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가 전신주로 쓰러지며 정전
전국 항공편·여객선도 결항 속출
중대본, 대설 위기 경보 ‘주의’ 상향
분주한 제설 - 서울 등 중부지역에 11월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27일 오전 서울 경복궁역 인근에서 한 시민이 눈을 치우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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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30㎝ 가까이 눈이 쌓이는 등 117년 만에 11월 폭설이 쏟아진 27일 출퇴근길은 극심한 혼잡이 빚어졌다. 하루 종일 내린 눈으로 서울 등 수도권 도로 곳곳이 정체됐고 교통사고가 이어졌다. 하늘길과 바닷길 일부도 막혔다.
이날 내린 눈은 올겨울 시작을 알리는 첫눈이었지만, 이례적으로 많은 양이 쏟아졌다. 서울 관악구는 일최심 적설(하루 중 눈이 가장 많이 쌓였을 때 적설)이 27.5㎝를 기록하면서 30㎝ 가까운 눈이 쌓였고, 성북구(20.6㎝)와 강북구(20.4㎝)에도 20㎝가 넘는 눈이 쌓였다. 서울에 쌓인 눈의 기준이 되는 기상관측소 측정치도 16.5㎝로, 1907년 서울에서 근대적인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후 117년 만에 11월 최대 적설을 기록했다. 서울뿐 아니라 경기 군포(27.9㎝), 의왕(27.1㎝), 수원(21㎝), 강원 평창(25.2㎝), 전북 진안(20㎝) 등에도 많은 눈이 쌓였다.
최대 10㎝가 쌓일 것이라는 예보와 다르게 많은 눈이 내리면서 출근길 직장인들은 두꺼운 겨울옷에 모자를 쓴 채 빠른 걸음으로 회사로 향했다.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은 평소보다 많은 사람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평소 승용차로 출근하는 조모(52)씨는 “사고가 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골목에 쌓여 있던 눈을 치우는 걸 포기하고, 바로 버스를 탔다”고 전했다.
혼잡한 지하철 - 서울 등 중부지역에 11월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 출근하려는 시민들이 새벽부터 많은 눈이 쌓이면서 심한 ‘출근 대란’을 빚었다. 서울교통공사는 지하철 1~8호선 ‘러시아워’ 운행 기간을 오전 9시 30분까지 늘렸고, 수도권 전철은 증편 운행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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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과 버스를 늘렸지만, 몰려드는 승객들을 모두 감당하지는 못했다. 지하철 1~8호선은 승객이 몰리면서 안전문을 닫는 데 시간이 소요되는 등 출근길 혼잡으로 일부 지연됐다. 쌓인 눈 때문에 열차가 차량 기지에서 나오지 못하면서 9호선에서도 극심한 혼잡이 빚어졌다.
이날 오전 7시 30분쯤 서울시청역에서 만난 직장인 이태헌(28)씨는 “항상 같은 시간대에 지하철을 타는데 오늘은 평소보다 사람이 2배는 더 많았다”고 말했다. 직장인 엄모(32)씨는 “지하철 안이 사람으로 꽉 차 있어서 2~3대를 그냥 보냈더니 결국 지각했다”며 “내일 출근도 걱정”이라고 했다.
교통사고도 이어졌다. 오전 8시 19분쯤 천호대로 4차로에서 추돌사고가 발생해 도로가 부분 통제됐고, 성산로 3차로도 추돌사고로 한때 부분 통제됐다. 서울시 교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0분 기준으로 도심 차량 통행 속도는 시속 15.6㎞였다. 평상시 오전 7~9시 기준 통행 속도는 시속 21㎞ 안팎이다.
폭설로 인한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오후 3시 6분 서울 송파구 가락동 아파트 공사 현장의 보행로 지붕이 무너져 행인 3명을 덮쳤다. 지붕이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무너진 것으로 추정된다. 가로수가 전신주로 쓰러지며 오전 5시 30분쯤에는 성북구 일대 주택 등 174호가 정전됐다.
항공편 운행도 차질을 빚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40분 기준 항공편 107편이 취소됐다. 같은 시간 기준으로 전국에서 지연된 항공편은 180편에 이른다.
포항~울릉, 인천~백령 등 70개 항로의 여객선 89척도 발이 묶였다. 지리산, 한라산을 비롯한 전국 12개 국립공원 290개소의 출입도 통제됐다. 폭설로 2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되는 등 213건의 신고가 소방에 접수돼 안전조치됐다. 앞서 중대본은 이날 오전 3시 대설 비상 1단계를 가동하고, 대설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제설 인력, 장비를 총동원해 교통사고, 교통 혼잡 등 국민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라”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지시했다고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했다.
서울 유규상·강신·손지연·곽진웅·세종 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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