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초 ‘강한 리더십’ 과시…우크라 전쟁과 연동
트럼프 자신감·충성파 무장…‘대화 재가동’ 조성
김정은 “초대국 공존 의지” 언급…가이드라인 제시
南 ‘중재자’役, 푸틴에 넘어가나…무기지원 딜레마
트럼프 자신감·충성파 무장…‘대화 재가동’ 조성
김정은 “초대국 공존 의지” 언급…가이드라인 제시
南 ‘중재자’役, 푸틴에 넘어가나…무기지원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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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정상 외교를 조기에 추진하려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연동된 북한 문제를 집권 초 ‘트럼프 리더십’을 과시할 수 있는 외교 현안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북러 관계가 긴밀해진 현 상황에서 ‘중재자’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역할이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대화에서 남측이 배제될 우려가 더욱 커졌다.
로이터 통신은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 측이 트럼프 당선인과 김 위원장 간 직접 대화 추진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트럼프 당선인이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은 만큼 초기 단계의 논의로 보인다.
그럼에도 이러한 움직임에 주목되는 것은 ‘트럼프 스타일’을 고려할 때 충분히 가능하다고 여겨지고, 한반도 정세에 미치는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북한의 파병으로 인해 북한 문제와 사실상 연동이 되는 형국”이라며 “사안적으로 빨리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올 수 있는 쪽에 집중한다면, 북미 양자 대화로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집권 당시 김 위원장과 2018년 싱가포르 센토사섬, 2019년 베트남 하노이와 판문점에서 세 차례 만났다. 1, 2차 북미 정상회담 의제 조율 과정에서 관료적 저항이 강했고, 결국 2차 회담은 결렬됐다. 3차 판문점 회동은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현 X)를 통해 제안해 성사된 사상 초유의 ‘깜짝 회동’이었다.
김 위원장과 직접 대화를 했다는 자신감을 여러 차례 표현했던 트럼프 당선인은 2기 행정부 주요 인선에서 ‘충성파’로 무장했다. 최근 1차 북미 대화에 깊이 관여한 알렉스 웡 전 대북특별부대표를 차기 백악관의 국가안보 수석 부(副)보좌관으로 발탁했다. 집권 1기보다 관료적 저항은 낮췄고, 협상의 효율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자신감, 정상 간 탐색전이 필요 없는 경험 등은 ‘트럼프식 톱다운’ 방식의 북미 대화가 재가동될 환경이 만들어졌다.
관건은 김 위원장의 호응 여부다. 최근 김 위원장은 북미 협상으로 “갈 수 있는 곳까지 다 가보았다”면서 ‘초대국의 공존 의지’를 언급했는데, 이는 일종의 ‘대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에 대해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북미 협상으로 끝까지 가봤으나 미국의 ‘공존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를 해석하면, 미국이 ‘공존 의지’를 보일 경우 대화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 정세는 2018~2019년 북미 대화 당시와는 확연히 다르다. 북러가 조약을 체결했고 북한이 러시아를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군병력을 파견하는 등 전례 없는 밀착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 집권 후 북미 대화가 진행된다면, 과거 남측이 역할을 했던 ‘한반도 중재자’는 푸틴 대통령의 몫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러시아가 북미 대화에서 역할을 하게 될 경우,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더욱 복잡해진다. 우리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와도 연동된다.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을 대표로 하는 특사단이 현재 방한해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등을 만나 필요한 무기를 요청하고 있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최근 “한국산 무기가 러시아 시민을 살상하는 데 사용되면 양국 관계가 완전히 파괴될 수 있다는 점을 한국이 깨달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이제는 러시아가 중재자 역할을 할 것이고,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한다면 북미 대화에서 한국은 완전히 배제될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러시아와 밀착한 것에는 북미 대화가 재개될 때 러시아의 편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도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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