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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교실에도 CCTV 깔았다…김정은, '신세대' 철통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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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까지 감시…북한 감시체계 전면 강화

장마당세대 다음 세대는 '사상 분리' 이뤄져

전문가들 "신세대 행동 패턴 통제 필요성↑"

북한 당국이 평양의 어린 학생들이 생활하는 교실에도 CCTV를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본주의를 경험하며 사상 이완이 일어난 '장마당세대'에 이어 외부 정보에 빈번하게 접촉해온 '다가올 청년세대'에 대해 전면적 감시체계를 강화 중인 것으로 평가된다. 경직된 북한 사회를 보여주는 동시에 당국 차원에서 거리낌 없이 반인권적 조치를 자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어린 아이들까지 감시하나…교실마다 CC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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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가 지난 21일 보도한 송가고급중학교 선전 영상에서 교실 내부 CCTV가 포착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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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가 지난 21일 보도한 송가고급중학교 선전 영상에서 교실 내부 CCTV가 포착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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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는 지난 21일 평양시 강동군에 새로 지은 송가고급중학교 내부를 소개하는 선전 영상을 내보냈다. 고급중학교는 우리 고등학교에 해당한다.

당시 북한 매체들은 해당 학교에 대해 교육 시설과 체육관, 기숙사 등을 갖췄다고 소개하며 "실용화·종합화·현대화를 높은 수준에서 실현할 수 있는 모든 조건과 환경이 갖춰져 있다"고 선전했다. 문제는 영상 속 교실마다 한 쪽에 CCTV가 설치된 장면이 포착됐다는 점이다. 값비싼 장비들이 있는 음악실 등 특별 교실은 물론, 일반 교실에도 CCTV가 설치된 모습이다.

이 같은 교실 CCTV가 북한 학교 전반에 확산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북한의 감시체계에 전면적인 강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 자체로 주민들을 철저히 통제해야 하는 체제 문제를 드러내는 동시에 당국 차원의 반인권적 조치를 자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상 국가라면 이 같은 CCTV 설치는 인권은 물론, 개인정보 침해 문제로도 번질 수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에선 학교에서의 경직된 교육 문화 자체가 하나의 감시체계인데 물리적 장비까지 설치했다는 건 심대한 변화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 분리 이뤄진 장마당세대, 이젠 사상 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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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이후 태어나 '고난의 행군' 시기를 겪은 세대를 이른바 '장마당세대'라고 부른다. 이들 세대는 배급 체계가 무너진 탓에 장마당이라는 자생적 자본주의를 경험하며 자랐다. 이 때문에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도가 낮고 집단·조직보다 자신의 삶을 중시하는 개인주의가 발현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의 교실 CCTV가 감시하는 건 장마당세대 그 다음의 '신세대'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2000년대 이후 태어난 학생들은 외부 사조에 익숙하고 호기심을 많이 갖고 있어 북한 정치·문화에서 갈등적 요소가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세대가 가진 행동 패턴을 통제한다거나 감시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 대표도 장마당세대 이후 세대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은 바 있다. 이 대표는 "장마당세대가 자본주의를 경험하면서 당국으로부터 경제적으로 분리됐다면, 지금의 10대는 사상적·문화적 측면에서도 확고한 분리가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감시 카메라' 보급…치안보단 감시망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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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내부에서 감시 카메라가 급속도로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주민들이 당국의 감시망을 피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북한은 이웃 사이에도 보위부가 뿌려놓은 정보원(스파이)이 숨어 있어 서로를 감시·고발하도록 하는데, 물리적 감시장비까지 더해진 셈이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올해 4월 탈북민 100명과 북한 관영매체 영상을 토대로 분석한 미국 스팀슨센터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감시 카메라가 북한에서 보안 강화와 절도 방지 수단으로서 확산 중"이라며 "평양의 각급 학교는 물론, 주요 도시들에서 눈에 띈다"고 전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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