울증을 겪는 사람이 부지기수예요. 특히 사회적으로 고립됩니다. 직장 떠나면 불러주는 사람이 없어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누가 나를 좋아하고 지지해줄 때 살맛이 나거든요. 회사에 다닐 때는 ‘회사 이름’이나 ‘직급’ 때문에 나를 찾는 사람이 있어요. 회사 나오면? ‘얄짤’없어요. 그래서 은퇴 직후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지요. 자신을 대단하게 여겼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아 소외감·무력감·분노에 시달립니다. 수입이 줄어드니까 ‘더는 가치가 없나?’ 싶고.

Q : 자존감이 낮아지는군요.

A : 과거에 직위가 있고 잘난 사람이 은퇴하고 적응하는 데 더 어려움을 겪는 것 같아요. 저는 이렇게 조언합니다. “생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그래야 내가 살아요. 좋든 싫든 인생에는 정점이 있다는 것을 먼저 인정하세요. 정점이 지나면 과거의 영광을 내려놓아야 해요. 특히 ‘척심’을 버려야 해요. 잘난 척, 있는 척, 알은척하고 젊은 사람처럼 자기를 과시하거나 뭔가 움켜쥐려 하면 ‘욕심 사납다’ ‘노추다’ 이런 말을 들을 수 있어요.

Q : 생각을 어떻게 전환하면 될까요?

A : 베풀고 헌신하는 삶으로 방향을 바꿔보세요. 그동안 잘살았던 것, 누렸던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꺼이 나를 낮춰야 해요. 하심(下心)이라고 하죠. 그러면 더 존경받을 수 있어요. 세상의 이치는 희한하게도 내려놓으면, 거꾸로 더 대접받습니다.

Q : 그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내려놓을 수 있나요?

A : 한 중년 여성이 “남편이 주식으로 큰 빚을 져서 집을 날렸다”며 찾아온 적이 있어요. 좁은 집으로 이사 가면서 최소한의 물건만 들고 갔는데 우울할 줄 알았대요. 그런데 살림이 줄어드니까 그렇게 자유롭더래요. 내가 왜 이렇게 번잡스럽게 다 끌어안고 살았나, 물건 없이 사니 너무 쾌적하고 즐겁다. 비워가는 재미를 알아야 해요. 어차피 죽을 때 못 가져가요. 그동안 욕심부리고 살았지만 ‘죽을 때는 깃털처럼 가볍게 죽자’라고 목표를 세워 보는 거 어때요? 멋있지 않나요?

Q : 노후에 가장 두려운 것이 ‘노후 파산’입니다. 특히 성인 자녀를 뒷바라지하다 노후 준비를 못 하는 부모가 많은데요.

A : 이 이야기는 꼭 하고 싶습니다. 그만큼 심각해요. 30~40대에도 독립하지 못한 자식을 뒷바라지하다 함께 망하는 부모가 많습니다. 나도 망하고 자식도 망치는 길이에요. 부모도 자녀로부터 독립해야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부모는 자녀 교육비라면 무계획적으로 쏟아부어요. 지금 젊은이들이 불안정한 건 맞지만, 그만큼 ‘자립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필요해요. 대학 졸업하면 내보내는 걸 원칙으로 삼으세요.

(계속)



특히 장 소장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자식에게 '이 돈' 만큼은 반드시 받아내라고 강조 하는데요. 은퇴 후 '노추'로 살지 않는 법, 자식 때문에 노후 파산하지 않는 비책. 아래 링크에서 남은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은퇴하고 ‘노추’ 될 겁니까? 자식에 이 돈은 꼭 받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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