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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함영철 대표 "내년 싸이월드 재런칭...싸이감성 되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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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철 투바이트 대표. 사진=투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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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싸이월드가 새로운 이야기를 안고 돌아옵니다."

함영철 투바이트 대표는 올 여름 이후 말 그대로 숨가쁘게 달려왔다. 9월 초 싸이월드 인수를 목표로 싸이컴즈를 설립했다. 10월에는 코스닥 상장사 소니드 신임 대표로 취임했다.

함 대표는 "4년 전 게임 스타트업으로 투바이트를 처음 창업했을 때나 싸이월드 사업 인수 과정 모두 낯설고 어려운 도전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대학시절부터 즐겼던 싸이월드를 제 손으로 재런칭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고 기쁘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IT로 복귀하게 된 함 대표는 "다음(Daum) 포털에서의 큰 경험을 살려 글로벌 IT- 게임 기업으로 더 크게 도약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를 경기 평촌의 사옥에서 만나봤다.

■ 게임 개발에 이어 "싸이월드 IP 보태 콘텐츠 산업으로 직진"

Q. 2020년 설립된 투바이트를 간단하게 설명해달라.

A. 투바이트는 펄어비스과 다음게임에서 '검은사막' 글로벌 퍼블리싱 성공 경험을 보유한 핵심 멤버들이 2020년 5월 설립, 게임 글로벌 서비스 아웃소싱으로 시작하여 글로벌 퍼블리셔로 성장하는 스타트업이다. 회사 이름은 한글 한 글자가 유니코드 2bytes 크기라고 알려져 있는 것에 착안해 만들었다.

Q. 싸이월드 사업권과 자산 인수로 눈길을 끌었다.

A. 맞다. 싸이커뮤니케이션즈(이하 싸이컴즈)는 9월 초 기존 싸이월드제트로부터 싸이월드 사업권과 자산 인수를 마무리했다. 싸이컴즈는 싸이월드 사업을 위한 특수목적 회사다. 싸이월드 인수를 위해 9월 초에 설립됐다. 투바이트와 함께 IT와 게임 사업으로 확장해 나갈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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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철 투바이트 대표. 사진=투바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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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상장 회사를 인수한 배경과 콘텐츠 회사로서 어떤 유리한 점이 있는가?

A. 투바이트를 창업한 지 4년 넘어가면서 게임 쪽 고객사들에서 매출을 일으키면서 자체 게임도 만들고 있었다. 글로벌 향으로 모바일 퍼즐게임 및 PC 전략게임도 만들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올해 시장 환경이 보니까 비상장사 입장에서 개발 비용을 계속 투입하는 것이 만만치 않더라.

그러던 중 소니드를 만나 M&A 협상을 했고, 제가 대표이사로 취임함에 따라 글로벌 IT-게임사로 어떻게 피봇해 나갈지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

■ 싸이월드 최초 모토인 '사이좋은 사람들'의 세련된 부활 프로젝트 시동

Q. 추억 속 싸이월드의 IP(지적재산권) 파워를 인정한다. 하지만 부활을 위한 시도가 한 번 좌절되었다. 과연 재런칭 리스크를 생각하지 않았나?

A. 맞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 복원 등의 과정에서 쉬운 프로젝트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싸이월드가 가진 강력한 브랜드 자산과 레트로 열풍을 고려했을 때,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저 역시 대학 시절 싸이월드를 애용했던 사용자로서, '싸이감성'과 브랜드 파워를 잘 이해하고 있다. 핵심은 과거의 감성을 현대적인 서비스로 재해석해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다.

Q. '싸이감성'이라고 표현했다. 좀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A. 기획자 관점에서 보면 현재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같은 플랫폼이 대세지만 글로벌 소셜 플랫폼들은 '나만의 공간' 느낌보다는 미디어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서로 닮아가는 것 같다. 이에 반해, 싸이월드는 개인화된 공간과 개성을 중시하는 독창적인 소셜 플랫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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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티저 사이트. 사진=싸이월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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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주목하는 것도 싸이월드만의 개성이다. 비슷한 플랫폼과 콘텐츠에 대한 피로도의 영향인지 최근 네이버 블로그 월 방문자수도 다시 200만에서 300만으로 지표가 올라가고 있다고 한다. 이런 '나만의 공간'은 싸이월드가 '원조'가 아닐까 싶다.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는 플랫폼 기반의 소셜게임 비즈니스가 약하다. 페이스북의 경우 해외서는 HTML5 기술 기반 소셜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안된다. 최근에는 텔레그램에서도 미니 게임이 급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카카오, 네이버 등 플랫폼 기업들은 자사가 보유한 카카오톡, 네이버 포털을 활용한 게임 사업을 진행하진 않고 있다.

이 점에서 싸이월드에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봤다. 기존 법인이 보유한 이용자 개인 데이터는 모두 싸이컴즈에 이관됐다. 싸이월드 자산인 3200만 명의 회원과 170억 건의 사진 데이터가 저장되어 있다.

이를 기반으로 '원조 감성'을 유지하면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마이룸과 클럽 서비스를 제공하되, 소셜 게임과 같은 현대적 요소를 더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12월 중 새로운 로드맵을 발표하니 기대해주시면 좋겠다.

■ 새로운 싸이월드, 다음 출신 전문가들의 최종 리부트 프로젝트

Q.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

A. 한 번 재런칭했던 프로젝트라 '기대반 우려반'이었다. 주변에서 다시 기대한다라는 적지 않은 반응도 받았다. 기대한 이들에게 저희가 대답한 것은 '다음 출신 전문가들의 최종 리부트 프로젝트'라는 의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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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새 출발을 선언한 티저사이트. 사진=싸이월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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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다음 출신 옛 동료들은 "네가 하면 괜찮을 것 같다", "살려줘서 고맙다", "제 싸이월드를 살려줘요", "와 정말 부활하는가" 등의 댓글들을 달면서 적극 지지해줬다. 그들을 위해 되새긴 것도 있다.

싸이월드 서비스 기획 요소가 '너무 달라지면 적응을 못하고, 너무 옛날과 같으면 올드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예전에 좋았던 감성은 살려내고, 지금 트렌드를 맞춰 편하게 쓸 수 있는 것이 숙제다. 익숙함을 설레는 낯설음으로 만들고, 새로운 것을 익숙한듯 편안하게 만드는 작업을 열심히 고민하면서 이 가운데서 줄타기를 하며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Q. '다음 출신 전문가들의 최종 리부트 프로젝트'라는 말이 신선하다. 함 대표의 경력 중 소셜부문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것 같다. 이력을 간단하게 설명해주면?

A. 저는 한성과학고를 졸업해 포항공과대학교 산업공학과 중퇴하고 대학(고려대)서 신문방송을 전공했다. 저는 완전한 이과도 완전한 문과도 아니다. 신문방송학과에 재학중일 때 중앙일보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기획기사를 받는 탐사보도전을 했는데 거기서 1등을 했다. 덕분에 중앙일보에서 2개월 인턴 기자도 했었다.

이후 다음에 입사해 뉴스와 아고라 기획을 맡았다. 그 때 2006~2007년에는 한 달에 100만 이상이 방문했다. 그때는 지금과 다르게 포털 메인 페이지에 뉴스 기사를 서비스 담당자들이 올렸는데, 팀 담당자들의 정제된 토론을 거쳐 메인으로 기사를 올리는 일을 하면서 서비스 공급자로서 여론이 모이는 과정을 지켜보고 배웠다.

또한 넥슨에서 소셜게임 '넥슨별' 기획, 다음 게임에서 퍼블리싱 본부장, 펄어비스에서 '검은사막' 글로벌 사업 총괄을 맡으면서 소셜에 대해서 경험치를 쌓았다고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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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어비스 사업실장으로 '검은사막 모바일'을 런칭할 때의 함영철 대표 사진=게임톡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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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함 대표와 함께 새로운 싸이월드를 만드는 사람들을 알고싶다.

A. 싸이컴즈에는 다음과 카카오게임즈에서 활약했던 경험 많은 인재들이 참여하고 있다. 최고프로덕트책임자(CPO) 박유진은 다음과 카카오게임즈에서 사업 개발과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를 맡았다. 최고기술책임자(CTO) 류지철은 다음의 대용량 메일, tv팟 등 대규모 서비스 개발을 주도했던 실력자다.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정규현은 나이키와 제일기획에서 마케팅을 담당한 전문가다.

추가로 류지철 CTO는 2003년 다음에서 병역특례로 개발을 시작했으며 다음에서 대용량 메일-tv팟-플래닛 등 여러가지 경험을 가진 실력자다. 이 멤버들이 모두 저와는 최소 10년 이상 만나고 일하며 합을 맞춘 멤버들이다.

■ '검은사막' 런칭할 때 서비스 정교화하며 글로벌 성공 맛보는 큰 경험 소중

Q. 함 대표는 글로벌 빅히트 게임 '검은사막'과도 깊은 인연이 있다고 들었다.

A. 다음에서 넥슨으로 갔다가 다시 다음으로 돌아와 '검은사막' 론칭을 주도했다. 2014년 12월 17일, 날짜도 안 잊혀진다. 론칭 이후 7개월 동안은 동시접속자가 계속 줄어들던 위기 상황이였다. 그때 다음과 펄어비스가 합심을 해서 버티면서 계속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파악했고, 빠르게 콘텐츠와 서비스를 정교하게 수정하면서 안정화하면서 결국 글로벌에서 큰 성공으로 이끌었다. 네덜란드 댐 붕괴를 막은 소년처럼 말이다. 이런 경험 덕분에 어려운 프로젝트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기회를 잡는 법을 배웠다.

Q. 펄어비스에서 '검은사막'의 성공과 펄어비스 상장까지 지켜봤다. 이후 게임의 글로벌 진출하는 게임사의 파트너로 협업하며 게임의 현지화-QA-운영-해외 시장에 최적화된 컨설팅 등을 서비스하는 투바이트를 창업했다. 게임업계에서 펄어비스 외에 기억나는 일도 들려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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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매치3 퍼즐게임 '파우팝 매치'. 사진=파우팝 매치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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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투바이트 창업을 하면서 펄어비스를 비롯해 CCP게임즈 등 120개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했다. 고마운 회사들이다. 현지화 과정에 퀄리티가 좋고, 게임이 흥행할 때 도움 많이 되어서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가 가장 기뻤다. 가령 해긴 '플레이더투게더'의 베트남 런칭 대성공을 지켜본 것은 즐겁고 놀라운 경험이었다.

한국의 게임 분야는 3년 전부터 시장이 좁아지고 있다. 최근들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기는 하지만 MMORPG 등의 특정 장르 쏠림 현상이 심했고, 중국 판호의 어려움 등 여러 환경이 어려워졌다. 이제 출발부터 글로벌시장, 밖으로 가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Q. 투바이트도 게임도 개발 중이다. 어떤 게임인가?

A. 글로벌 향으로 모바일 매치3 퍼즐게임 '파우팝 매치(PawPop Match)'로 정식 출시를 준비 중이다. 그리고 PC 전략 게임 또한 만들고 있다. 게임 개발은 자체적으로 하고 있으나, 여러 방향으로 다른 회사와 협업도 구상하고 있다.

'파우팝 매치'는 북미-유럽, 일본, 한국의 20~40대 여성 게이머를 주 타깃으로 한다. 하이 퀄리티의 퍼즐&데코 게임으로 퍼즐 타격감, 아트와 꾸미기, 소셜 콘텐츠에서 타 게임과의 차별점이다. 2025년 글로벌 론칭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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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IP 기반의 PC SF전략 게임 '스페이스 기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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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기어즈'(Space Gears)는 글로벌을 겨냥한 자체 IP 기반의 PC SF전략 게임이다. '스타크래프트'의 복잡성을 줄이되, LOL에서는 볼 수 없는 대규모 전투를 구현하는 차세대 전략 게임을 지향한다. 로봇 분대 덱 구성, 솔로-협동 PvE 모드, PvP 모드를 갖춘 부분유료화 전략 게임으로 북미-유럽, 한국 게이머를 대상으로 한다. 2025년 얼리액세스가 목표다.

■ 투바이트는 게임 사업, 싸이컴즈는 싸이월드...음원과 게임 중심 구상

Q. 투바이트가 상장사를 인수하면서 함 대표는 4년만에 창업을 하고 M&A를 하는 경험을 했다. 함 대표가 구상하는 게임과 싸이월드 등 사업 구상을 들려달라.

A. 맞다. 창업도, M&A도, 재론칭도 처음이다. 우선 싸이월드를 안착시키면서 투바이트는 게임 퍼블리싱, 싸이컴즈는 싸이월드를 토대로 음원이나 소셜 게임 플랫폼으로서 확장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

사업을 하면서 뭐랄까 시야도 달라졌다. 처음에는 저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시장을 보는 눈, 환경과 위험요인 등을 다 두루 봐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야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 같다.

최근 소셜미디어 전통 강자인 X나 페이스북의 대안으로 '블루스카이'가 부상 중이라는 뉴스를 들었다. 애플이나 구글 앱스토에서 최근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무료 앱이라고 한다. 기존 소셜 미디어의 쇠퇴가 요인이라고 하는데 눈여겨보고 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투바이트 뜻을 되새기고 있다. 투바이트는 글로벌 사업에서 한 글자 한 글자를 소중하게, 디테일을 챙기자는 뜻이다. 이제 신발끈 질근 매고, 게임사업과 싸이월드에서 차근차근 성과를 내고 싶다. 모든 게 밸런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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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철 투바이트 대표. 


함영철 대표는?

한성과학고를 졸업하고 포항공대 산업공학과(수석 입학) 중퇴 뒤 고려대 신문방송학과 졸업했다. 스스로 이과생의 논리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 문과생의 창의적 사고와 인간 이해 능력을 가진 하이브리드 캐릭터로 생각한다.

다음 서비스 기획(아고라, tv팟) 및 넥슨 게임기획 팀장, 다음게임 퍼블리싱 본부장, 펄어비스 전략기획 실장 등을 거치며 투바이트 창업했다. 소셜 & 서비스 기획 능력과 더불어 국내에서 몇 안되는 글로벌 대작 게임 퍼블리싱 경험을 보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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