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사장단 인사 핵심은 ‘반도체 역량 강화’
사지TF부터 일선까지 반도체에 대대적 집중
사법리스크 속 2인 대표체제 복원
사지TF부터 일선까지 반도체에 대대적 집중
사법리스크 속 2인 대표체제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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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민지·정태일 기자] 삼성전자 2025년 정기 사장단 인사의 핵심은 반도체 사업 체질 개선을 통한 근본적인 경쟁력 재생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메모리와 파운드리 양대 사업부장을 동시에 교체하는 동시에, 그룹 컨트롤타워 격인 사업지원T/F(이하 사지TF) 인사 이동에도 반도체가 핵심 키워드가 되면서, 삼성전자 주력 사업인 반도체의 대대적인 쇄신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항소심 재판 선고가 내년 2월로 잡혀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2인 대표이사 체제를 복원해 전반적인 안정도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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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대표이사·메모리사업부장 겸임 승부수
전영현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4가지 중책을 맡게 됐다. ▷삼성전자 대표이사 ▷DS부문장 ▷메모리사업부장 ▷SAIT원장이다. 특히 대표이사가 메모리사업부장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의 핵심인 메모리사업부를 대표이사 직속 체제로 전환한 것은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메모리 사업의 조기 반등에 힘쓰기 위한 인사로 해석된다.
우선, 5세대 제품인 HBM3E의 엔비디아 대량 공급을 최대한 빨리 성사시키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 초부터 약 1년 동안 HBM3E 8단, 12단 제품을 납품하기 위해 품질테스트를 해왔다. 예상보다 통과 시기가 늦어지며 HBM 시장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삼성은 D램 설계부터 다시 점검하며 재정비에 나선 상황이다. 수율을 높이고 칩의 전력 소모량을 줄이는 것이 관건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컨트롤타워 격인 상품기획실의 수장도 전격 교체했다. 상품기획실은 제품 기획부터 사업화 단계까지 전 영역을 담당하고 고객 기술 대응 부서들을 하나로 통합한 곳이다. AI 시대의 개별화된 고객 요구에 보다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신설됐는데, 1년만에 수장을 교체한다. AI 관련 중장기 로드맵과 고객사 확보 전략을 다시 짜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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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사업부는 한진만 사장, 남석우 사장 등 사장급 2명을 배치해 투트랙 전략을 편다. 현재 삼성 파운드리 사업부의 과제는 ▷고객사 확대 ▷기술 경쟁력 향상을 통한 TSMC와의 격차 축소가 핵심이다. 한 사장은 주요 글로벌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들이 모여있는 미국 최전선에서 반도체 사업을 진두지휘한 경험을 활용해 수주 확대에 힘쓸 전망이다.
남 사장은 반도체 공정개발 및 제조 전문가로 반도체연구소에서 메모리 전제품 공정개발을 주도한 바 있다. 삼성은 현재 파운드리 3나노 이하 첨단 공정에서 낮은 수율 등 기술 한계에 부딪혔다. 파운드리 기술력 제고를 통해 TSMC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전체 반도체 임원 차원에서는 ‘신상필벌’ 원칙이 적용댔다. 반도체 임원 400여명 중 약 100명을 교체하며 대폭 물갈이한 것으로 전해진다. D램 품질·수율, 파운드리 비즈니스 등을 책임지는 조직장에게 문책성 인사를 단행해 쇄신 의지를 다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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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TF 이동 인사도 ‘반도체 경쟁력 제고’ 초점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띄는 또다른 점은 사지TF에서 반도체 지원 담당을 맡던 김용관 부사장이 DS부문 경영전략담당 사장으로 승진한 것이다. 반도체 기획/재무업무를 거쳐 미래전략실 전략팀, 경영진단팀 등을 경험한 전략기획 전문가로 그룹 전략을 짜는 사지TF의 반도체 담당을 DS부문으로 전진 배치, 보다 전사적인 차원에서 반도체 사업의 중장기 로드맵을 짜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박학규 DX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은 삼성전자 사지TF 담당 사장으로 이동했다. 박 사장은 삼성 내의 재무전문가로 불리지만, 동시에 DS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는 반도체 전략 전문가이기도 하다. 사지TF 차원에서도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종합적 전략을 펼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사법리스크 현재 진행형 속 2인 대표체제 ‘안정’
삼성전자가 양대 핵심 사업부문 수장을 유임하고 전영현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기용하며 2인 대표체제로 복원한 것은, 끝나지 않은 사법 리스크에 대처하면서도 안정적으로 미래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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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인사 배경에는 이재용 회장이 감당해야 할 재판 변수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따른다. 앞서 25일 서울고법 형사13부(백강진·김선희·이인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및 업무상 배임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이 회장에게 1심과 같은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는 이 회장의 17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지만, 검찰은 1심 때와 같은 구형을 한 것이다. 항소심 선고는 내년 2월 3일 내려질 예정으로 삼성으로서는 여전히 사법 리스크가 현재 진행형인 셈이다.
이재용 회장이 지난 2022년 10월 회장 취임 이후 2년 연속 2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했다. 매번 “엄중한 경영 현실을 감안했다”가 삼성전자의 공식 입장이었다. 올해 5월 삼성전자 DS부문장이 전영현 부회장으로 전격 교체되면서 한종희 대표 1인 체제로 운영돼 오다 이번 전영현 부회장 대표이사 인사로 다시 2인 대표이사 체제가 됐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는 대폭 물갈이 인사를 단행하는 동시에 대표이사는 변화보다 안정을 택하면서 삼성이 대내외 위기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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