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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배우 정우성과 모델 문가비 사이에 혼외자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홀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야 자신이 혼외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남성의 사연에 위로가 쏟아졌다.
26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울 엄마 미혼모였는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직장인 A 씨는 "요즘 화젯거리인 사건 보니까 돌아가신 엄마가 생각난다"라며 "어린 시절 나는 해외 출장 나간 아빠가 집에 잘 안 오는 줄로만 알았고 엄마, 아빠 그리고 온 가족이 미친 듯 싸워대던 10살 이후론 둘이 이혼한 줄로만 알았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스트레스 때문이었을까. 엄마는 불치의 신체적 중증 장애를 입었다. 나는 엄마랑 둘이 살아가기 위해 대학생 때 생계 곤란으로 군 면제 신청을 했다. 병무청에서 엄마, 아빠, 나 과거 모든 통장과 온갖 서류들을 다 들춰내는 바람에 처음으로 봤다. 엄마랑 아빠의 인지 소송 문건을. 소송 판결문을 읽어봤더니 우리 아빠는 유부남이었는데 아닌 척 속이고 우리 엄마를 만나서 나를 만들었다고 쓰여 있더라"고 밝혔다.
A 씨는 "엄마는 아빠랑 결혼할 생각뿐이었는데 임신 6개월이 되어서야 유부남이란 사실을 토로했다더라. 그리고 내 위로 아들이 둘이나 더 있다는 사실도"라고 털어놨다.
이어 "소송 자료 첫 장에 나를 지우길 종용했다는 문구부터 눈에 들어오더라. 판사한테 그렇게 살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던데. 이래서 그런 말을 들었던 거였구나. 그래서 아빠는 이날까지 아빠 회사에서 나 사는 곳까지 그리 가까운데도 나를 한 번도 보러오지 않았던 거구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양육비 한 푼도 안 주고 몇 년을 버텨서 엄마가 소송하고 나서야 법원 판결 때문에 월 30만 원씩 줄 수밖에 없었던 거였다"라고 했다.
모든 사실을 스무 살이 훌쩍 넘어 20대 중반이 되어서야 알았다는 A 씨는 "남들 다 아는 좋은 대학 졸업하고 번듯한 직장에 취직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너무 젊은 나이에 엄마가 돌아가셨다"라고 전했다.
이어 "장지까지 따라온 엄마의 어린 시절부터 제일 친한 친구가 엄마를 땅에 묻을 때 얘기해주더라. 날 가졌다는 걸 그분이 알고는 엄마한테 아기를 여자 혼자 어떻게 키울 수 있냐고 날 지우든 절에 키워달라고 데려다주든 하라고 했는데 엄마는 '어떻게 생명을 지울 수 있겠냐'며 자기가 책임지겠다고 했다더라"고 말했다.
A 씨는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알았다. 나는 어쩌면 이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을 텐데 엄마 덕분에 이 세상 행복 누리고 가는 거구나"라며 "사실은 너무나도 겁나는 모든 것들을 뒤로 하고 아이에게 이 세상의 빛을 보여준 엄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지금도 너무나도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런 엄마를 생각하면서"라고 덧붙여 뭉클함을 자아냈다.
글을 본 누리꾼들은 "바르게 자란 거 보고 분명 자랑스럽게 생각하실 거다. 그동안 마음고생 많았겠다", "나보다 이미 많은 걸 견뎌내고 멋지게 살고 있는 당신을 응원한다. 모르는 사람이지만 행복하길 빌겠다", "어머니는 위대하다", "행복하고 또 행복하길"이라며 위로했다.
r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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