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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2024년 대한민국의 콘텐츠 생태계는 전례 없는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 14년 간 K-콘텐츠 산업은 매출 2.4배, 수출 5.7배를 기록, 크게 성장했고, 혁신 중심에 콘텐츠 스타트업들이 서 있다.
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주목할 점은 여성 창업가들의 약진이다. 콘텐츠 산업의 특성상 창의성과 감수성이 중요한 만큼, 섬세한 전략과 비전을 가진 여성 리더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콘텐츠 제작을 넘어 소비자를 이해하고, 실질적 도움을 주는 데 기여하며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콘텐츠, ICT 융복합 분야 기업을 지원하는 경기콘텐츠진흥원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의 여성 창업가들. 한국딥러닝 김지현 대표, 잼잼테라퓨틱스 김정은 대표, 스튜디오볼디 민현경 대표에게 콘텐츠 스타트업을 이끌며 몸소 느끼고 있는 점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공공·기업용 비전 AI 통합 솔루션 ‘한국딥러닝’
2019년 5월에 설립된 ‘한국딥러닝’은 공공·기업용 비전 AI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주요 제품 및 서비스는 AI OCR, 이미지 분석, 이미지 생성이 가능한 통합 비전 AI 모델(LVM, Large Vision Model)이다. 자체 개발한 LVM 인 ‘DEEP IMAGE’를 통해 이미지·비디오·텍스트·음성 등의 멀티모달 데이터를 활용해 OCR 문자인식, 객체 검출, 영상 이해, 이미지 생성, 3D 모델 생성 등 다양한 비전(Vision) AI 솔루션을 제공한다.
한국딥러닝은 AI 기반 기술 특허를 9개나 취득한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창업 후 현재까지 5년간 무려 약 1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해외 3D 모델 제공 웹사이트 CG트레이더와 국내 독점 3D 데이터 조달 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2024 엔비디아 Inception Elite Company로 선정된 바 있으며, 세계 최대 발명 어워드인 ‘에디슨 어워드’ 엔지니어링 및 제조 도구 부문에서 한국 최초로 1등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딥러닝은 현재까지 국내 주요 공사·공공기관·대기업 등 50개 이상의 고객사를 유치하며 눈에 띄게 성장 중이다.
한국딥러닝 김지현 대표는 “사업을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느꼈던 것은 시장의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고객의 실제 요구에 맞는 솔루션을 제안하는 능력”이라며 “공공기관이 직면하는 문제들은 예산과 효율성뿐만 아니라 데이터 보안과 신뢰성 등 복잡한 요인이 많다. 이 같은 문제를 면밀하게 분석하여 공공기관 맞춤형 솔루션을 설계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게 되었다”며 창업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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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아이들을 위한 AR 게임 형태의 재활치료 솔루션 ‘잼잼테라퓨틱스’
잼잼테라퓨틱스는 특수 교육 및 재활을 위한 AR 게임을 개발 및 서비스하는 스타트업으로, 2022년에 1인 기업으로 시작하여 2023년에 법인 설립 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유아 재활치료를 위한 AR게임 솔루션을 통해 2022년 정주영 청년창업대회 11기에서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올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주최했던 여성창업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등 다수의 창업대회에서 수상했다.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5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한 데에 이어 올해 4억 원 규모의 브릿지 투자를 유치해 총 9억 원 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잼잼테라퓨틱스 김정은 대표는 넥슨의 게임 기획자로 오랜 기간 근무하며 게임에 대한 이해도는 높았으나 장애아동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는 부족했다고 한다. 그러나 뇌출혈과 백질연화증을 가진 장애아동을 출산하면서 자연스레 장애아동 재활치료에 온 힘을 쏟게 된 ‘엄마 창업가’ 케이스이다.
“아이의 재활을 위해 재활치료라는 세계에 뛰어들게 되면서, 현실적으로 재활치료 비용이 너무 비싸고, 워킹맘들이 경력 단절을 감수하면서 아이의 재활치료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는 잼잼테라퓨틱스 김정은 대표는 “제가 워킹맘이기 때문에 이런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장애아동 재활 AR 게임을 개발해봐야겠다는 색다른 시점으로 접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장애아동들이 현실의 벽에 부딪히지 않고 노력을 통해 자신의 무한한 가능성을 펼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심어주는 것이 잼잼테라퓨틱스의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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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UI/UX 레퍼런스 플랫폼 ‘유아이볼’ 운영 ‘스튜디오볼디’
디자이너 출신인 민현경 대표가 지난 6월에 설립한 ‘스튜디오볼디’는 UI/UX 디자이너를 위한 AI 기반 교육 플랫폼 ‘유아이볼’을 운영하며 업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디자이너들은 300개 이상의 앱과 35,000개의 UI/UX 이미지를 보유한 유아이볼을 통해 다양한 이미지를 벤치마킹하고 모든 서비스들의 UI/UX 패턴 히스토리까지 관리할 수 있다. 이전에는 디자이너들이 UI/UX 디자인 레퍼런스를 찾기 위해 일일이 모든 앱을 설치했었으나, 유아이볼 덕분에 디자이너와 기획자들이 레퍼런스를 찾는 시간을 절약하고 업무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된 것이다.
‘스튜디오볼디’는 지난 6월에 창업하자마자 성북구청 ‘2024 제2회 SB 스타트업 네트워킹 페스티벌’의 ‘창업기업 IR 데모데이’에서 예비 창업부 부문 대상과 경기도 수원시의 ‘수원창업오디션’에서 수원도시재단 이사장 상을 수상했으며. 경기콘텐츠진흥원에서도 ‘2024 콘텐츠+ICT 예비창업자 지원 프로그램(PRE-MAP)’의 최우수상 기업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유아이볼은 현재 3만명의 사용자와 8,000명의 회원수를 보유 중이다.
스튜디오볼디 민현경 대표는 “창업가들 중 여성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어 때때로 이방인 같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며 “하지만 사업을 전개해보니 콘텐츠 기반의 사업에서 전략을 보다 섬세하게 수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다. 저희 팀은 100% 여성 직원으로 구성되어 있어 전략적인 부분에서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딥러닝, 잼잼테라퓨틱스, 스튜디오볼디를 포함하여 많은 여성 리더들이 창의성과 통찰력을 발휘하며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는 추세다. 앞으로 여성 창업가와 리더들이 더 활발하게 활동하고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정부 및 공공기관 차원에서 더욱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여성 창업가들이 자신의 확고한 철학이 담긴 비즈니스를 통해 더 유익한 세상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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