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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정우성이 하니까 '플러팅'이지...부장님은 그냥 '주접'[샷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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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샷건의 집현전] < 26 > 은근슬쩍 이성을 유혹하는 플러팅, 정우성급 아니면 삼가야

[편집자주] 한 아재가 조카와 친해지기 위해 유행가 제목을 들먹이며 '샷건의 집현전'이라고 했다죠. 실제 노래 제목은 '사건의 지평선'이었습니다. 아재들이 괜히 아는 체 하다 망신 당하는 일 없도록, MZ세대가 흔히 쓰는 용어들을 풀어드립니다.

머니투데이

혼외자 논란이 터진 배우 정우성이 아이의 생모인 모델 문가비 외에도 다른 일반 여성들과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을 주고 받으며 '플러팅'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습니다. 플러팅이 뭔지 몰라 네이버나 구글에 검색해봐도 저마다 다른 뉘앙스의 해석이 나옵니다.

이는 플러팅이 신조어가 아닌, 기존에 있던 단어이지만 MZ세대에게서는 특정 상황에서만 쓰이기 때문입니다. 사전적 의미의 플러팅(flirting)은 장난스럽게 추파를 던지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다만 최근에 쓰이는 플러팅의 의미는 가볍게 친밀감을 표시하며 관심 있는 이성에게 '친분 마일리지'를 쌓는 식으로 쓰입니다.

요즘 쓰이는 플러팅과 비슷한 의미로 과거에 쓰이던 말 중에는 '끼 부린다'거나 '작업을 건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만남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대시하며 "난 널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거친 언행과는 다릅니다. 넌지시 눈을 자주 마주치며 웃어주거나, 가볍게 어깨나 손에 스킨십을 하고, 개인적인 질문을 하며 호기심을 보이거나, 가벼운 선물을 주는 것들도 일종의 플러팅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플러팅은 상대방도 나를 이성으로 바라보는지 가볍게 의사를 타진해본다는 점에서 부담이 덜 한 접근법입니다. 그런데 이런 플러팅을 오해하고 실행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마치 플러팅이 '이성 공략의 보검'인 마냥 여기저기 과도하게 찔러보는 분들입니다.

상대방이 자신을 이성으로 보지 않는데도 자꾸 뚫어지게 바라보며 부담을 준다거나, 상대방이 원치 않는 스킨십을 하며 불쾌감을 조성하고, 칭찬을 해준다면서 외모 품평을 늘어놓거나, 알려주지도 않은 내 생일에 부담스러운 선물을 해주는 이들이 그렇습니다.

플러팅의 전제 조건은 '상대방도 나를 이성으로 바라볼 가능성'입니다. 상대가 넌지시 거부 의사를 밝힌다면 그대로 물러나야 합니다. 특히 직장에서 상사의 부담스러운 플러팅을 직접적으로 거절하기 어려워하는 후배들이 많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수많은 여성들에게 이성으로 다가설 수 있는 정우성이 할 때는 플러팅이던 언행들도, 회사 부장님이 신입 여직원에게 하면 '주접'일 수 있습니다. 자신이 정우성급으로 이성에게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인물인지 여부에 대해 스스로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메타 인지가 필요하겠습니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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