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알리·테무, 트럼프 '관세 칼날' 피해 한국 물류투자 늘린다['중국發 공급과잉' 비상 걸린 산업계 (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트럼프 당선 이후 전략 수정
韓시장 공격적 공략 나설듯
C커머스 초저가 공세에
국내 이커머스 매출 급감


파이낸셜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상식을 뛰어넘는 수준의 초저가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의 한국 시장 공략이 꺾일 기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끊이지 않는 유해성 논란과 공정당국의 압박으로 성장세는 한풀 꺾였지만 불황 여파로 저가 제품을 찾는 소비심리를 파고든 전략이 적중하면서 C커머스의 이용자 수와 거래액은 끊임없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수익성 부진을 타개할 돌파구를 찾지 못한 국내 이커머스업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의 C커머스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시장을 미국 관세를 피하기 위한 교두보로 삼기 위해 공격적으로 영업력을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해 업계의 긴장감이 퍼지고 있다.

■유해성 논란에도 지속 성장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온라인 중국 직접 구매액은 1조162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5% 늘었다. 올 1·4분기(53.9%)와 2·4분기(64.8%)에 비해서는 증가율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가파르게 중국 직구가 확대되고 있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C커머스는 각종 유해성 논란에도 지난해 초 한국 시장에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밝힌 뒤 국내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초저가를 앞세운 덕에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한국인 이용자 수가 월평균 371만명 늘어 '한국 이용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앱'으로 꼽혔다. 알리익스프레스 앱에 단 한 번이라도 접속한 이용자 수를 의미하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달 기준 904만9679명에 달한다. 같은 기간 쿠팡(3203만2351명)을 제외하고, G마켓(528만5779명), 11번가(744만7483명)를 한참 웃도는 수치다.

내수침체와 C커머스의 공세까지 겹치면서 국내 이커머스업계는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으면서 업계 1위인 쿠팡을 제외하곤 올해 3·4분기 G마켓(-180억원), 11번가(-146억원), SSG닷컴(-165억원), 롯데온(-192억원)이 줄줄이 영업손실을 냈다.

특히 전반적인 업황 부진과 C커머스의 저가 공세에 힘을 쓰지 못하는 국내 이커머스업계는 '적자 탈출'은커녕 매출도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쿠팡을 제외한 국내 이커머스업체들은 올해 3·4분기 전년 대비 일제히 줄어든 매출을 기록했다. 11번가는 지난해 3·4분기 1887억원에서 1220억원으로 35% 줄었고, SSG닷컴도 같은 기간 4295억원에서 3905억원으로 9% 감소했다. G마켓도 2810억원에서 2257억원으로 20%가량, 롯데온도 16%가량 각각 역성장했다.

■美 관세 우회 위해 韓 공세 강화

국내 이커머스업계는 C커머스의 다음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의 초저가 전략이 코로나19 팬데믹 때 쌓인 과잉재고를 떨어내기 위한 행보였다면, 이후부터는 품질을 높인 국내 셀러들의 제품을 통해 C커머스의 장점인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한층 공격적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커머스들이 국내 시장을 미국 관세를 낮춰 수출하기 위한 전략적 우회 경로로 판단하고 본격적으로 물류 투자 등을 확대할 경우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과잉재고 상품을 다 정리하고 나면 가격은 좀 올라가더라도 품질이 높은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며 "가격이 올라가더라도 중국 제품 가격 경쟁력이 훨씬 뛰어나기 때문에 경쟁 자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이커머스업계의 생존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저가 위주의 판매 전략을 폈지만, 좀 더 좋은 브랜드나 한국 브랜드가 입점하면 국내 소비자들의 C커머스에 대한 인식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며 "제도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플랫폼 역량에 핵심이 되는 풀필먼트,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방면에서의 대응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노유정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