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풍향계] 정기선·구형모…80년대생 '오너가 3·4세' 시대
[앵커]
한 주간 기업 최고 경영자들의 동향을 살펴보는 시간이죠.
'CEO풍향계'입니다.
이번 주 주목을 받은 CEO는 누구일까요.
또 어떤 행보를 보였을까요.
[기자]
이번 주 CEO풍향계, 오너가 3·4세이자 '재벌집 첫째아들'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먼저 HD현대의 정기선 수석부회장입니다.
정 수석부회장은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손자이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그러니까 오너가 3세인데요.
지난해 11월 부회장이 됐는데, 딱 1년 만에 수석부회장 자리에 올랐습니다.
1982년생, 밀레니얼 세대인 정 수석부회장은 2009년 현대중공업에 대리로 입사한 이후 조선 분야 기술개발에 집중해왔습니다.
STX중공업을 인수하면서 소형부터 대형 선박 엔진에 친환경 엔진 기술까지 보유하게 됐습니다.
재계 안팎에서는 현재 전문경영인인 권오갑 회장이 이끄는 HD현대의 오너 경영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정 수석부회장이 새로운 경영 성과를 보여주며 성공적으로 세대교체를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해 보겠습니다.
최근 연말 인사에서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을 했는데요.
1987년생, 상당히 젊은 나이에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습니다.
LX그룹은 지난 2021년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범LG가입니다.
구 사장은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구인회 창업 회장의 증손자입니다.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오너가 3세라면, 구 사장은 오너가 4세인 거죠.
구 사장은 2022년 12월, LX홀딩스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신생 계열사 LX MDI의 초대 대표이사를 맡은 바 있습니다.
LX MDI는 그룹 차원의 미래 준비를 위한 경영개발원 역할을 하는데요.
재계에서는 이미 2대 주주가 된 구 사장의 그룹 내 위상은 물론 영향력도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룹 전반에 대한 이해를 다지고 경영 보폭을 넓혀나가면서 LX그룹의 승계 작업이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다음으로 저희가 주목한 CEO는 포스코의 장인화 회장입니다.
요즘 포스코 상황을 보면, 말 그대로 '사면초가'의 위기 상황을 맞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포스코의 실적 악화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중국산 저가 철강의 물량 공세에 '엔저'로 인한 일본산 철강의 가격 경쟁력 강화 등 악재가 많은 게 사실이죠.
가뜩이나 글로벌 철강 수요가 줄었는데, 우리 기업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상황이니까요.
이런 상황을 타개하겠다며 지난 3월 회장 자리에 올랐는데, 당시 장 회장의 취임 일성은 "철강 사업의 초격차 경쟁 우위를 회복하겠다" 이거였습니다.
하지만 2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의 반토막이 나는 등 경영 악화는 바닥을 모른 채 계속되고 있습니다.
동일한 공장에서 2주 간격으로 벌어진 화재 사고도 있었죠.
최근 임원과 직책자들에게 메일을 보내 근무 기강을 강조했습니다만, 안전 불감증에 대한 우려는 좀처럼 가시지 않는 모습입니다.
공장 재가동을 서두르느라 무리하게 조치한 것 아니냐는 거죠.
여기에 창사 이후 첫 파업 움직임까지, 취임 첫해부터 악화 일로를 걷게 된 장 회장이 사실상 첫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고 할 수밖에 없을 텐데요.
과연, 리더십을 발휘해 약속한 대로 초격차 경쟁 우위를 회복할 수 있을지 지켜보겠습니다.
이번 주 CEO풍향계의 마지막을 장식한 곳,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곳이죠.
바로 우리금융지주의 임종룡 회장입니다.
한숨 돌린 걸까요.
아니면 폭풍전야일까요.
함께 살펴보시죠.
수백억원대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장본인인 손태승 전임 회장을 넘어 조병규 우리은행장까지 번지면서 타격이 커지고 있는데요.
조 행장이 연임 포기를 선언한 가운데, 손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습니다.
사실 검찰의 우리은행 본점 압수수색 대상에 임 회장과 조 행장 사무실이 포함됐고, 조 행장은 피의자가 되면서 검찰 수사가 현 경영진을 향한다는 관측이 많았죠.
그래서 다음 수순은 임 회장일 것으로 예상됐던 만큼 일단 한숨은 돌린 모양새입니다.
다만, 금융감독원이 정기 검사 기간을 연장한 점, 또 25억원 편법 대출 등 반복되는 금융사고까지 겹치면서 임 회장을 향한 퇴진 압박의 불씨는 아직 남아있다는 관측도 여전해 향후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영 전면에 나선 오너가 3·4세들, 물론 일선에서 경험을 쌓으며 경영 수업을 받아 세대교체를 이룰 수도 있겠죠.
하지만 국민들이 기억하는 건 빙그레 3세 김동환 사장의 폭행, 한진가 조현아 사장의 땅콩 회항 등 굵직굵직한 일탈인 것이 사실입니다.
여기에 미 대선에서 트럼프만큼 주목받은 일론 머스크가 주는 메시지도 새겨봐야 할 겁니다.
자수성가의 아이콘이자 혁신과 도전의 상징인 이런 CEO가 우리는 왜 더 이상 나오지 않는지 말입니다.
앞으로는 제2의 카카오, 넥슨 같은 기업들도 소개할 수 있길 기대하면서 이번 주 CEO 풍향계, 여기서 마칩니다.
성승환 기자 (ssh82@yna.co.kr)
김주영 기자 (ju0@yna.co.kr)
#CEO풍향계 #정기선 #구형모 #장인화 #임종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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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주간 기업 최고 경영자들의 동향을 살펴보는 시간이죠.
'CEO풍향계'입니다.
이번 주 주목을 받은 CEO는 누구일까요.
또 어떤 행보를 보였을까요.
성승환, 김주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이번 주 CEO풍향계, 오너가 3·4세이자 '재벌집 첫째아들'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먼저 HD현대의 정기선 수석부회장입니다.
최근 승진하면서 '경영 대권'을 물려받기 위한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정 수석부회장은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손자이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그러니까 오너가 3세인데요.
지난해 11월 부회장이 됐는데, 딱 1년 만에 수석부회장 자리에 올랐습니다.
1982년생, 밀레니얼 세대인 정 수석부회장은 2009년 현대중공업에 대리로 입사한 이후 조선 분야 기술개발에 집중해왔습니다.
2016년 선박 정비나 개조 등을 전문으로 하는 HD현대마린솔루션을 출범시켰고요.
STX중공업을 인수하면서 소형부터 대형 선박 엔진에 친환경 엔진 기술까지 보유하게 됐습니다.
재계 안팎에서는 현재 전문경영인인 권오갑 회장이 이끄는 HD현대의 오너 경영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정 수석부회장이 새로운 경영 성과를 보여주며 성공적으로 세대교체를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해 보겠습니다.
다음 '재벌집 첫째아들', LX그룹의 구형모 사장입니다.
최근 연말 인사에서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을 했는데요.
1987년생, 상당히 젊은 나이에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습니다.
LX그룹은 지난 2021년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범LG가입니다.
구 사장은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구인회 창업 회장의 증손자입니다.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오너가 3세라면, 구 사장은 오너가 4세인 거죠.
구 사장은 2022년 12월, LX홀딩스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신생 계열사 LX MDI의 초대 대표이사를 맡은 바 있습니다.
LX MDI는 그룹 차원의 미래 준비를 위한 경영개발원 역할을 하는데요.
재계에서는 이미 2대 주주가 된 구 사장의 그룹 내 위상은 물론 영향력도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룹 전반에 대한 이해를 다지고 경영 보폭을 넓혀나가면서 LX그룹의 승계 작업이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다음으로 저희가 주목한 CEO는 포스코의 장인화 회장입니다.
요즘 포스코 상황을 보면, 말 그대로 '사면초가'의 위기 상황을 맞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포스코의 실적 악화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중국산 저가 철강의 물량 공세에 '엔저'로 인한 일본산 철강의 가격 경쟁력 강화 등 악재가 많은 게 사실이죠.
가뜩이나 글로벌 철강 수요가 줄었는데, 우리 기업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상황이니까요.
이런 상황을 타개하겠다며 지난 3월 회장 자리에 올랐는데, 당시 장 회장의 취임 일성은 "철강 사업의 초격차 경쟁 우위를 회복하겠다" 이거였습니다.
하지만 2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의 반토막이 나는 등 경영 악화는 바닥을 모른 채 계속되고 있습니다.
동일한 공장에서 2주 간격으로 벌어진 화재 사고도 있었죠.
최근 임원과 직책자들에게 메일을 보내 근무 기강을 강조했습니다만, 안전 불감증에 대한 우려는 좀처럼 가시지 않는 모습입니다.
공장 재가동을 서두르느라 무리하게 조치한 것 아니냐는 거죠.
여기에 창사 이후 첫 파업 움직임까지, 취임 첫해부터 악화 일로를 걷게 된 장 회장이 사실상 첫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고 할 수밖에 없을 텐데요.
과연, 리더십을 발휘해 약속한 대로 초격차 경쟁 우위를 회복할 수 있을지 지켜보겠습니다.
이번 주 CEO풍향계의 마지막을 장식한 곳,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곳이죠.
바로 우리금융지주의 임종룡 회장입니다.
한숨 돌린 걸까요.
아니면 폭풍전야일까요.
함께 살펴보시죠.
수백억원대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장본인인 손태승 전임 회장을 넘어 조병규 우리은행장까지 번지면서 타격이 커지고 있는데요.
조 행장이 연임 포기를 선언한 가운데, 손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습니다.
사실 검찰의 우리은행 본점 압수수색 대상에 임 회장과 조 행장 사무실이 포함됐고, 조 행장은 피의자가 되면서 검찰 수사가 현 경영진을 향한다는 관측이 많았죠.
그래서 다음 수순은 임 회장일 것으로 예상됐던 만큼 일단 한숨은 돌린 모양새입니다.
다만, 금융감독원이 정기 검사 기간을 연장한 점, 또 25억원 편법 대출 등 반복되는 금융사고까지 겹치면서 임 회장을 향한 퇴진 압박의 불씨는 아직 남아있다는 관측도 여전해 향후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영 전면에 나선 오너가 3·4세들, 물론 일선에서 경험을 쌓으며 경영 수업을 받아 세대교체를 이룰 수도 있겠죠.
하지만 국민들이 기억하는 건 빙그레 3세 김동환 사장의 폭행, 한진가 조현아 사장의 땅콩 회항 등 굵직굵직한 일탈인 것이 사실입니다.
여기에 미 대선에서 트럼프만큼 주목받은 일론 머스크가 주는 메시지도 새겨봐야 할 겁니다.
자수성가의 아이콘이자 혁신과 도전의 상징인 이런 CEO가 우리는 왜 더 이상 나오지 않는지 말입니다.
앞으로는 제2의 카카오, 넥슨 같은 기업들도 소개할 수 있길 기대하면서 이번 주 CEO 풍향계, 여기서 마칩니다.
성승환 기자 (ssh82@yna.co.kr)
김주영 기자 (ju0@yna.co.kr)
#CEO풍향계 #정기선 #구형모 #장인화 #임종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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