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가 미국행 불법 이민자 차단에 동의했다고 주장
멕시코 측은 공식 입장 없이 "훌륭한 대화였다"고 밝혀
멕시코, 내년 트럼프 취임 전까지 계속 접촉 예정
멕시코 정부도 트럼프 관세 위협이 협상용이라고 파악
지난 10월 취임한 멕시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파르도 대통령(왼쪽)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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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멕시코에서 넘어오는 불법 이민자를 지적하며 관세 부과를 위협했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멕시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파르도 대통령과 직접 통화했다. 트럼프는 통화 직후 멕시코 정부가 불법 이민자 차단을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27일(현지시간) 자신이 세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방금 신임 멕시코 대통령과 굉장한 대화를 나눴다. 그는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진입하는 이민자를 멈춰 미국 남부 국경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또한 미국에 흘러드는 막대한 약물과 미국 내 소비에 대한 방안을 논의했으며 매우 생산적인 대화였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에 올린 별도의 게시물에서 “멕시코는 당장 미국의 남부 국경으로 가는 사람들을 막을 것이다. 이는 미국을 향한 불법 침략을 막는데 기여할 것이다. 고맙다!”라고 적었다.
정치 인생 내내 멕시코를 통한 중남미 불법 이민자 유입을 비난했던 트럼프는 1기 정부 당시에도 중남미에서 북상하는 대규모 이민자 집단인 ‘캐러밴’ 차단을 위해 멕시코를 압박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 유세에서도 불법 이민자 및 해외 기업의 관세 우회 문제로 멕시코를 공격했다.
그는 25일 트루스소셜에 중국에서 미국으로 흘러드는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이 막대한 인명피해를 낸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중국 대표는 내게 펜타닐을 미국으로 보내는 마약상에게 사형같은 최고형의 처벌을 도입했다고 약속했지만 불행히도 이러한 마약들은 대부분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흘러들고 있다”며 취임 즉시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를 추가한다고 예고했다.
트럼프는 또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으로 미국과 자유무역을 하고 있는 멕시코와 캐나다를 언급한 뒤 “모든 사람이 알고 있지만 수천명의 사람들이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범죄와 마약 문제가 유례없는 수준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이 “열린 국경”때문이라면서 “나는 내년 1월 20일 취임 이후 첫 번째 행정명령으로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미국에 들여오는 모든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다. 열린 국경은 어처구니없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의 25일 발언 직후 트럼프와 전화 통화를 하고 “좋은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셰인바움은 26일 트럼프에게 서한을 보내 "관세가 물가 상승과 일자리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멕시코 또한 자체적인 관세로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보복을 예고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파르도 멕시코 대통령(왼쪽)이 27일(현지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후안 라몬 데라 푸엔테 외교장관과 함께 트럼프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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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인바움은 27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트럼프와 훌륭한 대화를 나눴다"는 글과 함께 후안 라몬 데라 푸엔테 외교장관과 테이블에 앉아 웃으며 통화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게시했다.
셰인바움은 "우리는 이주 현상에 대한 멕시코 전략에 대해 논의했고, 멕시코 내부에 캐러밴이 머물고 있기 때문에 북쪽 국경에 도착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보 문제 및 펜타닐 남용을 막기 위해 멕시코에서 진행하는 캠페인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고 주장했다. 셰인바움은 트럼프의 이민자 차단 주장에 대해서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셰인바움은 27일 기자회견에서 "외교장관이 미 대통령 당선인 측과 접촉하고 있다"며 "내년 1월 20일 이전에 우리 정부 대표단과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이 만날 기회를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시에 트럼프가 25% 관세 위협을 실행한다면 보복 관세를 적용한다고 강조했다. 회견에 동석한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경제장관은 미국이 멕시코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에서 최소 4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이날 에브라르드는 현지 라디오 방송 '라디오포르물라'와 인터뷰에서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진정 원하는 것"이 실제로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협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가 "정말로 관세를 매기고 싶었다면, 취임 두 달 전에 미리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그가 관심 있는 게 무엇인지, 논의 테이블에 올리고 싶은 의제로 삼은 게 어떤 것인지 이미 말했기 때문에, 나는 곧 대화가 개시될 것이라는 전망에 낙관적"이라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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