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전략적 제휴 맺었지만
막대한 인프라에 주권훼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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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국내 상륙을 앞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위성통신 ‘스타링크’가 국내 이동통신3사에 강력한 경쟁자로 등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머스크 CEO는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상공에 4만2000개 위성을 띄워 위성통신 패권을 쥐겠다고 밝힌 바 있다.
26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머스크 CEO가 설립한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의 통신 자회사인 스타링크는 내년부터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다. 스타링크는 고도 300~1500km의 저궤도 위성(LEO)을 매개로 하는 위성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위성통신은 서비스 커버리지가 넓고, 공중 및 해상까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특징을 지닌다. 특히 스타링크는 지구와의 거리가 가까운 저궤도 위성을 사용해 통신 서비스의 속도를 높이고 지연시간을 줄였다.
머스크 CEO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위성통신 서비스를 장악하는 ‘스타링크 프로젝트’를 띄우고 있다. 2027년까지 4만2000대의 위성으로 지구를 덮는다는 계획이다. 스타링크는 현재 7000대가 넘는 위성을 쏘아 올렸으며,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400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했다.
국내 이동통신3사는 스타링크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지난해 SK텔레콤 자회사인 SK텔링크는 스타링크와 국내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제공을 위한 전략적 제휴 계약을 맺었다. 곧이어 KT 자회사인 KT SAT도 모빌리티 분야에서 스타링크 서비스를 공급하는 협력관계를 구축했고 LG유플러스도 올해 초 스타링크와 서비스 협상을 끝냈다.
한국 정부도 위성통신 기술 경쟁에 뛰어들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30년까지 6G 표준 기반의 저궤도 위성통신 2기를 발사하고 지상국과 단말국을 포함한 저궤도 위성통신 시스템 시범망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국내 이통3사가 주도하던 위성통신 주도권이 미국에 넘어갈 수도 있다는 점이다. 머스크 CEO의 스타링크는 막대한 자본을 필두로 전 세계 위성 통신망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위성통신포럼 집행위원장인 강충구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위성전파 및 위성통신 기술 콘퍼런스’에서 “우리나라가 2기의 위성만 쏘아 올리는 것으론 글로벌 시장에서 저궤도 위성통신 주권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아무것도 안 하면 스타링크를 이용하거나 해외 사업자에 종속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강 교수는 “2020년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를 시작한 스타링크는 40조 원을 투자해 위성 발사를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 말 9조2000억 원 매출이 예상된다. 이는 KT의 무선통신 서비스 매출을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스타링크의 국내 상륙이 국내 통신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는 관점도 있다. 전국적인 5G 통신망이 구축된 우리나라에선 위성통신 서비스의 수요가 적을 거란 분석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5G 전국망이 구축된 국내 상황에선 저궤도 위성통신에 대한 니즈(수요)가 크지 않다. 건물과 산지가 많은 국내 특성상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기존 이통사와 경쟁 구도라기보단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맺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다른 통신 업계 관계자도 “위성통신은 사실상 통신망이 깔리지 않은 해상이나 사막 같은 지역에 유용한 건데 우리나라는 통신이 안 터지는 곳이 없다”며 “위성통신 서비스를 (국내서) 많이 필요로 할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이투데이/이은주 기자 (letswi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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