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컵 대신 반일병 >
[기자]
우리 정부가 사도광산 추도식에 불참한 것을 놓고 오히려 일본 측에서 적반하장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 "한국의 반일병에 기가 막힌다, 어이가 없다" 이런 제목의 사설을 내놓고 첫 문장부터 "한국의 반일병은 지긋지긋하다 진절머리 난다"며 무례한 표현을 썼습니다.
[앵커]
우리야말로 지긋지긋한 것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쿠이나 정무관이 야스쿠니에 참배했다는 잘못된 보도 때문에 우리 정부가 불참했다면서 우리 정부의 잘못이라는 게 일본의 입장인데요.
산케이신문은 설사 야스쿠니에 참배했어도 '그게 무슨 문제냐' 오히려 큰소리를 치고 있는 겁니다. "일본 정치인이 전쟁으로 죽은 자의 혼령을 모신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것은 당연하며 외국으로부터 비판받을 이유는 없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야스쿠니 신사,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들의 위패가 있는 곳이죠.
일본 입장에서는 호국영령들일지 모르겠지만 일제 식민지 피해를 받은 우리나라나 다른 나라 입장에서는 전쟁범죄자일 뿐인데도 일본 측은 이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다, 이런 지적이 나오는 거고요.
이런데도 마치 우리나라 정치인이 현충원을 참배하는 것과 같은 수준으로 이야기하는 것이야말로 일본의 지긋지긋한 궤변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미국도 약 11년 전에 아베 전 총리가 처음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을 때 참배하지 말라고 얘기했었고 그럼에도 참배를 하자 실망했다며 강하게 비판한 적이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우리야말로 어이없는 상황인 건데 우리 정부가 속 시원하게 항의를 못 하고 있는 상황 아닙니까?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뒤통수 맞았다' 이런 비판 속에서 제대로 항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왜 그러냐, 지난해 윤 대통령이 선제적으로 관계 개선에 나서면서 "100년 전 일 때문에 일본에 사과를 강요하거나 무릎 꿇으라고 얘기할 수 없다"는 식으로 인터뷰한 게 논란이 됐었죠.
또 핵심 안보 참모인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도 그 유명한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이다' 이런 발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 안에서 나온 이런 발언들도 일본의 극우 세력들의 목소리를 키워주는 데 기여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이성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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