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인텔 칩스법 보조금 삭감…투자 지연 및 재정난이 원인

미국 정부가 인텔에 대한 칩스법(CHIPS and Science Act) 예비 지원금을 85억 달러에서 80억 달러 이하로 축소했다고 뉴욕타임즈가 보도했다. 인텔의 투자 지연과 재정적 어려움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조치로, 자국 반도체 제조를 강화하려는 미국 정부의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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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인텔은 칩스법의 최대 수혜자로 여겨졌다. 하지만 56년 역사상 최대 분기 손실을 기록한 이후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보조 축소는 인텔이 미 국방부에 반도체를 공급하기 위해 체결한 30억 달러 규모의 군사 계약과 시기적으로 맞물려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4년 3월, 바이든 행정부와 인텔은 85억 달러 규모의 자금 지원 패키지에 대한 예비 양해 각서(preliminary memorandum of terms, PMT)를 체결했다. 이 지원은 인텔이 애리조나, 오하이오, 오리건, 뉴멕시코에 새로운 반도체 시설을 건설하고 미국 내 제조 역량을 확대하기 위해 1,0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려는 계획의 일환이었다.

또한 PMT에는 미국 정부로부터 최대 110억 달러의 추가 대출이 포함돼 있었다. AI 중심의 반도체 시장에서 인텔이 핵심 플레이어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보조금 축소 결정은 기술적 리더십을 회복하려는 인텔의 노력과 자국 반도체 제조 부흥이라는 미국 정부의 비전을 동시에 달성하는 데 어려움이 있음을 보여준다. 축소된 지원 패키지의 구체적인 조건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다.

투자 지연 및 전략적 차질

보조금 축소는 인텔이 오하이오 반도체 제조 프로젝트의 완공 일정을 2025년에서 2030년대로 미루면서 결정됐다. 이런 상황은 TSMC와 같은 경쟁사의 기술적 발전에 뒤처진 상황과 맞물려 인텔이 약속을 이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에베레스트 그룹의 선임 애널리스트 라치타 라오는 “AI 확산으로 인해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인텔의 투자 지연은 특히 우려스럽다. AI가 산업을 변화시키는 가운데, 기존 IT 인프라는 새로운 요구사항을 점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칩스법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강화하기 위해 390억 달러 규모로 추진되는 이니셔티브다. 바이든 행정부는 칩스법을 통해 아시아 공급망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를 줄이려 하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은 애리조나를 방문한 자리에서 인텔이 반도체 산업을 변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보도에 따르면, 인텔이 직면한 여러 문제는 이 비전을 실현하는 데 상당한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칩스법 자금의 책임성을 보장해야 하는 미 상무부는 공장 건설, 반도체 생산, 자국 내 생산 제품에 대한 고객 확보와 같은 엄격한 성과 기준을 설정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텔은 이런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최종 지원 조건 협상이 복잡해졌다.

한편, TSMC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66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확보했으며, 미국 공장 건설에 650억 달러 이상의 자체 자금을 투자했다.

에베레스트 그룹의 라오는 “TSMC가 낮은 위험으로 높은 생산량을 추구하는 모델에 집중해 강력한 성과를 내고 있는 반면, 인텔은 더 위험한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현재 인텔이 효과적으로 경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보조금 축소는 어느 정도 정당해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물론 보조금 삭감은 현재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텔에는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인텔은 최근 전년 대비 85% 감소한 수익을 발표했으며, 1만 5,000명의 직원을 감축할 계획이다. 더불어 경기 침체로 인해 배당금 지급을 중단했다.

미국 반도체 제조의 향후 전망

바이든 행정부는 칩스법 보조금이 해외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전략적 이니셔티브로 간주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 프로그램의 성과로 공장 건설이 촉진됐으며, 곧 주요 반도체 제조사 5곳의 시설을 모두 유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베레스트 그룹의 라오는 “인텔은 경쟁력 있는 가격과 상당한 점유율로 시장을 지배하는 TSMC와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텔의 성공은 회사 자체뿐 아니라 미국 반도체 생태계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AI가 향후 고급 반도체 수요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텔의 제조 역량과 기술 혁신은 미국이 전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인텔에 대한 보조금 삭감은 연방 정부의 투자와 기업 책임 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보여준다. 인텔은 이번 사안과 관련한 Computerworld의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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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yana Swain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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