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의 모습. 2024.10.14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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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 수시 논술전형 자연계열 시험 문제 유출 논란을 겪은 연세대가 해당 전형 추가시험(2차 시험)을 통해 1·2차 시험을 합쳐 기존 모집인원(261명)의 최대 2배수를 선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최악의 경우 2차 시험에 대한 합격자만 선발할 수 있는 것으로 28일 확인했다.
앞서 연세대는 10월 12일 치러진 시험(연세대는 ‘1차 시험’으로 표현)의 합격자 261명을 다음달 13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일부 수험생 측에서 소를 취하하거나 본안 소송에서 연세대가 이겨야 가능하다. 하지만 수험생 측 소송 대리인인 김정선 변호사는 “연세대가 최초 시험은 추가 합격자까지 뽑고 추가시험은 최초 합격자만 뽑겠다며 꼼수를 부린다”며 “소송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연세대 수시 자연계열 논술전형 지원자는 무조건 추가시험에 응시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연세대는 추가시험에 대해 전형료를 따로 받지 않을 방침이다.
●수험생측 “소송 계속”
김 변호사는 2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전날 연세대의 발표문에는 없었지만 문의하니 1차 시험은 추가 합격자까지 261명을 뽑고 추가시험은 최초 합격자만 뽑는다고 한다”며 “1차 시험과 추가시험에서 중복되는 합격자와 (다른 대학에 합격해) 빠져나갈 인원을 제하면 추가시험으로 몇 명 뽑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세대가 1차 시험의 공정성이 침해된 것을 인정하지 않아 이렇게 하는 것 같다”며 “추가시험도 추가 합격자까지 261명을 모두 선발한다면 소송을 취하할 수도 있지만 지금으로선 소송을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법원이 학생들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논술시험에 대한 효력을 정지한 만큼 소송이 계속되거나 연세대가 패소하면 연세대는 12월 13일에 합격자를 발표할 수 없다. 하지만 추가시험을 치르는 것은 가능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1차 시험과 추가시험은 독립적이므로 (소송 결과가 어떻게 되든) 추가시험 시행에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소송 결과가 12월 13일 전에 나오면 좋겠지만 26일 전까지 나오고 연세대가 승소해도 합격자 발표를 두 번 할 수 있다. 수시전형 미등록 충원 합격자 통보가 12월 26일까지고 등록은 27일까지기 때문이다. 수험생이 혼란스럽겠지만 다른 대학에 합격했어도 연세대의 합격자 명단에 들어가 있으면 타 대학 등록을 취소하면 된다.
만약 연세대가 추가시험에 따른 합격자만 발표하고 소송 결과가 늦게 나오거나 연세대가 패소해 소송이 더 길어지면 이미 2025학년도 수시전형이 끝나 손 쓸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이 경우 연세대 입장에선 ‘추가 시험을 기회를 줬고, 애초에 선발하려던 인원만큼 뽑았다’고 항변 할 가능성도 있다.
연세대는 1차 시험과 추가시험 합격자를 모두 발표할 경우 추가시험에 대한 추가 합격자는 발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1차 시험 합격자를 발표하지 못하면 추가시험에 대해서도 추가 합격자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연세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추가시험은 추가합격이 없다고 답변할 수 있지만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1차 시험 합격자를 발표하면 추가시험 합격자의 수가 261명보다 적을 가능성이 높지만, 1차 시험 합격자 발표가 없다면 추가시험 합격자 수는 261명을 채울 가능성이 많다.
●추가시험에 사교육 들썩
연세대 수시 자연계열 논술전형 지원자는 무조건 추가시험에 응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에 사교육 업체들은 27일 연세대의 추가시험 발표가 있자마자 곧바로 ‘연세대 논술 파이널 대비반’을 만들었다. 한 대치동 논술학원은 “이번 재시험(추가시험)은 수험생들에게 마지막 기회를 제공한다”며 “5년 연속 연세대 합격생을 배출한 우리 학원과 함께라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학원은 12월 첫째 주에 연속 며칠간 하루 3시간씩 연세대 기출 문제 분석 및 예상 문제를 단기간에 연습하고 첨삭해 준다고 홍보 중이다. 또 다른 대치동의 논술학원은 ‘막판 10일 특강’을 마련하고 하루에 6시간씩 강의한다고 홍보 중이다.
학부모들은 “1차 시험 적중률이 높았던 곳이 어디냐”며 학원을 알아보고 있다. 한 학부모는 “10여 개 학원에서 연세대 논술 파이널반을 열었다는 안내 문자가 쏟아졌다”며 “이번 사태로 대치동 학원만 득을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연세대가 이번 사태로 초과모집을 하면 2027학년도 자연계열 모집인원이 최대 261명 줄어드는 것과 관련해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현 고1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한 학부모는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려 “잘못을 한 것은 연세대인데 그 책임을 고1이 지는 것은 불합리한 것이 아닌지 교육부가 답변해달라”며 “2027학년도 연세대의 모집인원 감축은 연세대와 동급이거나 아래에 위치한 대학에까지 연쇄적인 압력을 줘서 수험생의 경쟁을 가중시키는데 대책이 마련돼 있느냐”고 지적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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