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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탈리아에서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 참석을 마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11.27.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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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사도광산 추도식 파행으로 '외교 실패' 지적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데에 대해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27일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뒤 귀국해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 문제는 협상의 문제가 아니고, 일본이 한국과 국제사회 앞에서 한 약속을 제대로 이행했느냐 못 했느냐에 대한 판단의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조 장관은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합의 이행의 문제로 계속 제기해 나가면서 성실한 이행을 촉구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23일 일본 측에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약속한 바 있는 사도광산 추도식에 불참하겠다고 통보했다. 추도식 개최 하루 전의 일이다. 일본 정부 대표의 추도사 내용에 강제징용 관련 사과가 포함되지 않은 점 등이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야당을 중심으로 일본 정부가 먼저 약속한 부분에 대해 원만한 이행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우리 외교가 무능함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우리 정부가 일본에 즉각 공식적인 유감 표명을 내지 않은 것과 관련해 '굴욕 외교'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막판에 추도식에 불참한다는 결정을 내리는 것보다 더 이상 강한 표현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의 그런 불참 결정에 대해 일본이 '아쉽다'라는 표현으로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인 것은 우리의 강력한 항의 표시에 대한 반응인데 그걸 두고 우리가 유감 표명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을 하는 것은 논리적인 순서가 뒤바뀐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또 "추도식 하루 전날 우리가 불참을 결정하고 통보하는 과정에서 일본 측과의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았고 일부 답변이 무성의한 답변도 있어서 짚고 넘어가야겠다 싶어서 주한일본공사를 불러서 공공외교대사가 유관 미팅을 했다"며 "그건 소통을 하면 되는 것이고 초치(인지 아닌지 하는) 형식은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제가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대신과 만나 우리가 왜 추도식에 불참하게 됐는지 그 결정의 배경과 이유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며 "당연히 유감 표명을 했고, 그에 대해 이와야 대신은 '아마 외무성 정무관이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한 이력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린 것 같은데 사실 그게 아니다는 통신사의 해명이 있었다'라는 말씀을 하시기에 제가 '그거는 우리가 불참한 결정에 크게 중요한 일이 아닙니다'라고 설명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 측) 추도사 문안을 보시면 우리 뜻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걸 다 알 수 있지 않나"라며 "표현의 문제다. 강도가 강제동원과 관련돼 합의한 문안이 있는데 거기에 못 미쳤다"고 말했다.
앞서 조 장관은 이탈리아에서 현지시간 26일 이와야 외무대신과 약식회담을 가졌다. 외교부는 약식회담 결과에 대해 "양 장관은 사도광산 추도식으로 불거진 문제가 양국 관계 발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고, 이제까지 가꾸어온 양국 협력의 긍정적 모멘텀을 이어 나가자는 데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오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긴급현안질의에 참석해 사도광산 추도식 파행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문을 받을 예정이다.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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