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정전·추돌…도로 통제·열차 지연에 ‘출퇴근 대란’ 벌어져
도내 학교 4곳 중 1곳은 휴업…112·119 신고 폭주하며 혼란
일부 지역 적설량 40㎝ 최대…12년 만에 대설 대처 ‘비상 3단계’
김동연 “눈과의 전쟁…더 이례적이고 적극적이며 특별한 대응”
지난 27일 오후 대설 경보가 발효 중인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수대로에서 차량들이 서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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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경기도에 따르면 전날 내린 첫눈이 이틀째 계속되면서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구조물과 나무가 붕괴하는 등 사고가 잇따랐다. 결빙으로 인해 교통사고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서울을 오가는 직장인과 학생들이 지하철로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도로 통제와 열차 지연으로 시민들은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이날 오전 11시59분 안성시 서운면의 자동차부품 제조공장에서는 눈 쌓인 캐노피가 붕괴해 길을 지나던 70대 직원 1명이 사망했다. 오전 5시쯤에는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단독주택에서 집 앞의 눈을 치우던 60대 남성이 쓰러지는 나무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났다. 전날 오후 7시26분에는 평택시 도일동의 골프연습장에서 제설 작업 중 상부 철제 그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같은 날 오전 8시40분쯤 양평군 옥천면의 농가 내 천막형 차고에서 제설 중 붕괴가 일어나 1명이 사망했다. 화성시 매송면 비봉매송 도시고속화도로 비봉 방향 샘내 IC 인근 도로에선 광역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차 사고 현장의 교통을 통제 중이던 도로 운영사 직원을 치어 숨지게 하는 사고가 났다.
이날 오전 11시49분쯤 안성시 미양면 택배 물류센터의 가건물이 붕괴해 6명이 다치는 등 곳곳에서 붕괴와 정전, 교통사고가 빈발했다. 취약 구조물인 주거용 비닐하우스 붕괴도 곳곳에서 잇따르면서 다수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정전 사고도 이어져 화성시 봉담읍 내리, 서신면 홍범리 일대가 각각 정전됐고 용인시 기흥구 서천동의 아파트 2곳에서도 정전이 발생해 1200여 세대가 불편을 겪었다. 전날 밤에는 용인서울고속도로 광교 상현IC 부근에서 7중 추돌사고가 났다.
이틀간 누적 적설량이 많게는 40㎝ 이상을 기록하면서, 출퇴근길 대란도 빚어졌다. 성남시 분당구 분당동의 한 아파트에선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주민들이 무릎까지 쌓인 눈을 치우느라 진땀을 빼는 모습이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수원 광교신도시에서 스키를 타고 출근하는 사람을 봤다는 목격담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교통 통제와 도로 마비로 광역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 역시 큰 불편을 겪었다.
도내 학교 4곳 중 1곳도 휴업에 들어갔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28일 오전 11시25분 기준 유치원 634곳, 초등학교 337곳, 중학교 107곳, 고등학교 95곳, 특수학교 1곳 등 1174곳이 휴업했다. 이는 전체 학교 4520곳의 26%에 해당한다.
도교육청은 이날 오전 7시30분 휴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으나 공문이 다소 늦어지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 “이미 아이들을 학교에 보냈다”거나 “아이들을 데리고 직장에 나왔다”는 하소연이 이어졌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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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대응 단계를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해 대응하고 있다. 대설 대처와 관련한 비상 3단계 가동은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31개 시·군에서도 1376명이 상황 대응에 나선 상태다.
김동연 지사는 기록적 폭설과 관련해 “눈과의 전쟁이라는 비상한 상황에 더 이례적이고 적극적이며 특별한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도와 31개 시·군은 24시간 비상근무 체계에 들어가는 것은 물론, 유관기관과도 긴밀하게 협조해 빠르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재난관리기금 등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재원도 신속하게 활용하겠다”면서 “폭설 피해 상황도 면밀히 파악하고, 소상공인·자영업 지원 방안도 동시에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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